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교양을 읽고.
요즘 촛불집회가 화제다. 저번엔 100만 명이 넘은 데 이어 이번 집회에선 150만 명 이상이 모였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모인 건,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안의 사실관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아직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선 '이건 아니다.'라는 판단이 쉽게 내려진다.
그렇다면 다른 주제는 어떨까.
- 복지를 확대해야 하는지
- 기업의 이익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현재보다 규제가 완화되어야 하는지
이러한 주제는 개인마다, 단체마다 의견이 다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당신은 이러한 주제에 당신 고유의 의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읽은 <시민의 교양 - 채사장>은 복잡해 보이는 위와 같은 주제를 단순화하여 보여준다. "당신이 대통령이 된다면?"의 상황 설정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와 같은 주제를 거쳐 <미래>로 이어진다. <세금>에서는 증세와 감세 그리고 누구에게 세금을 걷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 <국가>에서는 기업의 자유를 보장하는 야경국가와 적극적 복지를 추구하는 정부의 차이를 다룬다. 이러한 비교는 <미래>까지 같은 방식으로 이어진다. 세상을 정확히 반으로 나누어 너는 진보, 너는 보수로 구분할 수는 없겠으나, 배우는 입장에선 이러한 명확한 구분이 지식을 습득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전제군주제의 왕, 입헌군주제의 귀족, 생산수단을 독점한 부르주아를 거쳐 현대 국가는 시민에게 주권이 있는 민주주의를 통치의 기본으로 삼았다. 그리고 이런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시민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감동적인 것은 이번 촛불집회에 수많은 사람이 모여 진정한 민주시민사회의 정착을 바라는 뜨거운 열망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 이러한 열망을 바람에도 끄떡없는 논리의 집으로 보호해야 한다.
수많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신문을 읽던지, TV 뉴스를 보던지. 하지만 이러한 매체는 정보와 의견을 전달할 뿐 판단 기준을 보여주진 않는다. 정보의 홍수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시민의 교양>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당신의 뜨거운 열망을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