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태탕이 식탁 가운데 놓였다. 김이 천천히 올라왔다. 붉은 국물 위로 동태 토막이 잠겨 있었다.
"먹어."
정우는 국물을 먼저 떴다. 매운 기운이 치밀었다가 무의 단맛이 뒤따랐다. 비린내는 없었다. 뜨거운 것이 목을 타고 내려가자 명치 어딘가가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어때."
"괜찮네."
엄마의 어깨가 조금 내려왔다.
살이 많은 토막을 조심스럽게 정우 쪽으로 밀어두었다.
"이거 살 많아."
정우는 아무렇지 않게 집어 들었다. 엄마가 왜 그 토막을 자기 쪽으로 밀었는지, 모르는 척했다. 그 손을 보는 것이 불편했다.
동태탕은 천천히 줄어들었다.
"더 줄까."
"됐어."
정우가 숟가락을 내려놓는 순간, 엄마가 황급히 국자를 내려놓으며 입을 막았다. 기침이 목 안에서 올라오다 멈춘 듯했다. 좁은 어깨가 잠깐 올라갔다 내려왔다.
정우는 빈 그릇에서 눈을 들지 않았다.
식탁 위에는 따뜻한 김의 흔적만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