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P가 돈 생각을 버려야 하는 이유

재능이 없다

by 치의약사 PENBLADE

INFP들은 모든 것에서 감정을 느낀다. 관리되지 않아 방치된 낡은 건물을 보며 쓸쓸함을 느끼고, 아늑하고 예쁘게 인테리어가 된 사무실에서 의욕이 샘솟는 걸 느낀다. 건물은 그냥 수리가 필요한 상황일 뿐이고, 사무실은 그냥 일하는 곳일 뿐이다. 현실에서는 감정이 개입되면 일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INFP인 지수씨는 오늘 주식을 샀다. 어제 보너스를 받아 새 옷을 사 입고 오늘 출근했는데 다들 칭찬 일색이었다. 기분이 좋아져 왠지 모든 일이 잘 풀릴 것만 같다. 그래서 어제 산 옷 브랜드의 지주 기업 A사의 주식을 매수해 버렸다. 마침 A 기업 기사를 보니 '중국에 진출' '미래 트렌드를 알아보고 대처하는 CEO' 등 좋은 소리 일색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어느 날 지수씨는 무척 기분이 안좋아졌다. 상사에게 된통 혼쭐 났기 때문이다. 불쾌한 감정을 추스리기 위해 점심시간에 혼자 직장에서 먼 식당으로 갔다. 화끈한 매운 낙지볶음을 시켰다. 매운걸 먹다보니 왠지 화가 더 나는 것 같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니 전에 매입한 A사의 주식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수씨는 화가 나서 큰 손해를 감수하고 A 주식을 팔아버렸다. '인생 되는 일도 없는 내가 무슨 주식이야.'


돈은 감정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감정은 많은 경우 오히려 비용에 속한다. 철저히 감정을 배제하고 현실을 냉정하게 보고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엔 무척 많다. 냉정한 사고형 사람들에게 돈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 차근차근 불릴 수 있는 자원으로 보인다. 일정 금액 이상의 종자돈을 모은다는 목표를 향해 지출을 줄이고 팍팍한 생활을 감내할 준비도 되어 있다. 아무리 힘든 일이 발생해도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며 최소의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감정형인 사람에게 돈이란 즐거움과 불안, 공포와 두려움, 희열과 쾌감을 주는 감정 유발원이다. 냉정한 투자와 소비가 쉽지 않다. 종자돈을 모은다는 목표를 세우고 한동안 꾸준히 달려가는 와중에 어느날 갑자기 기분이 꿀꿀해지면 직장도 관두고 돈 쓰러 여행도 떠나야 한다. 사랑에 빠지기라도 하면 돈은 수챗구멍에 물 새듯이 새나가기도 한다. 돈은 돈이고 우정은 우정이고 사랑은 사랑이라는 구분이 어렵다.


사업체가 살기 위해 때로는 가장 아끼던 직원들을 과감히 해고해야 한다. 해고하기로 마음 먹었으면 그 때부터 문제의 초점은 얼마나 사업체의 명성에 손실 없이 조용히 해고할 것인가로 넘어가야 한다. 냉정한 사업가는 이 과제를 원활히 수행해낸다. 하지만 감정형 사업가는 생각한다. '사람을 가장 소중히 여겨야 사업이 번창하는 것이지. 사업도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가!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업가들도 모두 사람을 중시했다네' 현실은 다음과 같다. 사람을 중시한 수많은 사업체들이 인적 쇄신을 하지 못해 망했고, 망한 사업체들의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는다. 당연히 사람을 중시하는 사업체는 그 문화를 통해 특유의 성과를 낼 수 있지만, 그 어떤 가치도 무조건적으로 참인 가치는 사업의 영역에 존재할 수 없다. 즉 모든 것엔 균형이 필요하며, 균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감정에서 초연해질 필요가 있다.


그런고로 INFP는 애초에 돈과 안맞는다. 돈을 목표로 삼았다간 이같은 돈의 냉정한 속성을 따라잡지 못해 강박에 빠지고 만다. 초등학생 정도의 수학 실력을 가진 사람이 대학 수준의 수학 문제에 매달리다보면 골치만 아파진다. 풀 수 없는 문제에 매달리다보면 그래도 약간의 길은 찾아지긴 한다. 조금만 더 하면 풀릴 것 같은데, 조금만 더 하면...그렇게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집착만 심해지고 곧 풀어야만 살 수 있다는 강박적 사고에 휩싸인다.


어떤 투자처가 있다고 해보자. 모든 투자는 리스크를 수반한다. 사고형인 사람들은 리스크를 빠르게 계산 후 자신이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를 계산한다. 사고형인 사람에게 '감당' 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수치상의 감당이란 의미다. 손해를 보면 그 이후에 또다시 착착 벌어 갚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감정형인 사람은 이 '리스크' 가 계산이 잘 안된다. 물론 수치상으로는 계산이 된다. 하지만 손해를 본 후의 '감정적 좌절감'이 계산이 안된다. 이러한 감정적 좌절은 일상생활 그 자체를 망가뜨릴 수도 있어서 그 이후에 어떤 식으로 '감당'을 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다. '감당' 이란 단어엔 현재로선 전혀 계산이 안되는 '감정적 좌절' 이 들어가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감정형은 투자도 젬병이다. 부동산과 주식이 오르면 언제 떨어질지 몰라서 투자를 못한다. 헌데 부동산과 주식이 떨어지면 언제까지 떨어질지 몰라서 투자를 더 못한다. 사고형은 아주 단순하다. 자산 가격은 늘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언제 사든 손해가 날 수도 있고 이득이 날 수도 있다. 손해가 나면 메우면 그만이고 이득이 나면 좋은 거고.


INFP가 돈에 욕심을 갖는 순간, 사람들은 알아본다. '감정형'이 '돈 욕심'을 부린다는 것을. 감정형이 부리는 돈 욕심은 그대로 노출된다. 직감적으로 사람들은 감정형과 돈 욕심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돈 욕심을 부리는 감정형은 사고형의 사람들보다 훨씬 더 탐욕적으로 보인다. 어울리지 않는 것, 이룰 수 없는 것을 탐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돈이 모이지 않는다. 돈은 사람을 타고 흐르는 법이니까.


INFP가 돈 욕심을 갖는 것은 결국, 걸음걸이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마라토너를 꿈꾸는 상황과 같은 거다. 경제와 금융, 재테크 지식이 쌓이면 좀 낫지 않느냐고? 그러니까 그건, 경제학 교수가 되면 부자가 된다는 말과 같은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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