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곳을 찾습니다(2)-1
이날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온 불빛을 따라 온 곳이 아름다운 마이크로비치를 숨겨놓은 피에스타 호텔이었다.
이 호텔은 정말 고급진 휴양지의 모습이었다. 쉽게 말하면 없는 게 없는 복합몰 같은 대형 호텔이다. 이런 대형 호텔에서는 묵어본 적이 없어서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당구대와 대형 체스판도 있고 렌트카 업체도 로비의 한 곳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으며 기념품샵 뿐만 아니라 여행을 예약할 수 있는 부스도 따로 있었다.
마침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에 마나가하섬에 가는 여행을 계획하는데 피에스타 호텔의 부킹부스를 이용하면 편하다는 포스팅을 보고 신나는 마음에 부킹부스로 달려갔지만 쉬운 건 없다고 마감을 이미 한 상태였다.
이곳의 직원들은 모두 하와이안 셔츠 차림의 열대야 느낌이 물씬 풍기는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마치 에버랜드에 온 것처럼 새롭고 흥미로운 느낌은 유니폼이 주는 편안함이 더욱 이곳에 머물고 싶게 하는, 선뜻 하루를 더 예약하게 하는 비결이 아닐까.
로비를 지나면 왼편에 자리한 리셉션은 3-4명 정도의 직원이 체크인하는 손님들을 맞이하는 것처럼 보였다. 리셉션만 봐도 처리하는 투숙객의 수가 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좀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2명씩 교대로 근무를 하는 듯했다. 이런 호텔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야 너가 해, 아니 니가 해’ 이러면서 서로 5분 정도를 미루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가가 물었다. 답은 역시나 ‘NO’였다.
그렇게 마이크로비치와 피에스타 호텔이 가져다주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맛만 보고 돌아왔다. 그것만 해도 사실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아름다운 저녁이었다.
첫날 숙소에서 숙면을 취하고 짐을 정리하며 체크아웃을 할 준비를 했다. 마나가하섬에 갈 방법이 생겨 빨리 이동하기로 한 것이었다.
아침 일찍이 체크아웃을 한탓에 다음 숙소에 체크인까지 짐을 맡겨줄 곳이 필요했는데, 흔쾌히 이곳에서 맡겨주셨다. 체크아웃을 하고 보증금을 받으니 꽁돈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사람이 참 단순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오후가 늦은 때, 마나가하섬에서 즐겼던 이야기들을 나누며 맡긴 짐을 받고 중국의 집촌을 꼭 빼닮은 호텔로 향했다. 리셉션 직원분이 어제와 같은 자리에 계셔서 받았던 서류를 주머니에서 꺼내며 반가운 마음에 ‘Good to see you’를 건넸다.
직원분은 한 번 씨익 웃으시더니 우리 룸키와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적힌 카드를 주셨다. 계단이 오래된 중세 탑의 형태처럼 타원을 그리며 층을 구획했다. 그렇게 원을 따라 올라가 방 문고리에 열쇠를 걸어 열고 들어갔다. 침대의 크기에 놀라고 방 크기에 한 번 더 놀랐다.
피에스타 호텔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전혀 부럽지 않은 방 크기에 성인 남성 3명도 잘 수 있을 것 같은 킹사이즈 침대 2개가 있었다. 나름 허허벌판인 곳과 가라판 중심도 보이는 듯한 창과 테라스(?)도 있었다.
아늑하진 않지만 와이파이를 홀에서 잡아야 하는 것만 제외하면 좋은 숙소였다. 마나가하섬에서 젖은 옷들을 테라스 같은 베란다에 올려두고 다시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하러 나섰다(이날 젖은 옷에서 물비린내와 함께 땀 냄새가 섞여 최악의 냄새를 풍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