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듯말 듯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사소하게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대하고 고대하던 그런 여행지들도 분명 있다. 나는 보통 여행을 갈 때는 꼭 어디가 너무 가고 싶어서 여행을 하는 경우는 조금 드문 편이다. 나의 여행 기준은 첫 번째, 안 가본 곳. 낯선 곳. 두 번째, 그곳에서만 갈 수 있는 특별함. 세 번째 동선이다. 광주는 사실 동선 빼면 딱히 가보고 싶었던 곳은 없었다. 조금 애매한 곳이었달까? 하루를 날 잡고 가기에는 그렇게까지 가보고 싶었던 곳이 없는. 하지만 주변 들리면서 거리가 가까우면 한 번쯤 가도 괜찮을 것 같은. 딱 그 정도였다. 그리고 곡성은 영화 곡성을 먼저 떠 올릴 수 있으나, 여기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낯선 곳. 여행지도 그렇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하나의 특별함이 있을 것 같은.
그렇게 광주, 곡성 여행을 시작했는데 나름 재밌는 경험을 했던 곳이다. 사실 갔던 날 비가 하루 종일 와서 돌아다니기도, 운전하기도 어렵긴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그런 여행이었던 것도 같다. 더 어렸을 때는 여행을 갈 때는 무조건 햇빛 쨍쨍한 날씨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이제는 비 오는 날의 여행도 즐길 수 있는 거 보면 조금은 어른이 된 것 같다. 물론 그런 거에 스트레스를 받고 성질내기에는 이미 더 많은 것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성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포기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름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느낌이랄까?
광주에 있는 카페인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급하게 들어간 곳이다. 그냥 막 들어간 것 치고는 아담하고 인테리어도 깔끔한 곳이었다. 음료는 수제청과 커피 등등을 파는 곳이었는데, 저 수제청이 나쁘지 않았다. 수제청은 별로 달지 않아서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무난했던 기억이 나는 걸 보면 적당히 달짝지근했던 거 같다.
유명하다는 막창집에 갔었는데, 비 오는 날과 아주 잘 어울렸다. 고소한 치즈와 기본으로 나온 오뎅탕이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나는 막창이나 곱창 이런 거 좀 큼직하게 잘라 먹는 걸 좋아하는데 그거 빼곤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여긴 양념과 그냥 소금구이 반반도 가능한데 맛은 둘 다 괜찮았다. 근데 개인적으로 막 찾아가서 먹을 만큼의 특별한 맛은 없었던 거 같다. 그냥 있으면 먹는 그 정도.
곡성에 유명한 카페다. 사실 이 천국의 다리의 거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여기는 밑에 물인데 평지에서 올라가는 거 치고 정말 높다. 거의 건물 낮은 2층 정도의 높이다. 보다시피 옆에 난간이나 안전장치가 없어 고소공포증이나, 겁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무서울 수 있을만한 곳이다. 원래 여기 줄이 엄청나다고 하는데 갔던 날 계속 비가 와서 다행히 사람이 별로 없어 원 없이 찍을 수 있었다. 처음 찍은 천국의 계단의 퀄리티가 좋아 사실 요즘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천국의 계단을 정말 많이 다녀봤지만 여기만큼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곳은 좀 드문 거 같다. 정말 하늘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밝고 있는 기분. 하지만 정말 시골에 처박혀 있어 자차가 없음 가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곡성에 갈 계획이 있는 사람들 중에 사진 찍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가보면 재밌어할 곳이다.
여기는 광주의 펭귄마을인데 같이 간 친구가 너무나도 좋아했던 곳이다. 갬성 넘치는 곳이라고. 골목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 놓은 곳인데 규모가 엄청 큰 곳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느낌의 갬성이 있는 곳이다. 친구도 그 갬성을 참 좋아라 했던. 광주에서 정말 드물게 볼거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마침 이날 입은 우비가 약간 펭귄을 떠 올리게 하는 우비라서 아주 찰떡이었다.
곡성의 작은 마을 같은 곳이다. 안에 놀이기구 등이 있지만 운영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갔던 날은 안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계속 안 하는 건지, 이날만 안 했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 곡성역부터 포토존이 곳곳에 있는 곳으로 한 바퀴 둘러보면서 즐기기 좋은 곳이다.
장미원은 사실 섬진강 기차마을과 붙어 있는 곳이다. 내가 갔던 때는 이미 장미가 다 진 후라서 활짝 핀 장미를 볼 수는 없었지만 푸르름이 가득해 나름 신났던 곳이다. 장미원에서 그냥 쭉 들어가면 섬진강 기차마을까지 이어져 있기 때문에 쭉 둘러보기 좋다. 마찬가지로 곡성에서 거의 유일하게 관광지처럼 만들어 놓은 곳이기 때문에 가면 꼭 보는 곳 중에 한 곳이다. 곡성도 곡성만 보기에는 뭔가 좀 아쉽기 때문에 이렇게 인근 지역과 같이 둘러보면 더 알차고 재밌는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1.펭귄마을 2.암브로시아 3.최승효가옥 4.돼지똥꼬 5.곡성장미원 6.섬진강기차마을 7.씨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