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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마루 Mar 19. 2017

창이공항에서 유심 구입하기

여자혼자 싱가포르 여행기

혼자 떠나는 싱가포르 여행에는 로밍이나 포켓 와이파이보다 유심칩을 구입하는 편이 저렴하기도 하고 편리하다.


여러 블로그와 카페에서 알아보기로는 공항에 있는 치어스(Cheers: 싱가포르 편의점)에서 구입하면 직원이 알아서 끼워주고 도와준다고 하기에 무작정 편의점만 찾아 돌아다녔다.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기 전에 싱가포르 입국심사서를 작성했다. 처음 보는 양식인데다가 데이터도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 내가 묵게 될 숙소 주소와 연락처를 알아볼 수가 없어 무척 당황했었다. 그런데 마침 옆에 한국 아저씨들이 "이거 숙소 이름만 적어도 된데"라고 하는 말을 엿듣고 숙소 이름만 적어서 냈는데 다행히 통과됐다.


이미그레이션 앞에서 대기하는데 부스마다 직원들의 인종이 제각각이었다.

아직 그 정도까지의 눈썰미는 없어서 각자 어느 나라 사람인지 분명하게 구분할 수는 없었지만, 아마 인도계와 말레이시아계 중국계였던 것 같다.


이때 보았던 첫인상이 그대로 싱가포르 여행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니까 저 멀리 뉴욕에서나 들어봤던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에 멜팅팟melting pot이라는 익숙한 단어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도시. 지하철에서만 해도 내 맞은편에 총 4가지의 서로 다른 인종이 앉아있는 것을 보기까지 했으니, 싱가포르는 정말 그렇고 그런 나라였다.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자마자 게이트로 나오니 여러 블로그에서 익히 보았던 토스트 집도 있었고, 파리바게뜨도 보였다. 편의점을 찾아 헤매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곳은 도착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제2터미널이었다.


오른쪽: 제2터미널에 있는 치어스


도착하여 나온 제2터미널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맥도날드 간판 옆으로 작은 Cheers 편의점이 보인다. 그런데 유심은 여기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제3터미널에 있는 더 큰 Cheers까지 가서 구입을 해야 한다.(적어도 2016년 11월 여행 당시는 그랬다.)


이 사실까지는 몰랐던지라 저 작은 치어스 편의점에서 제대로 알아듣기도 힘든 영어로 소통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싱가포르 통신사는 싱텔Singtel과 스타허브Starhub가 대표적인데 유심은 싱텔이 빠르고 좋다고 들어 싱텔 있냐고 물으니,

"여기에 싱텔 없어,"

그렇다면 스타허브는 있니,

"스타허브도 없어."


기계적으로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손가락으로 다른 곳을 가리키는데 한 세 번은 되물은 후에야 그것이 다른 터미널의 치어스에 있다는 말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제3터미널까지 다시 이동하면,



이렇게 훨씬 큰 치어스 편의점이 보인다.

여기서 유심칩을 구입하면 된다.

나 외에도 다른 여행자들이 카운터 앞에서 유심에 대해서 묻고 있었는데 다행히 잘 찾아왔구나 싶어 안도감이 밀려들었다.



싱텔 달라고 하니 얼마나 머무느냐고 묻기에 5일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직원이 척. 하고 유심칩 하나를 건네주었다.


15 싱가포르 달러에 계산하고 유심을 갈아 끼운 후 다른 블로그에서 알아왔던 것처럼 문자로 데이터 신청을 하려고 하는데 계속 마지막 단계에서 Sorry, this request is unsuccessful due to insufficient balance in your Prepaid MAIN Account. Please retry after top-up.이라는 문자가 왔다. 뭔가 이상해서 나는 왜 안되는 거냐고 직원에게 물어보니 본인이 준 유심 안에 이미 500분 통화와 30분 국제 전화, 100건 문자, 4GB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의 신청 같은 거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


어째 유심을 찾아 끼우는 과정에서부터 부드럽게 흘러가는 일이 좀처럼 없었다.

이미 여기서 온 우주의 에너지를 다 써버린 듯한데 시간을 보니 그래도 아침 7시 20분.

하루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싱텔 4GB 데이터 5일 패스 / 15 싱가포르 달러. 싱가포르에 머무는 동안에는 (물론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답답하지는 않을 정도의 만족스러운 속도로 인터넷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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