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다른 가까운 유럽
고등학교, 대학교 때는 유럽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뭔가 반짝 반짝일 것 같고 특별한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배낭여행을 가면 유럽으로 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막상 나는 배낭여행의 기회가 왔을 때 유럽이 아닌 뉴질랜드로 갔었고 첫 유렵 여행을 갔을 때 크게 특별한 느낌을 받지 못했었다. 심지어 나는 첫 유럽여행이 영국이었는데 영국 단일 여행으로 3박 5일을 갔다 왔었다. 주위 사람들이 유럽 여행 그렇게 갔다 왔다고 하면 거의 유럽 한 달에 한 번 간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근데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나의 첫 유럽 여행은 마치 동남아 여행 가듯이 갔다 왔었다. 그렇게 시간이 훌쩍 흘러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는 러시아를 가게 되었고 그때 갔었던 유럽과는 또 다른 느낌을 느끼고 왔었다. 닮은 듯 다른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 불리는 곳. 오늘은 그 여행의 마무리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백화점 문화는 그 어느 나라보다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 어디를 가도 뒤지지 않는 대한민국 백화점. 그렇다 보니 사실 여기 백화점에 갔을 때는 딱히 좋은 점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유명하고 사람들이 많이 가기 때문에 관광 목적으로 간다면 모를까 뭘 구매한다거나 할 건 그렇게 많이 없어 보였다. 다른 곳의 백화점이라는 곳은 어떤지 느껴보는 것 정도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여행 중에 가장 좋았던 곳 중에 한 곳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약 등대라고 알려져 있는데 블라디보스토크 가서 그 지명으로 찾으면 절때, 죽어도 나오지 않는다. 정확한 명칭은 토카레브 스키 등대인데 밀물 썰물에 따라서 길이 열렸다 다쳤다 하는 게 매력인 곳이다. 내가 갔을 때는 길이 열리는 중인지, 잠기는 중인지 아무튼 반쯤 없어져 맨발로 가야 했는데 정말 거짓말 안 하고 발바닥 찢어지는 줄 알았다. 자갈밭의 돌이 어마 무시하게 아프다. 여기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만약을 위해 무조건 슬리퍼 하나 챙기는 걸 추천한다. 물론 굳이 등대까지 걷지 않고 멀리서 바라보는 걸로 만족한다면 챙길 필요 없지만 만약을 위해 챙겨두는 걸 추천한다. 막상 가보면 또 가보고 싶고 걸어 보고 싶은데 사람의 마음이다.
보시다시피 날씨가 좋으면 반대편 도시의 모습까지 쭉 다 보이는데 정말 마음이 저절로 평화로워진다. 사실 내가 갔을 때 비가 온다고 되어 있어 걱정을 했는데 역시 날씨는 날 배신하지 않고 너무나도 좋은 날씨였다. 내가 갔을 때가 7월 초, 중순쯤이었는데 날씨는 보이는 것과 같다. 그렇게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우리나라의 이른 가을 날씨 같았다. 하지만 이때가 약간 우기랑 겹치는 기간이어서 날씨 대비 잘하길 바란다.
개선문은 그렇게 크지 않다. 생각보다 아담하면서 러시아만의 독특한 문양이 잘 나타난 조형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꺼지지 않는 불이 있어 사람들이 추모의 의미로 두고 간 꽃다발도 눈에 띄었다. 이날이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했던 날이었는데 정말 웬만한 곳은 모두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다. 아르바트 거리-역-개선문까지 모두 걸어 다녔고 심지어 하루에 다 클리어했었던 거 같다. 등대나 반야 왔다 갈 때 할 때 빼고는 모두 걸어 다녔다. 물론 택시를 타고 상관없긴 하지만 동선만 잘 맞추면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곳이다. 대부분 걸어서 15분 이내 도착이기 때문에 이왕 멀리 해외까지 간 거 걸으면서 그 나라의 분위기를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다.
개선문이랑 바로 붙어 있는 곳이다. 밑에 잠수함 박물관이 있고 개선문 있는 방향으로 올라오면 바다와 잠수함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이때 이곳에서 찍은 사진을 좋아한다. 엄청 잘 나온 것도 뭣도 아닌데 그냥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때 내가 정말 행복했구나, 즐거웠구나 그럼 느낌이 찐으로 들어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사진 중에 하나다. 언제쯤 코로나가 끝날지 모르겠지만 부디 하루빨리 자유로운 일상이 다시 찾아왔으면 좋겠다.
개선문, 잠수함 박물관, 성당이 모두 한 곳에 붙어 있다. 박물관 보고 계단 올라오면 성당 있고 조금 더 위로 올라오면 개선문이 있다. 여기서 택시를 타고 반야로 갔었는데 여기서 반야까지 택시 타고 한 20분 정도 걸리고 택시비는 만원~2만 원 이내였던 걸로 기억한다. 날씨가 좋은 날이어서 어디를 가도 좋았었고 어쩐지 경건한 마음이 들게 하는 교회여서 들어가진 않고 밖에서나마 잠시 묵념도 했었다.
아르바트 거리 끝 쪽엔 이렇게 바닷가가 있는데 이 앞에 바로 해양공원도 있고 작은 분수대도 있고 사람들도 나와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여유를 만끽하는 특유의 그 느낌을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근데 왜 생뚱맞게 이 사진만 달랑 올렸는지 모르겠다. 하하..
러시아 전통 인형이다. 귀엽게 생긴 것도 있지만 어쩐지 그 공포영화 소재로 나올 법한 인형의 모습이어서 사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대신 러시아에 이런 귀여운 소품을 많이 팔기 때문에 기념품으로 살만한 건 얼마든지 있다. 전통도 좋지만 이왕이면 취향까지 챙길 수 있는 걸 찾게 되었다.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이다. 2박 4일 일정으로 새벽에 도착해서 새벽에 출발하는 비행 일정이었는데 좀 더 젊은 날에 할 수 있었던 일정이었던 거 같다. 동남아 3박 5일 일정 일아 뭐가 그렇게 다르냐고 하면 딱히 할 말 없지만 어떤지 피로가 풀리기 전에 돌아온 기분이랄까? 공항은 그렇게 작지 않고 웬만한 있을만한 건 다 있는 편이다. 하지만 늦게까지 문을 여는 곳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늦은 비행을 한다면 많은 기대는 안 하는 게 좋다.
1. 포크롭지 정교회 사원 2.핸국 잠수함 박물관 3. 개선문 4. 성 앤드류 교회 예배당 5. 코타 레브스키 등대
6. 굼백화점 7. 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