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세 마리 중 한 마리를 꺼내 도마 위에 올렸다. 두 사람이 먹기엔 충분한 크기였다. 아직 얼음기가 조금 남아 있어 차가웠다. 손바닥에 닿는 살이 단단했다.
칼을 들었다가 잠깐 멈췄다. 손을 한 번 씻고 물기를 털었다. 평생을 해온 살림이건만 오늘은 괜히 숨이 조금 가빴다.
칼날이 동태 배를 가르며 들어갔다. 살이 갈라지고 붉은 기가 물에 번졌다. 수도꼭지를 약하게 틀었다. 소리가 크지 않게. 물소리가 부엌을 채웠다.
방문이 아주 조금 열렸다.
엄마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대신 도마를 한 번 세게 내리쳤다. 칼이 뼈에 닿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방 안까지 닿을 만큼 분명했다.
정우는 방 안에서 그 소리를 듣고 있었다. 나가야 하나 망설이다가 그대로 서 있었다. 손잡이에 손을 얹었다가 다시 놓았다.
'손질된 거 사오지 그랬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 말을 하면 엄마의 손을 봐야 할 것 같았다. 차가운 물에 오래 잠겨 있었을 그 손을.
엄마는 내장을 정리하고 흐르는 물에 씻어냈다. 손목이 묵직했다. 잠깐 손을 멈췄다가 다시 움직였다. 나머지 두 마리는 다시 냉장고로 들어갔다.
냄비에 물을 붓고 동태를 넣었다. 불을 켜자 파란 불꽃이 올라왔다. 불꽃은 잠깐 크게 일렁이다가 이내 잦아들었다.
무를 썰어 넣고, 두부를 넣고, 고춧가루를 풀었다. 붉은 빛이 서서히 번졌다.
김이 올라왔다.
방문은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