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이런 자전거 도로는 처음이지?
나는 양평이라는 곳을 처음 알게 된 건 팔당댐 때문이다. 서울에서 혼자 자취할 때 번아웃이 제대로 와서 인생사 즐겁지가 않았다. 친구들과 만나도 지인들과 만나도 일을 할 때도 내가 무슨 정신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물론 함께 있을 때는 즐겁게 웃고 말하고 하지만 집에 혼자 돌아왔을 때는 우두커니 벽만 보고 있으면서 시간을 보냈던 거 같다. 알 수 없는 우울감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도 같고 어쩔 때는 도 괜찮은 것도 같고 나도 나를 잘 컨트롤할 수 없는 시점이었다. 그때 이렇게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집을 나가서 혼자라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걸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금 검색해 보니 집에서 가까운 경기도 지역, 팔당댐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살고 있던 지역이 강동이었는데, 강동에서 팔당역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었다. (112번 112-1번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그렇게 혼자서 버스를 타고 팔당역에 내리니 역에서 바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처음 시작된 자전거 여행이었다. 혼자서 팔당댐을 지나 두물머리까지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돌고 밤이 돼서야 돌아왔는데 원래 혼자서 뭘 잘하는 성격인데도 너무 뿌듯하고 내가 우울감에 빠지지 않고 오늘 하루를 잘 보냈다는 사실이 너무 즐거웠다.
그 뒤로 팔당댐의 매력을 내 주변 지인들한테 전파했는데 쉽게 동조된 회사 직원들이 다 같이 가보자고 해서 그때 같은 팀원들과 불판과 고기와 각종 먹을 거를 챙겨 배낭에 메고 자전거 질주를 하고 왔다. 마침 벚꽃이 한참 필 무렵이어서 너무나도 예쁜 시간이었다.
팔당댐은 조금 있다 소개해 보겠다. 양평에 있는 폐역이다. 근데 관리하는 사무실도 있고 나름 관광지 겸 아직 역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역은 정말 외진 곳에 있다. 이런 곳에 역이 있으면 집에 어떻게 가지 싶을 정도로 말이다. 날씨가 좋은 날 가니 산과 어우러진 역의 모습이 너무 예쁜 곳이었다. 뭔가 그림 같은 곳이랄까?
카페 바로 앞에 강이 흐르고 있어 힐링도 되지만 여름에는 벌레가 정말 많을 것 같았다. 내가 갔을 때가 5월이었는데 5월에도 날벌레들이 많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이곳의 풍경을 막을 수 없었다. 카페 건물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야외가 생각보다 큰 곳이다.
빈백도 생각보다 많고 단독이나 단체석처럼 만들어진 테이블도 많아서 날씨 좋은 날 오면 정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야외 테이블은 파라솔이 다 있어 햇빛 걱정은 좀 덜어도 좋다. 나름 센스 있게 최소한의 것들은 다 잘 갖춰져 있는 곳이었다.
양평에 글램핑을 하러 갔었던 곳이다. 외관이 독특하고 밤의 야경이 예뻐 찾게 된 곳이데 글램핑이 다 그렇듯 방음은 정말 꽝이다. 근데 새벽까지 떠드는 어떤 미친놈들 때문에 진짜 영혼까지 끌어다 싸우고 싶었다. 하지만 난 너무 피곤했고, 마침 일행 중에 코 고는 사람이 있는데 귀마개를 챙겨 와 막고 잤기 때문에 꾹 참았다. 그럼에도 귀마개를 뚫고 들어오는 웃음소리와 술 취한 소리를 들을 때면 쌍욕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난 지성인이기에 참았다.
글램핑장이나 캠핑장에 간다면 꼭 참고하자. 밤 11시 이후에는 조용히 해야 된다는 걸. 그렇게 떠들고 놀고 싶었으면 단독 펜션을 잡으라고. 왜 이런데 와서 떠드냐고 외치고 싶었다. 하하하하핳하 방음이 안 좋다는 것 외에는 다 좋았다. 일단 뷰가 아주 푸르렀고, 고기는 맛있었고, 방은 따뜻했다.
글램핑장 근처에 계곡이 있어 발만 담그러 갔었다. 숲이 울창해 약간 뱀 나올까 무서웠지만 일단 물이 너무 깨끗했고 물 흐르는 소리가 좋아서 무섭지만 꿋꿋이 있었다. 다행히 뱀은 안 나왔다. 여름에는 이런 계곡으로 물놀이를 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계곡 안 간지도 너무 오래돼서 이번 여름에는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계곡 가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카페다. 지나갈 때, 우와 여긴 뭐야??? 이런 산골짜기에 이런 게 있다니! 를 외치면 계곡 갔다 오다가 가보자고 찜해놓고 갔던 곳이다. 우리가 갔을 때가 약간 저녁 시간쯤이었는데 주인아저씨로 추정되는 분이 마감시간까지 얼마 안 남았다고 입장료도 할인해 주고 셀카봉도 하나 주셨다. 아니,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서 신나게 즐겼던 곳이다.
