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지 않은 이의 첫 여행(2)-1
보통 해외의 몇몇 나라들로 출국할 때, 다시 한국으로 입국할 때 입국심사서류를 작성한다(이는 세관신고서를 포함한다.). 체류기간, 숙소 등을 물으며, 기내에서 착륙하기 1시간 전에 배부하고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데, 펜을 안 챙기기도 했고, 세부 주소를 잘 모르기도 해서 내려서 나머지를 채우기로 했다.
이때 세관신고서를 작성하지 않고 공항을 나서려다 쓰고 갈 수 있도록 요원들에게 지시를 받고 짐 검사도 다른 곳에서 다시 받았다. 공항이 큰 공항이 아니었음에도 공항 게이트를 나서는데 거의 3시간이 걸렸다. 다행히 그 요원은 다시 만나지 않았다.
공항 밖에서 만난 사이판의 모습은 비가 온 후 햇살이 고개를 내미는 때 푸른 풀밭이 무성한 그런 곳이었다. 밖에는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택시기사들이 흥정하고 손님을 기다리는 여행사 직원들이 즐비했다. 시끄럽다기보다는 조용히 서로 눈치를 보며 살며시 다가오는 사람들이 정겹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역시나 하루 묵을 숙소에 닿을 방법을 알아오지 않았다.
그저 택시기사들이 눈치껏 다가와서 ‘Taxi?’를 물어봐 주기를 기다리며 주위를 둘러보던 중 마침 체격이 왜소한 중년의 아저씨가 다가와 ‘Taxi?’와 함께 눈빛으로 권유하였다. 체격과 다르게 눈은 힘이 있고 목소리는 경쾌했다. 곧바로 짐을 들고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 그의 택시는 주인처럼 낡고 오래됐지만 경쾌한 모습으로 어서 타라고 손짓했다. 프라이드 크기의 택시에 4명이 붙어서 음악을 들으며 비포장도로를 달려 도시로 나왔다.
사이판은 마이크로 비치와 마나가하섬을 근처로 가라판과 섬 최북단에 있는 관광명소들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가라판에서 3박 4일을 머물렀다. 사실 관광명소에 대해서 알아간 바가 없어서 중년의 택시기사가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라고 필요하면 연락 달라는 전화번호를 받고 나서야 알았다.
숙소는 가라판 내의 어느 작은 호텔이었다. 깔끔하고 친절한 리셉션 직원의 서비스에 첫 시작부터 좋은 느낌이 들었다. 이 숙소는 온라인으로 결제를 한 후, 현장에서 보증금을 내는 시스템이었다. 보증금은 체크아웃하는 날 기물파손이나 방에 문제가 없을 때 다시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이때 보증금이 35달러 한화로 약 4만 원 정도였던 것 같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나는 분명 50달러를 냈는데 리셉션에서 5달러를 거슬러줬다. 아무리 생각해도 50-35는 15였다. 하지만 리셉션은 어림없다는 듯이 계속 웃으면서 5달러 만을 내밀며 아무 이상 없을 시 돌려주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아니... 10달러를 덜 주셨다니까.. 내 뒤에도 서핑을 하고 오신 분들이 기다리고 계시길래 똑똑히 50-35는 15가 아니냐라며 10달러를 받으려 했으나 물거품이었다.
것 참.... 나는 하는 수 없이 저벅저벅 방으로 일행들이 있는 방으로 들어와 흥이 깨지고 나서 택시비와 모자란 보증금을 계산하고 있었다. 잠시 후 똑똑 소리와 리셉션 직원이 직접 10달러를 들고 찾아왔다. 5달러만 줘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쿨한 웃음을 지으며 돌아갔다. 원래 받아야 하는 돈임에도 받아야 할 돈을 받았다기보다 용돈을 받은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