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도시편집자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살고 있는 도시의 문화 프로그램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어쩌면 도시의 기획자들이 가꾸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부터도 그랬으니까요.
클래식을 좋아해 시립교향악단의 공연을 즐겨 보았던 기억은 있습니다만, 도시에서 시민이 직접 주관하거나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습니다.
제가 자신이 주체가 되는 문화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본 포스터 덕분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발달장애아동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재능 나눔 모임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모임의 규모가 커지면서 비용과 시간 구성 문제로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지요.
그러다 우연히 도시에서 제공하는 - 직접 활동을 구성해 소정의 사업비를 지원받은 후 결과를 보고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을 만나게 된 거예요.
사비로 해결하고 있던 모임에 유용한 금전 지원이 흘러들어가 일정한 규칙성이 생긴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저를 기분 좋게 했던 건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누군가의 전문적인 시선이, 과하지 않은 한도 내에서 제 프로그램을 관찰하고 따뜻하게 응시해준다는 점이었지요.
과정과 결과에 대해 건강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사회인으로서 얼마나 커다란 행운인지 - 모두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첫 경험 이후로 저는 주체와 대상을 오가며 도시 속 문화 프로그램을 다각적으로 체험하고 있어요.
그 일환으로 이번 가을에는 도시의 현재와 변화를 기록하는 '도시편집자'가 되어 보았습니다.
제 기록의 주제는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민의 모습입니다.
제가 느끼는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기록하며, 아직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걸음마 단계인 도시 속 문화 시민의 모습을 보여 드리고자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