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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Aug 03. 2021

다시 가고 싶은 #블라디보스톡여행 2

가장 가까운 유럽 이야기

블라디보스톡은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4시간 정도의 비행이면 바로 도착하는 곳!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갔다 왔던 스스로를 칭찬하는 요즘이다. 처음에 비행기 시간으로 2박 4일을 가기로 해 놓고 다 못 보고 오면 어쩌다 걱정했는데 가보니까 왜 2박 4일 일정의 비행을 하는지 알게 된 곳이다. 블라디보스톡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정말 2박 4일이면 너무 충분한 곳이다. 심지어 나는 모든 일정을 다 맞히고 갈 곳이 없어서 반야까지 갔다 왔던. 일정을 짜면서도 이 일정이 다 소화가 될까? 싶었는데 그건 그냥 나의 쓸데없는 걱정이었을 뿐이다. 그럼 두 번째 날 갔던 곳들을 언택트로 구경해 보길 바란다.








루스키섬

블라디보스톡 근교에 있는 섬이다. 시내에서 차로 한 30분 거리에 있는 곳이고 차에서 내려서 한 20분 정도 걸어가는 곳이다. 한반도 모양의 섬부터 절벽 위에 풍경까지 모든 게 좋았던 곳이다. 다만 가는 날 새벽에 비가 와서 산길을 걸을 때 진흙이 많아서 조금 걷기 어려울 뻔했지만 그래도 큰 일 없이 잘 다녀올 수 있었다. 루스키섬은 한국에서 미리 투어 예약을 해서 갔던 곳인데 비용은 1인당 3~4만 원 정도 했던 거 같다. 그럼 소수의 인원을 벤과 같은 차에 타서 이동하는데 시내에서 픽업해서 섬 갔다가 올 때 연방대학교까지 잠깐 시간을 내어 돌아볼 수 있게 들렀다 오기 때문에 가성비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 섬은 날씨가 안 좋은 날이 많기 때문에 가기 전에 꼭 미리 일기예보를 확인해 보고 가는 게 좋다. 나는 갔을 때 비는 오지 않았지만 새벽에 비가 와서 살짝 흐린 하늘이었다. 아쉽긴 했지만 비가 오지 않은 게 어디냐며 나름 만족해하면 돌아왔다.








혁명광장

중앙 광장이다. 내가 갔던 날 하루가 주말이었는데 주말에는 여기에 장이 선다. 그래서 현지 사람들이 직접 가꾼 채소, 꿀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나름 시음도 해볼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제로 꿀을 좀 사 오고 싶었으나 캐리어에 넣을 때가 없어 아쉽게 사 오지 못했었다. 캐리어 여유 공간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것들을 사 오면 좋을 것 같다. 






댑버거

첫날 역에 가기 위해 걷고 있는데 유난히 한 곳에 줄이 서있는 걸 봤었다. 친구랑 둘이서 저긴 뭐하는 곳이지? 하면서 지나쳤는데 거기가 바로 여기 버거집이었다. 다행히 내가 갔을 때는 줄이 없어서 바로 들어가서 먹을 수 있었는데 평소에는 줄이 좀 긴 것 같았다. 수제 버거로 유명한 곳인데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은 곳이었다. 실제로 먹었을 때 나름 나쁘지 않았었던 기억이. 물론 우리나라도 요즘엔 맛있는 수제버거 집에 많아서 비교했을 때 진짜 잊지 못할 맛이다! 꼭 먹어라! 이런 건 아니었지만 유명한 곳이고 한 끼 적당히 맛있게 먹을 곳을 찾는다면 추천하는 곳이다.







반야

집에 갈 때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가게 된 반야. 사실 2박 4일 일정이기 때문에 진짜 반야는 못할 줄 알고 아예 예약 조차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웬걸 일정을 다 마쳤는데도 불구하고 비행기 시간까지는 반나절도 더 남아 있었다. 더 이상 시내에서는 할 게 없었기에 이제부터 뭘 할까 찾다가 가기로 결정한 반야. 근데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유명한 곳은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겨우겨우 찾아서 자리가 있는 곳을 찾아낸 바로 이곳! 하지만 역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때 시간이 퇴근 시간이라 택시들이 다 여기를 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리 차를 불러도 차가 오지 않았던. 그래, 그럼 차가 오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잡겠다! 하고 터미널 근처에 있었는데 거기 서 있는 한 택시기사와 흥정을 하게 되었다.


근데 아저씨가 여기만 가는 건 지금 이 시간에 차가 너무 많고 해서 갈 수 없다고 하며 너네 공항가?라고 갑자기 묻는. (이때 우리는 캐리어를 가지고 다니는 중이었다.) 그래서 그렇다고 하니 그럼 여기 갔다가 공항까지 내가 데려다주는 건 어때? 그러면 갈게! 이렇게 말해서 어차피 우리도 공항에 가야 됐기에 그래그래! 하고 이제 본격적인 가격 흥정. 처음에 너무 말도 안 되는 가격을 불러서 그 가격엔 갈 수 없다, 장난하냐!! 하면서 우리가 가격을 제시하고 그렇게 한 3번 왔다 갔다 한 끝에 서로가 만족할 만한 금액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택시를 타고 반야까지 왔고 아저씨는 너네 사우나할 동안 난 밥 먹고 올게! 있다 전화해! 이러고 가버렸다. 우리는 그렇게 반야에 도착해 본의 아니게 가장 큰 반야를 빌려서 둘이서 호화스럽게 사우나를 했다. 


진짜 거짓말이 아니고 대가족이 쓰는 반야여서 사우나, 탕, 샤워실 말고도 가족회의하는 곳 자는 곳 등이 모두 있는 곳이었다. 어차피 남은 돈 털고 가는 거였기 때문에 마지막 아낌없이 플렉스 해버렸다. 수건도 없어서 수건 하나 빌리고 물도 샀었는데 나는 유럽 물이랑 안 맞는다는 걸 이날 처음 알게 되었다. 사우나하고 물을 마셨는데 속이 울렁거리고 약간 멀미하는 느낌. 물을 안 마시면 괜찮아서 아, 내가 여기 물이랑 안 맞는구나 하고 처음 알게 됨. 아무튼 그렇게 2시간 동안 반야를 하고 약속대로 아저씨한테 전화를 해서 무사히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엇 그러고 보니 이게 마지막 날 일정인데 둘째 날로 올라오게 되었네. 다음 편에서 블라디보스톡 마지막 여행 이야기를 마무리하겠다.







츄다데이

그리고 여행에 있어서 마지막 날은 무엇보다 쇼핑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유명한 츄다데이에 가서 거의 쓸어 담아왔다. 여기에 가면 꼭 사야 한다는 리스트를 추려서 사봤다. 일단 당근 크림과 그와 유사한 다른 크림들, 진주알 크림, 천연샴푸, 린스, 화장품, 먹을 거 등등을 사 왔다. 근데 진짜 가격이 저렴해서 기회가 있을 때 사야 한다는 생각으로 미친 듯이 샀다. 프로폴리스는 약국에서 샀는데 한국보다 훨씬 가격이 싸고 제약품들 대부분이 그래서 프로폴리스뿐만 아니라 다른 영양제 같은 것도 많이 사 온다고 한다. 그리고 그 외 간식들 조금 사고 나폴레옹 황제가 먹었다던 양주 미니어처를 사 와 기념품으로 가지고 있다. 


하루빨리 다시 이렇게 자유롭게 다른 나라를 여행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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