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푸른 밤
여행을 시작할 때 설레는 기분은 다 느낄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나는 유독 제주도 여행을 계획 할 때 많은 설렘을 느낀다. 사실 제주도는 여러 번 여행을 갔었고 심지어 나는 갔던 곳을 또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세상에 볼게 얼마나 많고 갈 데가 얼마나 많은 데 갔던 데를 또가나! 하는 약간 고지식한 생각을 하는데 제주도는 늘 예외였다.
자연의 한적함과 아름다움을 모두 느끼게 해주는 제주도는 나에게 늘 이상적인 여행지였다. 하지만 제주도 하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기도 하지만 높은 물가로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비단 제주도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어느 관광지나 보면 핵심 관광지는 물가가 다른 곳보다 더 비싼 편이다. 고질적인 문제라고는 하나 그들도 그들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고 요즘은 그것마저도 힘든 여건일 것이다. 나는 보통 여행 갈 때는 기분 좋게 돈 쓰러 간다는 생각이 크다.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 스트레스 해소 등등을 하는 건데 거기 가서도 그런 거에 스트레스 받을 바에는 그냥 집 캉스 하는 게 가장 좋지 않나 싶다.
굳이 거기까지 가서 비싸네 어쩌네 하는 건 좋고 행복하려고 여행 간 나에게 스트레스만 주는 일 아닐까? 심지어 동남아 가서도 돈을 쓰려면 얼마든지 많이 쓰고 올 수 있다. 그리고 정말 비싼 곳들은 사전에 미리 걸러서 안 가면 그만 아닐까? 내가 선택해 놓고 비싸서 별로다 하는 건 모순이지 않을까? 물론 가성비가 중요하지만 본인의 기준에 맞는 가성비 좋은 곳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대하고 갔지만 평과 다르게 별로라면 그냥 다음에 절대 안가면 그만이다. 멀리까지 여행간 나의 기분을 스스로 망칠 필요 없다. 아무튼 이번 제주도 여행 이야기는 그동안의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보고 먹고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는 여행 가서 유독 에피소드가 많이 생성되는 타입인데, 제주도는 좀 웃픈 일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천천히 하나씩 풀어가면서 내가 보고 느꼈던 제주도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작년에는 제주도에 한, 두 달 사이에 두 번을 가게 되었다. 아, 이제 작년이 아닌가? 2019년은 벌써 재작년이 된 건가? 이렇게 시간이 빠르다. 처음 제주도를 갔던 건 생에 처음으로 생일날 혼자서 좀 차분하게 지내고 싶어서 제주도를 찾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얼마 안 있다 엄마가 이모들이랑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됐는데 나보고 가이드 역할을 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싫다고 했는데 어머니의 솔깃한 제한에 못 이긴 척 함께 하게 됐다.
이 식당은 그렇게 제주도 여행 첫날 첫끼로 먹은 곳이다. 나는 나쁘지 않았는데 이모님들이 생선이 비리네 어쩌네 해서 첫 시작부터 집에 갈뻔했다^^! 아니 맛있게 다 먹지를 말든가, 말을 말든가. 제발 하나만 해주세요. 어머님들. 아무튼 혼자서만 맘 상한채 여행이 시작된 곳이었다. 확실히 제주도 물가가 저렴한 건 아니지만 4인 기준을 생각했을 때 또 그렇게 엄청 비싸다고는 생각되지 않기도 했다. 여행 와서 이 정도 한 끼는 먹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제주도에 전복 김밥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유명 김밥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는 굳이 찾아서 먹지는 않았는데 마침 동문재래시장에 갔을 때 있어 하나 먹어 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짭조름한 맛에 계란이 위에 있어 좀 몽글한 식감이다. 약간 경주에 교리 김밥과도 비슷해서 한 번쯤 먹어봐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던 김밥이다.
우리 엄마는 딸만 다섯인 집의 셋째다. 딸이 많은 집안은 이런 게 좋구나 생각했다. 어렸을 적 많이 투닥거리긴 하지만 시간이 흘러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점이 오면 이렇게 함께 여행도 다니고 쇼핑도 하는 모습이 참 부럽다. 어렸을 때도 친구들 중에 언니가 있는 친구들을 많이 부러워했는데 커서도 여전히 부럽다. 하지만 지금은 친구들도 있고 내 개인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있어 어렸을 때처럼 막 너무너무 부러워! 그렇지는 않지만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긴 한다. 나도 언니가 있었다면? 같은.
함덕 서우봉은 원래 꽃이 예쁜 곳이라고 알고 갔었는데 갔을 때 이미 꽃밭은 다 밀어버린 상황이었다. 약간 아쉽긴 했지만 바다 풍경이 너무 예뻐서 그냥 다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이다. 마침 이날 웨딩촬영 중이었는데 신부가 새빨간 드레스를 입고 있던 게 기억에 남는다. 푸른 바다와 상반된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이었다고 기억한다.
나에게는 인생 삼겹살 집이 3곳 있다. 그중에 한 곳이 바로 여기다. 회사 동료의 추천으로 갔던 곳인데 정말 이제껏 내가 먹었던 삼겹살은 삼겹살이 아니었구나! 를 느끼게 했던 곳이다. 칠돈가는 많은 분점이 있는데 꼭 본점에서 먹는 걸 추천한다. 정성 들여 하나하나 잘 구워주고 육즙이 살아 있는 곳이다.
