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7). <Aciu 리투아니아>

빌뉴스가 가진 美를 감상하다(3)

by 작은누룽지

#빌뉴스가 좋은 또 하나의 이유

빌뉴스가 좋은 또 하나의 이유는 동선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다. 도시 중심(Old town)에 거의 모든 관광명소가 있고, 그나마 가장 먼 곳에 있는 새벽의 문도 빌뉴스 대성당에서 도보 20~30분 내외이기 때문에 복잡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걸으면서 여유를 즐기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숙소 근처의 거리에서 새벽의 문이 있는 곳을 따라 더 올라가 보기로했다. 이 거리가 끝나는 곳에는 시청의 모습이 드러난다. 넓은 광장에 크리스마스 마켓 펼쳐놓았다. 신기한 것이 이곳의 추운 날씨 때문인지, 마켓을 돔 형태로 만들어서 외부의 찬 바람을 막고 기온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여러 장신구를 단 크리스마스 트리가 이곳에도 예쁘게 서 있었다. 이곳은 15세기 빌뉴스의 가장 활발한 무역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지금에 와서는 그 명성을 뒤이어 수많은 볼거리가 제공되는 곳으로 노천 카페가 활성화되면서 여행객들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는 안내 책자의 후문이다. 평소 안내 책자나 팸플릿을 잘 활용하는 편은 아닌데 유독 빌뉴스의 것에는 애착이 생겼다. 저번 학기 영어 통번역 과제로 1인1작을 영어로 된 이 팸플릿을 한국어 번역판을 만들어 냈으니, 못해도 수십 번은 더 봤을 것이다. 아쉽게도 빌뉴스의 관광 안내 센터에서는 나의 연락을 받아주지는 않았다.


시청광장 주변에는 노천 카페로 보이는 곳들 말고도 브랜드 샵들이 종종 있었다. 그중에 들어온 버버리가 혹시나 해외니까 조금이나마 살 수 있는 가격이 나오지는 않을까라는 망상은 문 앞에서 맴돌기만 했을 뿐이었다. 이럴 때는 과감하게 포기하는 게 마음에 좋다. 시청의 모습을 뒤로 조금 지나면 새벽의 문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한다.


#새벽의 문을 감상하다

새벽의 문을 주로 하고 있지만, 거리는 여러 종교적인 상징물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름 모를 교회들의 향연인 이 거리에 은은하게 울리는 성가대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은 단연코 새벽의 문 앞이었다. 옆의 쪽문으로 나오는 수녀들의 모습이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경건함과 정숙함을 유지하길 바라는 듯했다. 나는 그저 새벽의 문을 지긋이 바라볼 뿐이었다. 아치형의 문을 위로 또 다른 아치형의 창을 통해 안의 모습을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었다.


한 점의 그림이 창틀의 네모난 공간에 갇힌 듯 보였다. 이 문은 빌뉴스에서 볼 수 없었던 하늘색이었다. 하늘도 하늘색이 아니거늘 안타깝게도 밝은 빛과 잘 어울리는 하늘색은 회색의 빛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문의 이름이 왜 새벽의 문일까. 아름다운 새벽녘의 색을 닮아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새벽에 지나다니는 행인들을 위해 등불이 되어주는 그런 곳일까. 가장 단순하게 이 문을 시공할 당시 새벽에만 작업을 했다. 뭐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겠다.


아직 새벽의 문의 진가를 보기엔 이른가 싶어서 시계를 보니 아직 정오를 한참 남긴 시간이었다. 아직도 2시간여 남짓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에 눈을 비비고 새벽의 문을 반대편에서 보기로 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예수의 그림과 한 마리의 비둘기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누구든 이 밑을 지나면 종교적인 성지에 발을 들여놓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예수의 보호 아래 빌뉴스가 지켜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작화였다.

새로운 감명의 건물이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Part 3-(6). <Aciu 리투아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