입장표 안에 음료 값까지 포함되어 있어, 원하는 음료 한 잔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여유롭게 음료를 들고 정원을 한 바퀴 돌았는데 산뷰는 덤이고 정원도 너무 잘 꾸며 놔서 저절로 기분이 업되는 곳이었다. 더군다나 계획하고 온 곳이 아니라서 더 신나는 느낌이었다.
처음에 주차를 하고 갔을 때는 여기가 왜 유명해?라는 생각이 살짝 들려는 찰나 이 뷰가 딱 펼쳐졌다. 진짜 현실 소리 지르며 들어갔다. 탁 트인 이 뷰를 보라며! 산과 물의 뷰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었다. 내부에 있어도 통창으로 문이 다 열려 밖을 다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카페 자체는 크지 않은데 야외 자리가 많아서 어느 정도 수용은 가능해 보였다.
나는 평일날 오전에 가서 사람이 정말 별로 없었는데 차츰 점심시간쯤 되니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 사람들을 보며 대체, 어느 회사를 다니길래 이 시간에 이런 카페를 올 수 있을까 내심 궁금했지만 나는 더 빨리 왔기 때문에 부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저 순간의 내가 너무 부럽다. 나는 왜 지금 저곳이 아닐까??
두물머리에서 엄청 유명한 연잎 핫도그다. 전참시에서도 나와서 원래도 유명한 핫도그가 더 유명해진 것 같다. 사실 나는 그렇게 특이한 점을 느끼진 못했지만 핫도그는 항상 맛있다. 튀겼으면 말 다한 거 아닌가?
팔당댐 주변에는 카페 거리도 있을 만큼 카페와 식당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나는 여길 자주 가는 편인데 그냥 적당히 무난한 맛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는데 뷰는 완벽해서 좋아하는 곳이다. 항상 친구랑 둘이 가서 3인분을 시켜 먹는데 너무 만족스럽다. 한 번 살다 가는 인생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죽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주문한다.
사실 여기는 알고 갔다기보다 밀려 들어간 게 맞다. 전국 1위 하는 스벅이 이 카페 바로 옆에 있다. 근데 들어가긴 했는데 사람이, 사람이. 도저히 있을 수 없다 판단해 한적한 이 카페로 들어왔다. 들어가닌깐 스벅과는 전혀 다른 세상. 스벅은 정말 도떼기시장 같았다면 여기는 평화 그 자체. 요즘에는 사람이 좀 많아진 것 같긴 한데 뷰나 야외 외관은 여기가 훨씬 더 잘 꾸며져 있다. 노을 지는 모습이 아주 잘 보이는 곳으로 스벅 커피에 목매지 않는 사람들은 여기에 와서 힐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팔당댐에서 자전거를 타면 많은 포인트들을 지나간다. 여기는 그 첫 번째 구간이다. 능내역 폐역인데 그 뒤에 바로 카페가 하나 있다. 전면이 다 통창으로 되어 있어 능내역과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곳이다. 근데 밖에서 보면 사람들이 다 창밖을 보고 있는 구도여서 약간 흠칫하게 된다.
벚꽃 피는 시기에 가면 벚꽃이 만개한 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다. 사실 그게 아니더라도 팔당댐 따라서 자전거 도로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질릴 때까지 뷰를 볼 수 있다. 이 자전거 도로는 춘천까지 이어져 있다고 한다. 물론 나는 도전해 볼 생각도 안 한다. 여기만 달려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좋기 때문이다. 두물머리 가기 전에 긴 다리를 하나 건너게 되는데 최애 구간이다. 뭔가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는 느낌도 나고 상상의 나례가 펼쳐지는 곳이다.
팔당댐 달리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첫 번째 포인트다. 작은 폐역이지만 뒤에 카페도 있고 간단한 주전부리 파는 가게들도 있어 쉬었다 가기 좋은 곳이다. 지인들이랑 갔을 때는 여기에 있는 음식점에서 막걸리랑 파전을 먹기도 했었다. 자전거 타고 가면 올 때, 지친 몸을 잠시 쉬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7. 양평구둔역 8.팔당댐 9. M키친 10.plate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