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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맘대로 Jul 01. 2023

여자와 남자 뇌의 차이 (2)

사춘기 남자와 여자의 뇌


사춘기 남자아이들은 모이기만 하면 누가 누구와 싸워 이겼다느니, 게임 속 캐릭터 중 누가 더 세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경쟁적으로 쏟아낸다. 대화의 목적이 친해지기 위해선지 싸우기 위해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다들 날이 서 있다. 집에서는 부모 말을 안듣고, 학교 수업은 듣는둥 마는둥. 방과후 또래들과 모이면 가끔씩 누군가 제안하는 일탈의 제안에 다들 솔깃해한다. 


이 모든 것은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이다. 사춘기를 지나며 남자의 뇌는 테스토스테론에 매일 목욕을 하고, 여성의 뇌는 에스트로겐에 푹 담긴다. 둘의 뇌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뇌로 성장하게 된다. 


어느 한 연구에서 남자들에게 여성의 누드 사진을 보여 주었더니 뇌에서 대상화, 즉 상대를 사물처럼 보도록 만드는 영역이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이는 테스토스테론의 기능 중 하나다. 이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사춘기 남자 아이는 사람을 공감할 상대가 아닌 어떤 목표 대상으로 보도록 만든다. 테스토스테론은 또한 거의 모든 것을 시큰둥하게 느끼도록 만들면서도 여자와 위계서열, 싸움과 같은 것들에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도록 만든다. 


반면 에스트로겐에 절여진 여성은 더욱더 타인과의 협력적인 관계에 집중하며 상대의 기분과 감정에 공감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려는 욕구가 강해진다. 그래서 또래 친구들과의 대화는 일상의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된다. 동시에 외모에 집착하면서 남자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데..




남자와 여자의 섹스에 대한 차이


여자의 섹스는 데이트 하기 전 당일 아침부터 시작되지만 남자의 섹스는 3분 전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아이를 낳는 주체인 여자는 남자보다 상대에 대한 오랜 기간의 탐색 시간이 필요하다. 여자의 기분 변화는 상대 남자가 얼마나 여자에게 편안함과 신뢰를 주는가에 달려 있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남자에 대한 정보는 여자에게 성적 상대로서의 확신을 심어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여자는 섹스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남자는 그 모든 판단을 3분 내에 마친다. 


실은 남자의 뇌는 여자의 매력을 알아보는데 0.2초도 안걸린다는 연구가 있다. 눈으로 어떤 여자를 본 후 머리 속으로 '오 예쁜데' 라는 생각을 떠올리기 전, 의식보다 더 빠른 속도로 뇌가 '오 예쁜데' 라고 느낀다는 의미다. 그래서 남자는 매력적인 여자를 보면 의식하기도 전에 눈이 자동으로 그 여자를 따라가 버린다. 많은 여자들이 오해할만 하지만 애초에 남자는 의도하에 그 여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냥 눈이 따라간 것 뿐. 




테스토스테론의 부기능들


사춘기 시절의 남자들은 보통 여자들보다 한 시간 정도 잠을 늦게 자는 경향이 있는데 이 역시 테스토스테론의 기능이라고 한다. 또한 이 호르몬은 백색소음을 차단해서 주변 말들에 무신경하게 만드는데.. 그래서 사춘기 시절의 남자 아이들은 말이 별로 없고 주변에서 하는 말들에 무신경한 경향을 보인다. 


한편 말 많은 남자들 혹은 주변에 유독 신경쓰는 남자들을 아줌마 같다고 말하는 것은 성적 편견에서 나온 말이 아닌 셈이다. 실제로 평균적인 남자들보다 남성 호르몬 분비가 덜되는 사람일 수 있으니까. 


여자는 20세 이전에 인성이 결정되지만 남자는 25세가 되어서야 완성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테스토스테론에 의해 충동 성향을 억제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만 생각해보면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도 늘 씩씩 거리고 화나 있던 친구가 대학을 졸업한 후부터 얌전해졌던 것이 기억나는데 그건 어쩌면 단순히 사회에 나가서만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성적 행동의 차이


성적 행동에 있어 여자는 에스트로겐과 옥시토신 수용기, 남자는 테스토스테론과 바소프레신 수용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용기는 호르몬 신호 받는 기능을 하는 시스템을 뜻하는데, 이를테면 각 수용기가 많으면 동일한 농도의 호르몬에 대해 더 많은 자극과 반응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여자는 에스트로겐, 남자는 테스토스테론 수용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바람 확률이 증가한다고 하지만 반드시 비례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바람끼는 생물학적인 이유 외에 꽤 많은 사회 문화적 환경도 작용하니까. 바람끼를 줄이는 수용기로는 여자의 경우 옥시토신, 남자는 바소프레신 수용기가 거론된다고 한다. 동물 실험 연구가 있는데, 수컷 프레리 들쥐는 일부일처 행동을 하고 그 사촌격인 몬테인 들쥐는 1분마다 짝을 바꿀 정도로 바람둥이라고 한다. 헌데 유전자를 살펴봤더니 수컷 프레리 들쥐의 바소프레신 수용기를 만드는 유전자의 길이가 훨씬 길었다고... 심지어 유전적 변화를 줘서 몬테인 들쥐의 바소프레신 수용기 유전자를 길게 했더니 이 녀석도 일부일처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프레리 들쥐의 경우 그 유전자를 짧게 했더니 바람둥이가 되었다고..


그러면 여자는 옥시토신 수용기 유전자 길이, 남자는 바소프레신 수용기 유전자 길이를 조사해서 향후의 바람끼를 측정해볼 수 있을까? 물론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단순한 방법으로는 확인이 어렵지 않을까 한다.


사람마다 남성호르몬 / 여성호르몬 분비 비율과 수용기 분포는 서로 다르다. 유전적 이유도 있을 것이고, 자라면서 섭취하는 영양과도 관련 있을 테고, 건강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남성 호르몬 분비는 전체적으로 우리 몸이 심혈관 기능을 많이 사용하도록 만드는데, 따라서 심혈관 기능이 다소 떨어지는 사람은 남자든 여자든 남성 호르몬 비율이 낮을 수 있다.


여자들 중에서도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높은 여자들은 다소 공격적이고, 상대를 대상화하는 경향이 크며 성적으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충동적인 성향도 크다. 남자들 중 에스트로겐 분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남자들은 말이 많고 공감 성향이 강하며 싸움을 회피하고 평화와 안정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시대는 과거 테스토스테론 과다분비자(?)가 주로 만든 세계를 점차 테스토스테론-에스트로겐 혼합 분비자들이 깨부수며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과정에 있다. 뭐든 한 쪽으로 치우친 쪽보다는 두루 균형을 갖춘 쪽이 더 다양성을 많이 갖추고 더 유능하다는 근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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