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빠지는 직장 생활
나는 회사로 가기 위해 매일 아침 9호선 급행열차를 탄다.
열차 문이 열리면 이미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거 못 타면 지각이다'
입술을 앙 다물고 주먹을 꽉 쥐고
문 앞, 발 디딜 틈을 물색하고 겨우겨우 한 발을 넣어본다.
그 순간, 내 뒤에 서있는 사람이 무지막지한 힘으로 나를 민다.
덕분에 열차 안쪽으로 쏙! 하고 들어왔지만
주변 사람들이 나를 째려보는 시선은 피할 수 없다.
'내가 민 거 아니에요! 뒤에서 민 거예요!'
나의 억울한 눈빛을 전하기도 전에 또 한 번 악! 소리 나게 민다.
그렇게 나는 손으로 쥐어짠 빨래처럼 꽈배기가 되어
40분 동안 지하철을 탄다.
일주일에 다섯 번, 한 달이면 약 20번을 반복한다.
출근길만 이러면 괜찮지, 퇴근길도 마찬가지다.
출근은 '지각하면 안 된다!'라는 일념으로 사람들이 밀어 타는 느낌이면
퇴근은 '집에 가야 한다!!!!'라는 좀 더 굳센 일념으로 사람들이 밀어 탄다.
미는 사람도, 밀리는 사람도 모두가 지옥이다.
9호선 급행열차 안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침묵을 유지한 채 서있다.
나는 큰 소리로 물어보고 싶다.
'저만 힘들어요?! 저만 죽을 것 같아요?! 다들 뭐라고 말이라도 해 보세요!!'
내 주변 사람들은 뭐만 하면 불평을 늘어놓고
뭐만 하면 컴플레인이다 뭐다 하던데
이렇게 불편한 9호선 급행열차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아무 불평 없이 평화롭게(?) 가고 있다니
대한민국 사람들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만약 누군가 9호선 급행열차에서
'저만 힘들어요?!'라고 외친다면
'저도 힘들어요! 하지만 힘내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9호선 급행열차를 타는 직장인들이여
당신만 힘든 거 아니다.
나도 힘들다.
나도 밀고 싶지 않다.
나도 지각하고 싶지 않다.
그러니 다 같이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