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황금보다 귀한 유산을 상속받았다

산대장 아빠의 유산

by 오렌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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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며칠 전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이라는 프로그램에 개그맨 이승윤 씨가 나와서 이런 말을 했다.


"제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게 있다면 열심히 성실히 일하는 것이다. '나는 자연인이다'도 15년 넘게 꾸준히 하고 있는데, 제게 그런 유산을 주셔서 그런 것이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유산이 성실함이라며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일한 아버지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장면이었다. 나는 산대장 아빠의 유산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 사람으로서, '과연 나에게 주어진 아빠의 가장 큰 유산은 뭘까?'를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아빠의 말, 행동, 얼굴 하나하나 기억을 떠올려보다가 마침에 답에 닿을 수 있었다.


아빠가 나에게 물려준 유산은 '긍정의 미소'이었다.


아빠의 미소에는 여러 가지 힘이 있었다. 인자한 미소 속에는 어떤 사람이든 포용할 수 있는 포용력이 있었고 힘든 상황에서도 억지로 웃어 보이는 미소 속에는 이 상황을 어떻게든 헤쳐가겠다는 의지력이 있었고 행복과 기쁨이 흘러넘치는 미소 속에는 '다 잘 될 거야'라는 무한 긍정 파워가 있었다. 나는 그 미소를 보고 자랐고 그 미소를 따라 했고 어느새 그 미소를 내 것으로 만들었다.


02.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진짜로 24시간 동안 웃고 일주일 내내 웃어도 복이 오는가? 그렇지 않다. 웃으면 복이 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복(福)으로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오는 것이다. 출근하기 전, 지하철 차창에 비친 내 얼굴이 참 죽상이다. 출근하면 해야 하는 일이 산더미고 상사는 일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일을 던져주고 닦달하기만 하고 마치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내 트집을 잡기 위해서 벼르고 있는 것만 같다. 회사에 내 편은 하나도 없다. 그 생각이 들면 이 지하철이 마치 지옥으로 가는 급행열차 같기도 하다.


난 그럴 때 억지로 씩 웃는다. 입 꼬리를 끌어당겨 힘껏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좋은 것들로 머릿속을 채운다. 출근할 때 마시는 고소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점심시간 동료들과 떠는 수다, 업무 보고를 했을 때 '수고했어'라는 작은 말 한마디, 일을 다 끝나고 퇴근하는 멋진 나 자신의 모습까지. 좋은 것들로만 머릿속을 채우니 이제는 억지 미소가 아닌 진짜 미소가 된다.


부모님이 물려주는 유산은 성실함과 긍정의 미소와 같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다. 드라마나 영화처럼 '유산'이라는 어마무시한 형태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 늘 해왔던, 부모님이 늘 가지고 있던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돌아가시고 나서야 깨달을 뿐, 어쩌면 부모님이 살아계신 이 순간에도 우리도 모르게 부모님의 유산을 상속받고 그것을 내 삶에 적용시켜 나가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단언컨데, 나는 이것이 세상의 어떤 물질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 역시 나만의 소중한 유산을 갈고 닦아서 누군가에게 꼭 물려주고 싶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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