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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Jun 11. 2021

퇴사를 부르는 사람들

라테는말이야~

 유튜브를 보는데 한 영상의 제목이 뇌리에 꽂혔다. '이러면 퇴사하세요'라는 썸네일. 그걸 보고 문득 드는 생각이 대체 어떨 때 퇴사가 하고 싶은 걸까? 였다. 곰곰이 나의 경우를 생각해 보니 난 배울 게 없는 리더를 만났을 때 정말 퇴사하고 싶었다. 그 어느 때 보다 간절하게. 나도 지랄 맡은 성격이라서 상사들이 좋아할 고분고분한 사원이 아닌 것도 맞지만 리더가 리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어떤 생각이 드는지 정리해 봤다.


1. 소통불가 네로 남불

이 소통불가는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본인은 소통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냥 개 썅 마이웨이인 사람. 사실 마이웨이인 사람들은 열 받긴 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된다. 또 지랄이네. 약간 이런 느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게 되는 스킬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이 소통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 노답이다. 본인은 이 만큼 노력하고 바뀌려고 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자기를 안 따른다 믿고, 정말 많이 의견을 들어주고 반영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 벽창호와 이야기를 하는 기분이다. 내가 말하는 의도는 하나도 생각하지 않은 채 본인의 해석으로 본인의 결과와 생각만을 고집해서 이야기한다. 소신과는 다른 부분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이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을 들어줬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진짜 그냥 듣기만 한 거다. 귀로 듣는 연습 하는 것처럼. 듣고 상대방이 어떤 마음으로, 생각으로 이야기를 했는지 안다고 말만 하고 듣기만 하고 결국 그냥 본인 생각 이야기하고 끝나는 것이다. 그리고는 본인이 소통했다고 생각한다. 아주 기가 막힌 유형이다. 나중에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는 누군가와 이야기한다면 결국 사이가 멀어지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서로를 탓하고 있을 것이다. A에 대해서 열심히 이야기하면 B에 관한 것으로 답변한다. 안 겪어 보면 알 수 없다. 이게 얼마나 답답한지. 그리고 본인은 좋게 이야기가 끝났다고 생각하니 환장할 노릇이다. 이게 함께 일하는 팀원이어도 골치 아픈데 팀장이나 리더라고 생각해 봐라. 하하. 상상하고 싶지 않다. 어떤 소통을 하고 이야기를 해도 결국은 제자리일 것이다. 이게 정말 궁금한 게 원래 이랬던 사람일까, 회사 와서 이런 사람으로 변한 걸까다. 하지만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경험으로 이야기해 보면 원래 그런 사람일 경우가 많다. 어렵고도 어려운 사람이다. 이런 사람과 함께 일 한다면 늘 퇴사를 결심하면서 출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2. 저는 YES 밖에 몰라요!

이런 팀장 만나면 일만 개 같이 하다가 퇴사하는 거다. 그것도 나랑 상관없는 일을.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생각으로 이 부서, 저 부서 일 다 떠 안 고와 팀원들에게 나눠주는 팀장. 안 만나 봤어? 그럼 말을 말어. 란 소리가 절로 나온다.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또, 저 부서가 잘 돼야 우리도 잘 되는 거지! 란 생각을 하는 팀장과 함께 일해 본 적 있나? 일은 일대로 하고 인정은 인정대로 못 받고 그냥 시다바리처럼 여기저기 일해주고 정작 내 일은 못해서 결과 보고회 같은 거 하면은 넌 하는 일이 뭐가 있어? 소리 듣는 거다. 그것도 자기가 들으면 몰라. 함께 일하는 밑에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들어야 한다. 아니 나는 일은 뭐 같이 했는데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지? 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럼 바로 그때가 퇴사할 타이밍이다. 긍정적이고 거절을 잘 못해서 YES만 외치는 팀장이 얼마나 무책임했는지 알아야 한다. 너무 칼 같이 쳐내서 찬바람 쌩쌩 부는 사람도 어렵지만 YES맨/걸들은 결국 마지막에 듣는 소리가 사람은 좋은데, 능력은 글쎄... 가 되는 거다. 사실 회사에서 적당선을 찾기 어려운 게 맞다. 하지만 결국 능력 있는 사람들은 이걸 해낼 것이고 사람만 좋은 사람은 어려워할 것이다. 그러고는 자기 방어로 좋은 게 좋은 거다, 이건 우리의 기회다라는 말을 하게 될 것이다. 무분별한 일처리로, 대응으로 팀원들을 힘들게 하는 리더는 좋은 리더일까? 물론 이러한 일이 팀원들의 성장에 도움이 된 다면 팀원 스스로도 알 것이다. 이게 필요한 일이고 내가 해야 될 일이란 걸. 내가 팀장이 아닐 뿐이지 바보는 아니지 않은가? 이게 나의 업무인지, 아닌지 구분도 못하는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그 일에 불만을 갖고 있는 팀원들이 여럿이라면 그 부분에 관해서는 반드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가는 방향성을 잘 잡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지만 서로가 오래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3. 멍청하지만 티는 안내요! 성장이 뭐예요?

똑똑하지 않지만 티 내지 않기 위해서 일을 벌이는 사람들. 주어진 일이나 제발 잘했으면. 이런 경우 가십에 목매는 타입들이 섞여 있다. 여기저기서 흘려듣는 이야기들로 입 방아 찧다가 제 발에 제가 걸려 넘어지는 사람들. 팀장이 멍청하면 고생은 팀원들이 한다. 팀장이 못 알아 들으니까 자꾸 밑에 팀원들을 닦달하고 일에 방향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홀로 동 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고.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팀장이 너무 똑똑해서 밑에 사람이 힘든 경우. 하지만 이 부분은 그래도 밑에 사람도 배우고 성장하는 무언가가 있다. 몸은 힘들고, 정신도 힘들지라도. 뭐라도 하나 남는 게 있다. 아, 물론 멍청한 상사를 만나도 남는 게 있긴 있다.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는 배움을 얻게 된다. 멍청하면 가만히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대체 무엇 때문에 여기저기 아는척하며 돌아다니다 두 번, 세 번 일하게 만드는지. 스스로를 돌이켜 보며 팀원들이 자꾸 한 번 더 의견을 내고, 생각하라고 하면 스스로를 돌이켜 보며 말 듣자. 


회사에서 선을 지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모두의 입장이 다르고, 전혀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하나의 목표를 추구하는 일인데, 그게 어떻게 늘 잘 굴러가겠나. 때로는 기분도 상하고, 열도 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의 궁극적인 목표는 갖기에 하나하나 이뤄가면서, 성장하면서 다니는 거 아니겠나? 조직생활이라는 건 나 보다 우리가 잘 됐을 때 기뻐할 줄 아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물론 내가 잘해서 인정받고 능력에 따른 무언가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라는 곳은 나만 잘한다고 회사가 성장하는 건 아니다. 회사에서 뚜렷한 결과가 없다면 나의 능력도 인정받기 어렵다. 내가 잘해서 팀이 잘되야 비로소 인정을 배로 받을 수 있는 곳이 회사다. 그러니까, 라떼 생각하지 말고 서로가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해 모두가 더 나은 무언가를 위해 일했으면 좋겠다. 안 그래도 살기 힘든 세상, 굳이 매일 보는 사람들끼리 으르렁거릴 필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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