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잔소리와 못된 잔소리

제법 잘 맞는 부부

by 오렌지양


* 참 안 맞는 부부를 졸업(?!) 하고 나서 이제 제법 잘 맞는 부부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우리 부부는 지난 주말에도 언성을 높이며 싸웠고 지지난 주말에도 서로 토라져서 말 한마디도 안 했다.

제법 잘 맞는 부부의 길은 멀고도 험하지만 그래도 서로 잘 맞춰 나가며 '제법 잘 맞는 부부'가 되리라 결심해본다.



착한 잔소리와 못된 잔소리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가수 '비'의 유명한 노래가 있다.

비는 태양을 피해서 달리지만 우리 남편은 나의 잔소리를 피해서 달린다.


많은 아내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남편은 왜, 대체 왜! 꼭 뭐라고 해야 움직이는지

말하기 전에는 왜 아무것도 안 하는 건지


많은 남편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아내는 왜! 대체 왜! 지금 막 하려고 하는데 하라고 잔소리를 하는지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할 건데 왜 잔소리를 하는지


아내든 남편이든 누구든 듣기 싫어하는 잔. 소. 리.!


하지만 내가직접 경험한 바로는 잔소리에도 착한 잔소리, 못된 잔소리가 있고

이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부부 관계가 화목해 질 수 있다.

그렇다면 잔소리를! 어떻게 하면 듣기 좋게 할 수 있을까?

(잔소리를 하긴 해야하는 나의 성질머리...)


# 못된 잔소리


예를 들면 침대에 옷이 너저분하게 널려있다.

분명 아침에 이불을 팡팡 펴서 깨끗하게 만들어놓고 갔는데

대체 이 널브러진 옷은 누구의 옷이란 말인가?

범인은 딱 한 명! 우리 집에 살고 있는 다른 사람, 바로 나의 배우자다.


이때! 곧바로 배우자에게 달려가 잔소리를 다다다다! 쏟아부을 텐가?

감정이 앞서있는 상태에서는 못된 잔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아내 : (말하면서 점점 화를 낸다) 남편! 침대 위에 옷 좀 치워! 저기가 옷장이야? 옷걸이야?

옷을 입고 나면 좀 걸어놔!


이렇게 잔소리를 했는데 배우자가 순순히 움직여서 치운다?

그렇다면 축하드립니다. 당신의 배우자는 천사입니다.


하지만 우리 남편을 예로 들어보면 대부분 이런 반응이다.


남편 : (귀찮은 듯 귀를 후비적거리며) 이따가 치울 거야~너도 맨날 올려놓고 왜 나한테만 그래?

어차피 내일 입을 옷이야 내버려두어~


그러면 나같이 성질이 더러운(!) 아내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


아내: (분노를 끌어올리며) 지금 치우라고 지금!!!


그러면 남편은 괜한 오기가 생겨서 반항한다.


남편 : (괜히 목소리를 높이며) 나중에 치운다고 나중에!!

아내 : (화났다) 지금 치우라고 했다

남편 : (덩달아 화났다) 나중에 치운다고 했잖아, 잔소리 그만해!!


그리고 남편은 작은방으로 들어가 컴퓨터 게임을 켜고 헤드폰을 쓴다.

아, 나는 오늘도 남편에게 잔소리 퍼붓는 아내가 되어버렸다.


# 착한 잔소리

못된 잔소리는 잔소리를 하는 나조차도 기분이 나쁜 잔소리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이런 방법을 써봤다.

일명 착한 잔소리다.


아내 : (침대 위에 널브러진 옷을 발견한 뒤) 남편~ 침대에 옷이 있는데 이거 나중에 치울 거지?

내가 말 안해도 분명 치울 테지만, 오늘 밤 자기 전에 치워줬으면 좋겠는데


남편 : 알았어~ 이따가 치울게


아내 : 응~ 지금 당장 하라는 건 아니고~ 나중에 자기 전에만 꼭 치워줘!


남편 : 알았어~


분명 같은 잔소리인데 이 잔소리가 그나마 듣기 편하지 않은가?

그리고 제법 효과도 있다! 남편은 진짜 자기 전에 옷을 대충이라도 치운다(!)




'못된 잔소리'는

강요와 강압이 느껴지는 말투, 이 일을 당장!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면


'착한 잔소리'는

믿음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말투 (이것이 포인트다! 당신이 이 일을 해결할 것임을 믿는 신뢰를 말투에서 꼭 보여줘야한다), 이 일을 당장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까지 해달라며 기한을 정해주는 것이다.


나 스스로 못된 잔소리와 착한 잔소리를 발견하고 나서부터는

잔소리를 하기 전에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착한 잔소리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아니 무슨, 잔소리 하나 하는데 이렇게 까지 해야 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테지만,

서로가 공존하는 화목한 부부 생활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의 노력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성질이 머리 끝까지 나면 못된 잔소리, 착한 잔소리 이런 거 없이 악마의 잔소리가 나오지만,

잔소리를 포함해 모든 못된 말은 해놓고 항상 후회하지 않는가.


옛날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했다.

모두들 착한 잔소리를 실천하여 화목한 부부, 화목한 연인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