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는 방으로 들어왔다. 방문을 완전히 닫지 않은 채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았다.
입 안에 매운 기운이 아직 남아 있었다. 물로 헹궜는데도 깊은 곳에 붙어 있는 느낌이었다.
동태탕이 떠올랐다.
"괜찮네."
그 말이 국물보다 먼저 식은 것 같았다.
부엌에서는 엄마가 남은 탕을 작은 그릇에 덜어 담고 있었다. 그릇 위에 랩을 씌우고 가장자리를 꾹꾹 눌렀다.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닫았다.
"아침에 또 먹지."
혼잣말이었다. 들으라고 한 말이기도 했다.
엄마는 싱크대에 잠깐 기댔다. 숨을 한 번 들이마셨다. 끝까지 들어가지 않았다. 기침이 올라오다 멈췄다.
부엌 불을 껐다.
방 안에서 정우는 불을 끄지 못한 채 앉아 있었다.
문득, 이 맛이 오래 남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우는 고개를 저었다.
내일도 먹을 수 있다. 모레도 먹을 수 있다.
그런데 방 안에는 이미 '내일'이 아니라 '언젠가'가 먼저 들어와 있었다.
다시 고개를 저으며 털어냈다.
매운 기운은 조금씩 옅어졌는데, 맛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방문은 오늘도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