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프롤로그)
우리 공기덩어리들은 늘, 우리 곁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것이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날씨요소인 비를 오게 하느냐 마느냐의 시발점인데,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기어코 비가 오고 나서야 주의를 갖기 시작한다.
이번 기회에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공기들의 전쟁에 대해 한 번 알아보자.
복잡할 수 있지만 최대한 간결하고 스무스하게 풀어보는 걸로..
고기압과 저기압에 대해 많이 들어는 봤지만, 정확히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고기압은 기압이 높은 거.. 저기압은 기압이 낮은 거.. 또는 화난 사람(?)
1010hPa은 고기압일까? 저기압일까?
정답은 세모이다.
기압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간단하지만 정말 중요한 부분이니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한반도 상공에 1010hPa 공기덩어리가 있을 때, 일본 상공에는 1004hPa 공기덩어리가 있다면 한반도 상공에 있는 공기덩어리가 고기압덩이인 것이고,
일본 상공에 1010.1hPa 공기덩어리가 있다면 한반도는 저기압 영향권인 것이다.
이렇듯 단지 0.1 차이임에도 타이틀이 바뀌어버리는 기압은 참으로 의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자주적이지 못하고, 의존적이기만 한 공기덩어리들이 왜 비를 오게 하느냐 마느냐 하는 중대사를 논할 정도란 말인 것일까.
우리 인간이 가장 평온한 순간은 언제일지 한 번 생각해 본다면, 아마 잠잘 때이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숙면을 취할 때 정신적으로 또는 신체적으로도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흐름이 정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순간을 가장 평온하게 느끼는 것이고, 이러한 이유가 우리를 틈만 나면 쉬고 싶도록 만드는 것 아닐까.
대기도 마찬가지이다.
대기도 언제나 흐름을 평온하게, 가장 정적이게, 누구보다 숙면을 취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1010hPa의 고기압 공기덩어리들은 옆동네 1004hPa 저기압 공기덩어리들에게 3hPa만큼의 공기덩어리들을 나눠주고 싶다.
그렇게 했을 때 나도, 너도 같은 1007hPa이 되어 편안해지는 거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고기압 공기덩어리들 중 일부가 저기압 공기덩어리 무리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바로 그 흐름, 그것이 바람이다.
이렇게 단순한 물리적 원리가 대기흐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힘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