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인 게 참 많다 _ 육아일기 (D + 216일)

by 리진
다운로드 (1).jpg


처음인 게 참 많다. 그래서 낯설 수밖에 없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나에겐 새로운 것은 어렵다. 그동안 새로운 것을 최대한 피해서 살았는데 육아를 시작하니 온통 처음 하는 것 들 투성이다.


최근에도 그랬다. 운전할 때 잘 있던 아이가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쪽쪽이만 물려줘도 울음을 그쳤는데 대책이 없다. 부모와 애착이 생겨서 그런 건지 보이는 곳에 엄마 아빠가 없으면 계속 운다. 결국 차에서 내릴 때까지 울었다. 어떡해야 하나 머리가 아프다. 며칠 동안 차 태우는 것을 피했다. 하지만 오늘은 차를 타고 처갓집에 가야 했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쪽쪽이에 장난감까지 잔뜩 준비해서 운전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역시나 운다. 쪽쪽이를 물려도 장난감으로 놀아줘도 그치지 않는다. 울음소리로 귀가 먹먹할 정도이다. 아내가 분유를 타서 주려한다. "밥 먹인 지 얼마 안 된 거 아냐?" 내가 얘기했지만 그럼 다른 방법이 있냐며 아내는 아이에게 젖병을 물렸다. 아이는 울음을 그치고 분유를 먹었다. 배가 부른 지 다 먹자마자 기절하듯 잠들었다. 그렇게 무사히 처갓집에 도착했다.


그다음부턴 되도록 아이의 수유시간에 맞춰서 출발한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보통 비슷한 개월 수의 아기가 차에 타면 많이 운다는 글을 읽었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져서 울지 않게 된다고 해서 마음은 조금 편해졌다.


아이가 운다고 차에 태우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면 당장은 편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일에 미리 겁먹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아이가 처음 낯가렸을 때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더 자주 만나려 했다. 결국 낯선 사람이 처음부터 아이에게 너무 반갑게 인사하지 말고 시큰둥하게 있으면 아이가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부모가 지레 겁먹었다면 아이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데도 많은 사람을 접하지 못해 결국 낯을 가리는 아이가 되었을 것이다.


처음인 게 참 많다. 그래서 낯설 수밖에 없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나에겐 새로운 것은 어렵다. 그래도 이겨내야 한다.

이전 24화뭐가 그렇게 웃긴 걸까 _ 육아일기 (D + 2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