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이 학교에서 제일 많이 하는 것은 나에 대한 발표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인지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서 이야기한다.
그런데 원래부터 잘 나서서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부끄럼이 많아서 잘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래서 나는 7세 중반부부터 아이들과 발표하는 시간을 조금씩 가졌다.
처음에는 인사와 이름만 말하고 들어오기, 익숙해지면 오늘 뭐했는지까지 이야기해보기, 또 익숙해지면 소감까지, 조금씩 늘려나가면서 아이들이 발표에 점점 익숙해지도록 했다.
맡았던 아이들 중 7세 남자 친구 두 명은 아예 은박지와 나무 조각으로 마이크를 만들어 교실에 꽂아두고 수업 끝나기 전 10분을 이용해 영상을 매주 찍었다.
한 친구는 별 부끄럼 없이 잘했는데, 다른 친구는 심장이 떨린다며 힘들다고 했다. 나는 영상은 나만 보겠다고 약속을 해 아이를 안심시키고 손을 잡아주고는 발표를 하도록 했다.
아이는 떨리지만 용기를 내어 시도했고, 점점 익숙하게 발표를 했다.
그렇게 반년 정도를 수업 끝 부분에 발표를 했는데, 어느 날은 이 친구가 발표를 준비해왔다고 내게 얘기를 했다. 나는 이때 좀 많이 놀랐다. 아이는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발표를 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나름 능숙하게 발표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