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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by 류짱

끼가 넘치는 4학년 친구가 있었다. 그림도 잘 그리는 편이었고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을 잘하는 친구였다. 언젠가 이 친구의 아버지께서 이 친구에게 공모전 한번 나가보라고 권유하셨다는 얘길 듣고 나는 "혹시 공모전 내볼래?"라고 얘기했고 친구는 일러스트/캐릭터 공모전을 내고 싶다고 얘기했다.


나는 공모전 사이트를 뒤져서 우리 농산물 공모전을 찾아냈고, 아이와 함께 야채들을 캐릭터로 만들어 공모했다. 이 친구는 포토샵까지 사용하여 그림을 그렸고, 자기소개 페이지까지 본인이 편집했다.


친구는 어찌나 기대가 컸는지, 1등 하면 내게 얼마를 떼주겠다고 했다. 사실 성인들도 참여하는 공모전이라 입상 가능성은 적었지만, 내가 먼저 초를 칠순 없었다.


발표까지는 꽤 시간이 있었는데, 어느 날 친구의 아버지께서 타로카드를 배워오셔서는 친구에게 공모전 입상이 가능한지 타로점을 봐주셨다고 한다. 근데 타로점에는 입상한다고 나왔다며 기대가 높아졌다. 나는 부담이 많아졌고..


결국 결과는 입상 못했다. 아쉽지만 친구는 쿨하게 넘어갔다. 내가 아이들 수업을 하면서 처음 내봤던 공모전이었다. 아이에게도 큰 경험, 내게도 큰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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