여긴 엄마와 이모들과 마지막 식사를 했던 곳인데 여기 오기 불과 2시간 전에 갈치조림으로 밥 두 공기를 클리어한 상태였다. 하지만 직장동료의 강력추천으로 꼭 먹고 와야 했던 이 곳이 마침 공항 근처라서 마지막 식사로 점찍어 놨던 곳이다. 엄마와 이모들은 무슨 밥을 또 먹냐며, 자기들은 안 먹을 테니 너나 먹으라며 해서 고기를 적게 시켰었다. 하지만 한 점 고기를 먹어본 엄마와 이모들은 나와 같은 인생 고기를 만났다는 표정으로 열심히 드시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며 고기를 추가했던 추억이 있는 곳이다.
제주도 올 때마다 또 온다를 다짐하며 작년 제주도 갔을 때 보란 듯이 다시 한번 방문했던 곳이다. 다른 분이 구워줬음에도 역시 육즙이 살아있었던. 코로나 풀려서 제주도 가면 첫끼니로 먹을 거다.
동문재래시장은 서귀포보다 규모도 크고 해서 확실히 볼게 많은 곳이다. 진짜 내가 지금까지 본 생선들은 피라 미였구나를 느끼게 하는 크기부터 다양한 먹거리까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다. 처음 제주도 왔을 때는 여기서 회를 사서 먹었던 기억도 있고 다른 친구랑 왔을 때는 입구 컷 했던 기억도 있다. 선물 사러 왔었는데 입구에서 미친 듯이 사재 껴 10분 만에 퇴장했던 기억도 있다. 나는 술을, 친구는 어린이집 교사였는데 친구들 줄 초콜릿을 왕창. 각자 만족하며 나왔던 기억이.
엄마랑 갔을 때는 꼼꼼한 어머니 덕분에 귤 쇼핑하다가 비행기 놓칠뻔한 적도 있다. 비행기 놓쳤으면 그 귤 쳐다도 안 볼 거라고 했는데 무사히 비행기를 타서 맛있게 귤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하하하하. 그리고 최근에는 한산에 시장거리에 우리를 잡기 위한 호객행위를 하는 분들을 피해서 우리에게 관심 없던 어느 한 가게에서 플렉스를 한 기억이.. 같이 간 동생이 나 안 잡는데서 살 거야!!! 이래서 정말 우리를 잡지 않았던 그 집에서 거의 40만 원 정도 쓰고 왔던... 먹을 거에 진심인 우리들이었다.
나는 돌 카롱이 카페 같은 곳인 줄 알았는데 정말 딱 마카롱만 살 수 있는 곳이었다. 앉아서 먹을 때 이런 거 하나도 없고 계산하고 바로 나가야 하는 그런 곳이랄까? 마치 제주도를 형상화시켜 놓은 마카롱이었는데 맛도 너무 달지 않고 맛있었던 것 같다. 종류는 세 가지였는데 나는 이 노란색 계열의 마카롱이 제일 맛있었다.
처음에 제주도 왔을 때가 생각이 난다. 대학교 때 차도 없이 뚜벅뚜벅 뚜벅이로 앙골 차게 제주도 여행을 했었는데 이 구름다리 하나만 보고도 신나고 설렜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이랑 제주도에 왔단 것도 그냥 제주도에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냥 신났었다. 다시 못 올 순수한 행복을 느끼는 20대 초반의 우리들이었다.
용연계곡을 볼 때마다 난 한반도를 떠올린다. 다리를 기점으로 반으로 나뉜 모습도 그렇고 주변 기형에 맞춰 휘어진 모습이 마치 한반도를 형상화시켜 놓은 곳이라고 늘 생각했는데 아무도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 공감받은 적이.... 하.... 언젠간 내 생각에 동의해줄 그 사람이 나타나기를... 하하하
제주도 공항과 가까워 돌아가는 날 시간이 남으면 잘 들리곤 하는 곳이다. 처음에 왔을 때는 중국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는데 언젠가부터 중국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중국 관광객들은 양날의 검날 같은 존재였는데 항상 어떤 때라도, 꼭 중국인이 아니라도 어느 한쪽에 너무 의존하다 보면 꼭 역풍을 맞게 되는 것 같다. 내수시장을 잘 만들어 늘 언제나 변함없이 사랑받는 제주도였으면 좋겠다.
웃지 못할 그 숙소다. 숙소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깔끔하고 아담해서 하룻밤 편하게 쉬다 가기 좋은 곳이다. 다만 내가 여기 갈 때가 문제였다. 네비가 알려주는 길 대로 가고 있었는데 그 시골 길들은 가끔 보면 외길이어서 오고 가는 차가 일반 통행인 곳들이 있다. 문제는 이게 일방통행 표시가 안 되어 있어서 어딘지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미 많이 들어온 상태에서 마주오는 차를 만났고 뒤로 후진을 하다가 사각지대에 있는 곳에 살짝 긁히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일정 다 취소하다시피 가서 수리를 했는데 인생에 비싼 경험을 치렀다고 생각한다.
보험을 들어 놓긴 했는데 내 차를 아닌 타인의 차를 긁은 게 처음이었고 옆에 친구도 있고 멘붕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어찌어찌 일은 잘 마무리했는데 아직도 이때를 생각하면 웃프다. 그래도 인생의 비싼 경험 한 번 치렀다 생각하고 남은 일정 즐겁게 보냈던 것 같다! 그래도 운전할 때는 늘 조심하자!! 차가 긁히는 걸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사람과 관련된 사고가 일어나면 정말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물론 아무 일도 안 일어 나는게 가장 좋은 일이다.
앞으로 제주도 여행 일정 들이다. 여러 번 제주도를 갔다 오면서 즐거운 일도 오늘 에피소드처럼 웃픈 일도 있었다. 일정 노선은 그냥 내가 가까운 곳 위주로 뭉쳐 놓은 거기 때문에 제주도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위치를 확인하고 여행 계획을 세워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