8시 반. 코코가 방에 들어가 잠을 청할 시간이다. 하품은 나오는 데 더 놀고 싶어 떼를 쓰는 코코. 아내가 강아지 인형과 애착 배게를 챙겨 코코와 같이 방에 들어간다. 내가 할 일은 자는 분위기 조성. 말만 거창하지 조명을 어둡게 하고 소파에 조용히 누워있으면 된다. 코코가 방에 들어간 것을 확인한 후 조용히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코코가 갑자기 소리쳤다.
"아빠! 물!"
"으.. 응? 아, 알겠어!"
방심하고 있다가 당황했지만 얼른 물을 가져다줬다. 평소엔 "물! 물!" 하고 소리치면 내가 알아듣고 물을 가져다줬었는데, 오늘은 나를 정확히 지칭하고 물을 가져오라고,
시.켰.다.
아기들의 발달정도를 볼 때 두 단어를 연결해서 말하는지를 체크한다. 몇 달 전 어린이집에 처음 갔던 날 코코는 또렷하게 "이게 뭐야?"라고 말해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그건 두 단어의 조합이 아니라 마치 한 단어처럼 사용하는 말이었다. 그 뒤로 한참이 지나서야 두 단어를 이용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코코를 재우고 나온 아내에게 물어보니 요즘 "엄마 앉아."와 같이 두 단어를 이어서 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많이 컸다. 매일 붙어있는데도 성장한 게 계속 느껴진다. 지난 주말에는 혼자서 바지를 입었다. 그전에는 그냥 다리만 집어넣는 수준이었는데 일어나서 엉덩이까지 바지를 올려 입었다. 아내와 나는 옆에서 물개박수를 쳤다. 행복하게 웃으며 말이다.
귀여운 작은 인간. 아내와 내가 가끔 코코를 부르는 말이다. 그 작은 인간이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자고 있는 코코에게 가서 볼을 쓰다듬고 싶다. 깨우면 일어날 후폭풍 때문에 꾹 참고 있어야 하지만.
어느새 겨울이다. 코코가 어린이집에 등원하는데 추울까 걱정이 된다. 날이 차가워지면 천천히 산책하며 가는 건 어려울 텐데. 둘째를 임신한 아내가 번쩍 들어 데리고 갈 수도 없고 말이다. 육아를 하다 보니 걱정이 참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