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한번째 방울
※본 내용은 대학 과제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이란 주제를 가진 영화에 대하여 감상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아름다움의 정의
‘아름다움’이라 일컫는 주제를 통틀어 영화를 선정하는 것에 대하여 광활한 범위를 모두 섭렵할 수 없기에 이 추상적 관념을 한정하여 영화를 선정했다. 보편적 아름다움. 외형적 모습에 기인한 것들을 ‘아름다움’이라 정의했고, 나는 이를 다루는 작품들 속에서 영화 ‘원더’를 선택했다.
외형적 ‘미’가 가장 중요시되는 지금 시대에 가장 민감하고 연약한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아름다움은 외형에서가 아닌 내면으로부터라고 말하는 당당한 영화이기도 함에 이를 관람하게 되었다.
#원더보이, 어기
보편적 ‘미’를 상실한 채 태어난 ‘어기’. 그에게는 세상이 두렵다. 그렇기에 항상 우주인 헬멧을 쓰고 다녀야했고, 앞을 똑바로 보지도 못했다. 다르게 생긴 용모가 아닌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그의 외모는 틀려야 하는 것이었다. 가장 솔직하고 잔인한 아이들의 말. 괴물, 전염병의 원인 등 조롱이 이어지는 학교라는 곳. 겨우 5학년일 뿐인 어기에게 너무나도 잔혹한 곳이었다. 더 큰 세상을 보기에는 아직 일렀던 것일까.
어기는 방황한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누나‘비아’에게 평범해질 수 없는 자신에 대한 토로를 어린 마음이 가진 비난의 화살로 쏟아내기도 하고 우주비행사 헬멧을 쓰며 또래 아이들과 같아질 수 없고 차가운 시선이 변할 수 없다는 사실에 울음을 터트린다. 가족에게만 특별한 자신은 다른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는 평범함을 벗어나 있었다.
‘아름다움’이라는 추상적 산물에 잠식된 세상은 과연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보통의 아름다움, 외형적 미는 내면의 더욱 멋진 것을 볼 기회조차 내밀지 않는다. 어기와 같은 기형적 외형에 누구는 안타까움을 혹자는 놀림거리를 선사하는 눈빛을 보낼 뿐이다.
이 영화는 이들을 보편적 ‘미’. 외향적 아름다움을 가졌을지언정 내면의 아름다움을 상실한 상태의 사람들로 묘사한다. 겉으로는 멋지고 충만한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내면의 가치가 결여하여있는 것이다.
가식적인 태도로 어기를 괴롭혔던 율리안은 그런 아름다움이 결여한 인물이었다. 멀쩡하고 아이들을 선도하는 역할인 그는 외형적 ‘미’를 중요시하여 대척점에 있는 어기에게 ‘미’의 결여를 강조하고 우리들의 ‘미’와 동일시할 수 없으며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내몰았다.
가장 친한 친구 잭 또한 어기에게 큰 상처를 주었지만(어기가 얼굴을 가릴 수 있어 가장 좋아하는 할로윈, 누구와도 잘 어울릴 수 있는 단 하루에 잭이 율리안과 험담을 하는 것을 듣게됨), 자신의 진정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서 어기에게 용기내어 다가간다. 잭은 가장 멋진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용기를 낸 것임과 동시에 겉모습이 아닌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어기는 잭을 필두로 서머 등 여러 친구를 사귀게 되고 결국 학교의 모범적인 인물로 상까지 받게 되는 행복을 누린다. 어기의 엄마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 ‘세상이 두려우면 가장 행복한 순간을 상상하라’고. 어기는 매 순간, 학교에서 뜨거운 눈총을 받던 그때, 그가 그리던 우주비행사가 되어 우주복을 입고 박수갈채를 받으며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했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응원하고 그의 이름을 외치는 모든 사람의 눈을 마주치며 걸어가는 것은 이제까지 세상이 두렵고 무서웠던 기억을 떨쳐내고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현실이 된 것이다. 보편적 ‘미’에서 벗어난 남들과는 다른 외형이 씌운 두터운 벽을 떨쳐내고 우주비행사 헬멧을 벗어던져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내면적 ‘미’라는 광휘로 빛나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어쩌면 특별한 아이일지도 모른다.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르지만, 그러기에 그곳에서 빛나는 특별한 아이. 남들처럼 평범하기를 원했던 그의 삶에 들어온 특별함은 활짝 피운 꽃처럼 아름다운 미소가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