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번째 방울
<Piano> -D.H Lawrence
부드럽게, 황혼 녘에, 어떤 여자가 내게 노래해주고 있다.
나를 세월의 뒤안길로 데려다주는 노래를.
마침내 나는 어떤 어린아이가 귀가 얼얼하도록
현이 울리고 있는 피아노 밑에 앉아 있는 것을 본다,
그리고 그 아이는 노래할 때 미소 짓는 어머니의 균형 잡힌 조그만 발을 꼭 누르고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노래의 음험한 위세가
나를 무심코 배신한다. 나의 마음은
그 옛날 집에서 주일날 저녁 밖은
추워도 안락한 거실에서는 딩동대는 피아노를
우리의 안내자 삼아 찬송가가 흐르던
그 시절로 돌아가겠다고 눈물 흘린다.
자 이제 가수가 커다란 검정 피아노를 열정적으로 치며 절정으로 치달아도 소용없다.
어린 시절이 나를 덮쳐, 나의 어른스러움은 기억의 홍수 속에 내던져졌다.
나는 과거 때문에 어린아이처럼 운다.
*원문:https://www.poetryfoundation.org/poems/44580/pi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