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압
저기압에서는 날씨가 좋기 힘들다.
저기압을 마주했을 때, 운이 좋다면 구름이 끼거나 흐린 정도로 그치겠지만, 신경 건드리는 날엔 폭우는 물론 천둥번개를 아낌없이 우리에게 선사해 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저기압권역에서는 최소 구름인 것일까.
먼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3D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기에 지난번 챕터원에서 언급했던 고기압 쪽 공기가 저기압 쪽으로 흐르는 물리적 원리를 결합해보려 한다.
그러면 단순 고기압과 저기압이라고 말하기보다 '지상'고기압과 '지상'저기압이라고 해야겠다.
서로의 다른 무게를 맞추기 위해 지상고기압에 있던 공기들이 지상저기압 쪽으로 흐른다.(이게 바람!)
이때, 잠시 우리는 고개를 위로 올려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3차원 공간에서 살고 있으니까.
지상저기압이 외부의 지상고기압으로부터 공기를 공급받고 있는 사실을 알리 없는 지상저기압 쪽의 상층부는 공기가 과다하게 축적되는 줄로만 알고 위쪽으로 공기를 빼앗아간다.
이제 위로 치켜들었던 고개를 내리고, 시야를 확장해 보면 어떤 흐름이 보일 것이다.
하층에 있던 공기가 상층으로 올라가면 어떤 변화가 생긴다.
우주인들이 우주선을 타고 밖으로 나갈 때 우주복을 입는 이유 중 하나가 인체를 외부압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우주로 나갈수록 우리 몸을 누르는 압력이 작아진다. 따라서 우주복을 입지 않는다면 우리 몸은 점점 팽창하게 될 것이다. 그러다 터져버릴지는 아닐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공기덩어리들도 똑같은 원리를 적용받는다. 하지만 공기덩어리에 우주복을 입힐 수는 없는 노릇이니 직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결국 공기는 상승할수록 팽창하는 것이다.
공기가 팽창하면 놀라운 일이 생기는데, 팽창만 했을 뿐인데 공기의 온도가 내려가게 된다.
우리가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호~'하고 입김을 불어 식히는 포인트와 일치한다.
'호~'를 하기 위해서는 입모양을 작게 만들어야 하는데 작게 만든 입술로부터 바깥으로 나오는 공기가 팽창하면서 공기의 온도가 내려가 찬 바람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렇게 공기의 온도가 내려가면
공기 안에 존재하는 수증기들은 물방울로 바뀌게 된다.
어려울 수 있으니까 이 부분은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
여름철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길거리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담긴 컵을 올려놓아보자. 몇 초 되지 않아 바로 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걸 볼 수 있다. 그러다 컵 홀더를 적셔버리고, 우리의 손은 곧 찝찝해진다.
더운 공기들로만 차있던 공간 속에서 갑자기 컵 주변의 공기 온도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인해서 내려가 버린다. 가장 온도차가 극심한 지점인 컵 표면에서 더운 공기 속의 수증기들이 차가워져 물방울로 변한 것이다.
이 현상이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가는 공기들 속에서도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물방울들이 모이고 모여 결국 구름을 형성하게 되고,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모이게 되면 구름 내부에서도 물방울들이 같은 지점에 과다하게 축적되면서 땅으로 떨어져 비가 되는 것이다. 만약, 비를 땅으로 떨어지지 못하게 만드는 어떤 이유가 존재하여 중력을 거슬러 구름 속에서 계속해서 맴돌면서 덩치를 부풀린 채로 떨어지면 우박이다.
전혀 어렵지 않다.
눈은 그냥 대기 기온이 0도 내외로 치닫으면서 액체인 비가 얼어서 고체의 형태로 떨어지는 것이다.
저기압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흥미로운 몇 가지만 사진으로 살펴보자.
위의 세 가지 사진은 모두 열대저기압이다. 그런데 이름이 다 다르다. 영문으로 표기된 구체적인 이름 말고, 그 앞에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 이런 거 말이다.
같은 열대저기압이어도 다른 뭔가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 그냥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달리 불려질 뿐.
다음은 국지성저기압.
토네이도 또한 저기압의 일종이다. 규모가 온대저기압이나 열대저기압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에 국지적이다.
토네이도가 땅에서 일으키는 작은 회오리바람들이 씨앗이 되어 점차 발달해 솟아 올라가는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아니다. 당신이 본건 아마도 어린 시절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나뭇잎들이 약간의 모래와 함께 빙글빙글 회오리치는 모습일 것이다. 아쉽게도 그건 난류이다. 쉽게 말하면 그냥 바람이다.
토네이도는 구름으로부터 내려와 지면에 닿는 것이다.
태풍과 토네이도에 대해서는 따로 페이지를 열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렇게 보니 저기압이 마냥 좋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모든 게 그렇듯 장점과 단점은 공존하기 마련이다.
저기압의 발생은 어쩌면 지구라는 생명체의 신진대사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몸속에 혈액이 순환하는 것처럼 지구에게 있어 물의 순환은 꼭 필요하다. 반드시 비가 내려서 우리 눈에 보여야만 물의 순환이 아니다. 공기 속에 존재하는 수증기들이 상승하고 하강하는 것 자체가 물의 순환이다.
우리에게 있어 비가 온다는 건 귀찮을 수도, 화가 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우리에게 숨 쉴 곳을 제공해 주는 지구에게는 꼭 있어야 할 포인트이니까 너무 원망만 하기보다 서로서로 조금만 배려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