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öhn

동해안 대형 산불의 원인

by Reynard



동해안에는 3~5월 봄 즈음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이 불청객은 대지의 습기란 습기는 모두 빨아들이는 강력한 물먹는하마, 아니.. 물먹는매머드이다. 이렇게 매머드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땅이 가진 것은 고작 바삭바삭한 목마름과 조그만 불씨하나에도 바로 열받아버리는 예민함 뿐이다.

이러한 마른장작 그 자체의 대기조건으로 인해 2019년, 2022년 동해안 일대에는 큰 산불이 일어났고 수 많은 피해를 가져왔다.

봄철 건조한 사실은 누구나 피부의 각질로 몸소 느껴왔기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해안의 건조함은 그 이상이다. 왜 그럴까?


Föhn


푄이란 순우리말로 높새바람을 말한다. 푄의 정의는 누구나 인터넷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검색한 순간 독자들은 실증을 직감할 것이기에 그것만은 피하도록하자.

푄현상은 산맥때문에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건 물론 아니고, 전 세계 어디에서든 큰 산맥을 이루고 있는 지형이라면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강원도를 강원영서지방과 강원영동지방으로 나누는 기준은 태백산맥이다. 이 때 바람의 방향은 어느 쪽을 기준으로 하든지 별로 상관없는데,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동해안 산불의 원인을 살펴보자는 의미이니 서풍(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바람)을 머릿속에 그려보도록 하자.

서풍이든 동풍이든 어쨌든 바람이 태백산맥을 만나게되면 화가나나보다. 하긴, 자기 앞길 가로막는데 공기라고 과연 기분이 좋을까?

이제 시작이다.

공기덩어리들은 억지로 산행을 감행한다. 안그래도 앞길 가로 막혀 열받는데, 산을 올라가라니 환장할 노릇이다.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부어오르는데도 뒤에서 미니까 계속 억지로 올가는거다. 결국 공기덩어리들은 얼굴이 터질 때까지 올라가는데 산 중턱 즈음 더 이상 주체할 수 없는 억울함에 울분을 터트리고만다.

울분을 터트리는 것. 그게 바로 비다. 우리 눈에는 비로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울면서 태백산맥 정상에 올라왔다. 그래도 고생 끝에 낙이온다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장관이다. 주섬주섬 정신차리고 내려갈 채비를 하는데 가만보니 아까와는 달리 앞길이 뻥뻥 뚫려있고, 창창하다.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겠다, 이제 신나게 산비탈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올라온 시간에 비해 내려가는데 걸린 시간은 절반 밖에 걸리지 않은 탓일까? 아무리 내리막길이라 한들 엄청난 체력소모에 공기덩어리들은 불덩이가 되었다. 오래달리기 할때 우리들의 모습을 생각해보자. 땀으로 뒤범벅되어있고, 더위를 열심히 먹고 있는 그 상태 말이다. 날숨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는 내 주변마저 데워버린다.

산 정상에 오를 때 영혼까지 갈아 흘렸던 눈물 덕에 남아있는 일말의 수분조차 없다.

이렇게 습기하나 없는 더위먹은 공기들은 뜨거운 날숨을 내뱉으며 마침내 도착한 땅에서 갈증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땅에 남아있는 더위사냥은 이미 동난지 오래다.

설상가상으로 산맥정상으로부터 이렇게 하산 중인 공기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고, 그들이 지상에서 무한 웨이팅을 즐기고 있는 그 상태.

그것이 바로 3~5월 동해안의 모습인 것이다.




2023년, 올해에도 푄은 동해안에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100%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발화로 인한 화재는 어쩔 수 없겠지만, 이 글을 읽었다면 적어도 인재는 되지않도록 이 시기에 동해안을 방문 할 때 만큼은 우리 모두 각별히 조심하도록 하자.

동해안은 지금 STANDBY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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