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아내에게 전화를 한다. 스피커 폰으로 통화하고 있는 데 코코가 "아빠!"라고 소리치는 소리가 들린다. 아내도 신기해한다. 하루종일 별 얘기 없다가 내 목소리가 들리니까 아빠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요즘 할 수 있는 말은 엄마, 아빠, 맘마 정도이다.
사실 아빠라고 말한 지는 좀 됐다. 하지만 전에는 맥락이 없었다. 날 보고 아빠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소리치는 감탄사 정도의 느낌이었달까.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확실히 날 지칭해서 아빠라고 한다. 이제 200일이 갓 넘었는데.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아빠라는 말에 무게감이 느껴진다. 내가 아빠라는 역할을 잘할 수 있을까. 최근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라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아버지와의 애착관계가 잘못 형성되어 연인 및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가 나왔다. 오은영 박사가 진단한 바로는 혼란형 애착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하던데. 아버지 잘못이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본 바로는 코코는 다행히 애착형성에 문제가 없어 보였다. 앞으로도 계속 사랑으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듬뿍 주어도 모자라는 시기니까.
사실 가끔 화가 끓어오를 때도 있다. 이유식을 거부하고 식기를 집어던진다던가 밤에 재우려고 하는데 계속 운다던가. 힘들지만 그냥 참는다. 하긴 참는 것 외엔 다른 방법도 없다. 오은영박사는 3살이 되기 전까진 아이는 혼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는 것 외엔 의사소통할 방법이 없으니 배가 고프던, 졸리던 울 수밖에 없고, 처음 보고 겪는 것이니 호기심에 만지고 깨물 수밖에 없다.
아이가 어떻게 자랐으면 좋을까 생각해 본 적이 몇 번 있다. 지금까지는 그냥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큰 걱정 큰 고민 없이, 너무 힘든 일도 없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