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3일, 쉼과 책임 사이에서
6월 3일 수요일. 급작스런 대통령선거일이 잡혔다. 그 순간, 마음 한쪽에서 슬며시 튀어나온 생각이 있었다.
‘어디 놀러 갈까?’
긴 연휴도 아닌데, 딱 하루의 쉼표. 그 하루를 알차게, 나만의 방식으로 보내고 싶었다.
도시 근교로 잠깐 드라이브를 다녀올까.
카페 테라스에서 책 한 권 펼쳐볼까.
아니면 그냥,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조용히 침대에 있을까.
선택지는 많았고,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불현듯 떠오른 현실 하나.
"잠깐, 나… 투표는?"
그날 하루를 내가 어떻게 쓰든, 그 이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걸 다시 떠올렸다.
<<투표>>
그래서 사전투표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엔 막연했다.
‘어디서 하지?’ ‘주민센터 가야 하나?’ ‘시간은?’
막상 알아보니 의외로 간단했다.
나는 아이들을 등교시킨 후 바로 근처 투표소를 찾았다. 사람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을 피했더니 줄도 없었고, 기표하고 나오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5분. 그 짧은 시간에 내 마음 한켠도 좀 개운해졌다.
6월 3일을 나를 위한 하루로 만들고 싶다면, 그 하루를 지키는 준비는 조금 앞서 해야 하지 않을까.
혹시 나처럼
“대선날 뭐하지”라는 가벼운 고민 속에서 마음 한편의 책임감도 느껴졌다면, 이 글을 읽고 사전투표를 해보는 건 어떨까.
여행을 가도, 아무것도 안 해도, 그 하루가 나를 위한 하루였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도록.
투표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 둘은 충분히 함께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