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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마루 Jan 10. 2017

뉴욕 영화 여행: 대한항공 탑승기

뉴욕 JFK 공항에서 에어트레인으로 브루클린 가기

대한항공 뉴욕행 탑승기

아침 10시 비행기였다.


넉넉히 2시간의 여유를 잡고 도착했는데도 미어터질듯한 인파에 기겁하여 셀프체크인으로 티켓팅을 했다.

잘 나가다가 목적지(뉴욕)의 우편번호와 도로명까지 쓰라고 요구하는 부분에서 구글링으로 진땀 좀 빼고 겨우 티켓으로 발권.


곧바로 1층 출국장으로 내려가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했다.

유심도 미리 구입 못 한데다가 로밍은 꿈도 못 꿀 일이라, 어차피 비쌀 거 안 써본 포켓 와이파이나 써보자 했다.

무슨 정신인지 여기 사진은 못 남겼는데 어쨌든 와이파이도시락으로 대여했고 미국은 1일에 8,800원이다. 인터넷으로 알아본 것보다 현장이 더 비쌌다. 게으른 내탓이다.


* 참고로 이번에 새로 알게 된 사실. 출국 심사 후의 면세구역에서는 은행 인출기가 없단다.


면세구역 던킨도너츠의 베이글과 아메리카노로 아침 식사.


10번 탑승구 앞에서 아침으로 베이글만 쩝쩝이는데 어떤 미국인 꼬마 아이가 신이 난 채로 내 앞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곧이어 아버지가 어쩔 줄 몰라 하며 아이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닌다. 집에 돌아갈 생각에 흥이 오른 게로구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 옆 옆 좌석에 앉은 이 아이는 비행 14시간 내내 1시간 간격으로 비명을 지르는 굉장한 에너지와 집념을 보여줬다. 아이 때문에 잠을 내내 설치고 짜증 난 또 다른 미국인은 급기야 착륙 직전에 저 아이 못됐다고 부모 들리도록 짜증을 부릴 정도였으니.



장시간 비행이라 그런지 못 보던 물이 좌석마다 마련되어 있었다. 비행기는 처음 보는 2층 구조의 비행기였다.



비행 중 먹은 기내식들. 첫 번째는 비빔밥을 골랐는데 고추장에 먹는 밥이 아닌 간장 비빔밥이었다. 이것도 나름 입맛에 맞아 그릇을 부실 기세로 싹싹 긁어먹었다. 두 번째는 새우 파스타로 선택. 기내식과 기내식 사이에는 승무원들이 삼각김밥과 빵, 새우깡을 들고 간식을 먹겠느냐고 돌아다닌다. 나는 어차피 잠자기도 그른 듯하여 갈매기마냥 새우깡 두 봉을 뜯어 먹었다.



JFK 공항에서 에어트레인 타기


약 14시간에 가까운 비행 끝에 드디어 존 F. 케네디(JKF) 공항 도착.

뉴욕 시간으로는 오전 9시 30분 정도였는데, 한국에서 출발할 때도 아침.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아침이니 뭔가 또 내 앞에 긴 하루가 놓였구나, 싶으면서 시작부터 눈이 충혈되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미국에 왔다는 설렘은 감출 수가 없었다.

이미그레이션으로 가는 중에 록펠러 센터 전망대인 탑 오브 더 락 광고를 정면으로 마주했는데 왠지 저거다 싶어서 일정에 우선 적어두었다.



이미그레이션에서 대기하며 인상적이었던 건, 진심으로 환영의 인사를 전하는 오바마의 스피치 영상이었다.

화면 정면을 응시하며 미국에 방문한 당신과 당신 가족을 환영하며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아메리카를 당신도 보게 될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순간 미국인 친구가 나의 뉴욕 여행 소식을 듣고는 보내준 메시지가 떠올랐다. 아직 오바마가 대통령일 때 오게 돼서 다행이라고 했던 농담 섞인 진담.


입국 심사 질문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길었다.
몇 년 전 받았던 학생 비자를 대놓고 펼쳐놓고는 여기서 공부했었냐, 그 학교에서 몇 학기나 머물렀었냐, 어떤 학생 신분으로 갔었냐(교환학생인지 국제학생인지 물었던 것인 듯), 왜 왔었냐(잉?), 이번엔 왜 왔냐, 얼마나 머물 예정이냐, 혼자 다니냐, 직업이 뭐냐 등등. 질문하면서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짓고 있던 것을 감안하면 내가 수상해 보였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의외로 질문이 길어져 귀가 빨개지는 상황까지 갔었다.



오른쪽 사진: JFK 공항에 있던 유심 자판기


JFK 공항에서 맨해튼이나 브루클린처럼 시내로 나가는 방법에는 에어트레인(5달러)을 이용하여 자메이카 스테이션까지 간 후, 여기서부터 지하철을 타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다. 물론 에어포터라는 공항버스 서비스가 있지만 맨해튼의 펜실베이니아 스테이션을 목적지로 할 경우 편도는 18달러에 왕복은 34달러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게다가 버스지만 팁도 (꼭 의무는 아니어도) 주는 것이 미국에서의 인지상정.




