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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령 Jul 09. 2020

2학년 글의 특징과 지도 방법②


⑥ 아직은 어휘가 부족하기도

치과

최선호

어제 치과에 갔다. 간호사 누나가 하얀 것을 이빨 안에 꽂았다. 거기 한 번만 만지면 안 된다고 했다. 냄새는 지독했다. 그리고 이빨 안에 있는 병균들을 어떤 무기로 죽였다. 찌~~~찍 소리가 났다. 끝난 뒤 아주 아프지 않았다. 치과에 가니 기분이 좋았다.


이 글은 치과를 다녀온 일을 쓰고 있습니다. 치과에서 벌레 먹은 이를 치료하고 온 일을 말하고 있는데 그때 사용된 의료 기구를 '무기'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어휘가 부족해서 자기가 아는 단어를 차용해서 쓰는 경우도 있지요. 어린아이들의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⑦ 다른 내용의 같은 제목


학교에서 있었던 일

김선미 (백산 2)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이 칭찬을 해 주셨다. 즐거운 시간에 꽃만들기를 했는데 내 꽃이 잘 만들었다고 선생님이 들고 애들한테 보여 주셨다. 선생님이 선미처럼 만들면 된다고 그러셨다. 나는 좋아서 입이 막 벌어졌다. 애들한테는 입 벌어지는 거를 안 보여 줄라고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

김선미(백산 2)

오늘 백창선이랑 주희재가 싸웠다. 백창선이 주희재 보고 바보 똥개라고 놀렸다고 애들이 그랬다 주희재는 내가 왜 바보 똥개야 하고 말했는데 백창선은 그냥 그랬다. 그러자 주희재가 백창선을 퍽하고 때렸다. 선생님이 아셔 가지고 주희재는 혼이 났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

김선미(백산 2)

오늘 황정언이 공부시간에 오줌이 마려워서 화장실에 갔다 와도 되냐고 선생님한테 물어봤다. 그랬더니 선생님은 정언이가 뭘 먹어서 그렇게 화장실에 잘 가? 그랬다. 황정언은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요.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빨리 갔다 오라고 그러셨다. 우리는 공부를 했다.


다 다른 내용의 글인데 이 아이는 모두 제목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붙여 놓았습니다. 아직 제목 붙이는 데에 익숙하지 못한 저학년 어린이들의 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럴 땐 넌지시 제목을 바꾸어도 좋겠다는 말을 해주면 좋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스스로 찾지 못할 경우에는 지도하는 사람이 몇 가지의 예제를 한 번쯤 보여주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 밖에 대체로 식구나 동무 선생님에 관련된 글감이 많다는 것도 특징으로 꼽아 볼 수 있습니다. 자기의 체험 세계 안에서 글을 쓰는 경우 아주 당연한 일이겠지요.


3. 지도할 것들

①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있었던 일과 언제나 있는 일을 구별하도록 한다.

② “ ”와 ' '의 쓰임을 알게 한다.

③ 모든 낱말은 띄어 쓴다. 말하는 것처럼(말의 단위로) 띄운다 는 것을 알게 한다.

④ 놀이한 것, 공부한 것도 아주 좋은 글감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⑤ 알맞은 갈래: 서사문, 일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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