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빠지는 직장생활
우리 회사는 9시 출근을 칼같이 지켜야 한다.
세 번 지각하면 그 페널티가 무려 연. 봉. 삭. 감.이다.
그래서 회사를 10년 넘게 다닌 사람들도
단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단다. (이 정도면 출근 봇?)
우리 회사는 출근 방식도 지문 태그라서
1분이라도 늦게 태그 했다간 얄짤없이 지각이다.
드라마처럼 후다닥 사무실에 뛰어 들어와서
부장님의 눈치를 보며 사무실 바닥을 기어서
아무렇지 않은 척~ 앉아 있을 수도 없고
화장실에 다녀온 척~ 연기를 할 수도 없다.
손가락을 잘라서 누군가에게 건네주지 않는 한...
무조건 9시까지 회사를 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8시 55분이 되면 진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식당을 소개하는 방송의 내레이션처럼....
'8시 55분 땡! 하자마자 가게 앞은 사람들로 문전성시!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들 모이신 거유?'
문전성시 맛집을 연상케 하는 긴 줄이 늘어선다.
처음에는 서로 인사도 하고 나름 여유로운 표정들이지만
8시 55분, 56분, 57분... 9시에 가까워질수록
표정은 점점 굳고 하나둘씩 발을 동동 구르기 시작한다.
8시 59분이 될 때까지 지문 태그를 못하고 있는데
앞사람의 지문이 자꾸 인식 오류가 난다면?!
이것은 할리우드의 스펙터클 영화와 반전 영화를 저리 가라~~를 외치는
손에 땀을 쥐고 심장이 벌벌 떨리고 식은땀이 줄줄 나는 상황이다.
이제 곧 9시! 시간은 다 되어가고 손에서 땀이 나고
손에서 땀이 나니까 지문은 더 안 찍어지고!
그야말로 미치고 팔짝 뛰는 이중주의 협업이다.
그렇게 겨우 띠링~ 지문이 인식되는 경쾌한 소리가 들리고
그 뒤에 서있는 사람들은 거의 밀다시피 지문을 찍어대고
한바탕 난리가 난다.
드디어 9시! 이제부터는 상사고 뭐고 없다.
일단 지문 먼저 찍어야 산다!!
지문을 못 찍으면 오늘의 상사가 내일의 아저씨, 아줌마가 되는 것이다.
다들 목숨 걸고 지문을 태그 한다.
9시 1분, 마침내 문전성시 맛집이 문을 닫았다.
그렇게 심장이 쫄깃쫄깃하게 출근한 사람들,
한 번 겪었으면 다음번엔 안 그럴 법도 하지만
이 집이 얼마나 맛집이길래?
어제 왔던 사람들 또 왔다.
심지어 지문 오류 난 사람도 또 왔다.
그래서 나는 물어봤다.
회사에 10년 넘게 다니면서 지각 한 번 안 한 출근 봇 선배에게
답은 간단했다.
그랬던 것이었다!!!!
새나라의 착한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단다~ ^^
어릴 적 엄마에게 들었던 말은 진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