나는 에어트레인으로 결정하고 출국장에서 나오자마자 표지판에 적힌 AirTrain 화살표만을 따라갔다.


그런데 그 화살표의 끝에는 닫힌 문과 함께 Out Of Service(고장)이라는 줄이 쳐져 있었다. 공항 직원에게 에어트레인 어디서 타느냐고 물어보니까 "지금은 공항에서 에어트레인 운영 안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나의 동공이 흔들리는 걸 봤는지 "1층 출국장으로 다시 나가서 그 앞에서 셔틀버스를 타." 라고 더 자세히 알려줬다.




출국장에서 나가서 짧은 길 한 번 건너면 왼쪽 도로 가운데로 셔틀 정류장이 보인다.

대단히 덩치가 큰 흑인 직원이 기다랗게 늘어선 사람들을 정리하면서 목적지에 따라 버스를 태우고 있었다. 나는 일단 맨해튼에 갈 것이라고 했더니 지금 들어오는 GROUP 1 버스를 타고 반드시 Federal Circle에서 내리라고 했다. 거기서 에어트레인으로 환승하여 자메이카 스테이션까지 가면 된다고. 못내 불안했는지 Federal Circle만 몇 번을 강조했는지 모른다.



에어트레인으로 환승할 수 있는 Federal Circle을 포함하여 터미널 1, 2, 4까지 도는 그룹 1 셔틀버스. 탑승은 무료다.


셔틀버스를 타고 한 10분쯤 간 후 Federal Circle Station에서 하차했다. 
우르르 내린 대다수의 여행자와 함께 에어트레인을 타러 건물 안으로 이동했다.

건물 안에는 자메이카 역까지 갈 수 있는 에어트레인이 2층에 있다고 표시가 되어 있었는데 이번엔 층 전체가 완전히 막혀 있는 상태였다. 여기서 잠시 헤매는 여행자들을 본 지나가던 직원이 3층(모든 터미널 거쳐가는 에어트레인)으로 가라고 손가락으로 다시 가리킨다. 그렇게 또다시 3층으로 쫄래쫄래 이동. 


 

페더럴 서클 역 Federal Circle Station


에어트레인. 탈 때는 우선 티켓없이 탑승한다. 요금은 하차할 때 발권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지하철로 환승하러 나갈 때는 그 티켓을 쓰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귀국하려고 다시 JFK 공항으로 돌아가야 할 때. 그때 에어트레인을 이용하면서 개찰구에 미리 발권해놓은 티켓을 사용하면 되는 (약간은 기이한) 방식이다.


기차에 탑승 후에도 직원 언니가 내부로 들어와 "다들 자메이카 스테이션 가는 거 맞지?" 라고 재차 확인을 한다. 혹시라도 잘못 탄 승객이 있을까 봐 그런 듯.



에어트레인 티켓 5달러

왼쪽: 에어트레인 티켓 / 오른쪽: METRO NEWS 점포


자메이카 스테이션에 도착하여 개찰구 있는 곳에 마련된 기계로 에어트레인 티켓을 발권했다.
그리고 그 옆에 METRO NEWS라는 작은 점포가 있는데, 여기서 언리미티드 라이드(Unlimited Ride) 티켓을 31달러에 구매했다. 고마워, 하고 나가려는데 직원이 팁 통을 톡톡 건드리더니 고마우면 팁. 이라고 대놓고 요구하기에 1달러 주고 왔다. 흠. 미국에 오긴 왔구나 싶다.

언리미티드 라이드는 여행자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지하철 티켓인데 이것으로 7일 동안 뉴욕의 지하철과 버스를 무료로 제한 없이 이용할 수가 있다. 난 머무는 동안 지하철에서 헤맸던 횟수까지 더하여 30번은 넘게 이용한 것 같으니 이미 31 달러 이상의 값어치로 언리미티드 라이드를 사용했다. 괜히 뿌듯하군.


뉴욕 지하철은 단일 요금제로 운영되고 있어서 목적지가 어디이든, 구간이 몇 정거장이든 가격은 2.75 달러로 동일하다. 그러니까 한 정거장만 가도 2.75 달러이고, 저 멀리 코니아일랜드까지 내려간다고 해도 2.75 달러인 것.



드디어 에어트레인에서 지하철로 환승하러 이동한다.

그저 위에 표시된 Subway 화살표만 따라가면 되니 여기선 어려울 것이 없었다.



눅눅하고 축축한 뉴욕의 지하철에 도착.

지하철역 이름은 Sutphin Blvd Archer Av JFK Airport 였다.



무사히 지하철로 환승하여 이제 첫 번째 숙소가 위치한 브루클린의 Marcy Av 역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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