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여행을 하다 보면 여행 메이트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다. 나는 아직 여행 가서 와 이 사람이랑은 다신 여행 안 와! 이랬던 적이 없었는데 주위에서 들어보면 여행 함께 갔다가 손절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물론 나와 같이 갔던 친구들은 어땠는진 모르겠지만 그 뒤로 연락 안 끊고 잘 만나주는 거 보면 나름 괜찮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아무튼 여행은 즐겁고 설레고 기대되고 그런 거지만 또 한 편으론 너무 힘든 활동이기도 하다. 원래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노는 게 제일 힘든 법이라고.
그래서 나는 가끔 혼자서 여행을 가기도 한다. 지금은 혼자라는 게 많이 익숙해지기도 했지만 또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아직도 혼자서 여행을 갔다 왔다 그러면 외롭지 않으냐, 위험하지 않은냐 라는 질문이 많이 따라온다. 나는 여행을 간다고 해서 특별히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행을 혼자 갔기 때문에 외로운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혼자 집에 있어서 위험할 수도 외로울 수도 있다. 여행 가서 위험한 행동을 안하면 되는 것이고 혼자 있는 그 순간을 충분히 누린다면 혼자라서 외롭고 위험한 여행은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날 가능성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줄 필요 없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여행이라는 건 누구와 함께 가는지, 혼자 가는지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떤 마음으로 여행을 왔고 어떻게 받아들일 준비를 했는지가 더 중요한 거 같다.
해안도로 앞에 알록달록 가드레일이 생겨 인스타 사진을 타고 유명해진 곳이다. 인근에 카페도 있고 해서 잠깐 쉬었다 가기도 좋고 날씨 좋은 날은 뚜벅뚜벅 산책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 나는 갔을 때 너무 추워서 사진만 후다닦 찍고 왔다. 낭만도 날씨에 따라 호불호가 있는 법.
나는 도두봉이 굉장히 가볍게 산책 겸 갔다 오는 곳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좀 힘들었던 곳이다. 물론 막 오름들처럼 많이 걸어야 되고 올레길처럼 굽이굽이 걸어야 되는 곳은 아니었지만 약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지 않았던 곳이라 느낌적으로 좀 더 힘들었지 않았나 싶다. 해안 풍경부터 한라산까지. 날씨가 좋아서 제주도의 일급 풍경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요즘 이 항공 샷이 인스타에서 엄청 핫 한 것 같다. 예전에는 제주도에 비행기가 거의 5분의 한 대씩 떨어져서 찍기가 수월 했을 것 같은데 요즘은 코로나 사태를 맞아 항공편이 줄면서 20분에 한 대 정도 떨어지는 것 같았다. 특별한 주소가 있는 곳이 아니라서 그라나다 카페를 찍고 오면 된다. 그 카페 바로 위쪽 길이 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길이다. 한 사람씩 모두 찍기에는 1시간을 기다렸다 찍어야 하기에 여기에 오고 싶어 했던 친구만 찍어 줬다. 근데 비행기가 정말 가깝게 바로 위에서 찍혀 각도 잘 맞추고 구도 좀 잡고 찍으면 역대급 사진이 나올 것 같은 곳이다. 물론 그 정도의 열정과 끈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애월 해안도로에 있는 곳인데 애월 해안도로를 그렇게 많이 왔는데 여기는 처음 보는 곳이었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스쳐지나갔을 수도 있긴 한데 원래 유명했던 곳이라면 모를 리 없을 텐데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곳 같다. 염전 같은 곳이긴 하나 밑에 바닥은 돌로 되어 있고 테두리가 특이하게 되어 있어 유명해진 것 같다. 하지만 정말 사진에서 보이는 게 전부이니 이 사진 스팟을 원하지 않을 경우 그냥 스쳐 지나가는 걸 추천한다.
이때 제주도 갔을 때 중간 날이 비가 엄청 쏟아졌다. 정말 이렇게 갑자기 비가 와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비가 와 그날 일정 다 취소하고 급하게 실내 가볼만한 곳을 찾아서 간 곳이다. 원래 일정은 서귀포 중문 쪽이었는데 갑자기 제주시를 가게 되었다. 왕복 2시간 거리였지만 선택권이 특별히 많지 않아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냥 온 것치곤 나름 알찬 재미가 많았다. 무슨 5D 게임부터 얼음 썰매, 테마 포토존, 5D 영상까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아주 알찬 곳이 충분히 될 만한 곳이다. 특히 얼음썰매가 생각보다 스릴 있고 재밌다. 또 지나치게 길지 않아 금방금방 올라가서 탈 수 있어 딱 좋았다. 얼음으로 되어 있어 조금 추운 것 빼고는 동심으로 돌아가 신나게 썰매 타고 놀 수 있는 곳이었다.
이렇게 여행을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계획이 변경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이런 걸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과 여행을 하면 크게 힘들거나 짜증 나지 않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여행을 하면 손절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세상에 계획대로 모든 일이 다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 못하니깐 사람이 하는 일 아닐까?? 여행을 가서는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갖고 그 순간순간의 행복과 재미를 찾았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나와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도 행복하고 그 여행을 하는 당사자인 나 또한 더 행복한 기억으로 그 여행이 기억될 것이다.
제주도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간식 치즈케이크다. 케이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치즈와 빵이니 그냥 치즈케이크이라 하겠다. 평소에는 인기가 너무 좋아 진짜 오픈전부터 줄 서서 먹는 곳이고 한 사람당 한 박스 밖에 구입할 수 없는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갔을 때는 다행히 사람이 많이 없어서 줄도 안 서고 1인 1박스씩 살 수 있었다. 우리는 제주도 도착한 첫날에 사 먹으러 가서 여행하면서 다 먹었는데 진짜 치즈가 느끼하지도 않고 빵의 퍽퍽함도 1도 없이 역대급 간식이라며 먹었었다. 원래 돌아오는 날 들려서 사 오자고 했었는데 그렇게 맛있게 먹고 기억에서 잊혀 져서 사 올 수 없었다. 치즈케이크의 특성상 택배도 안된다고 해서 아쉽지만 다음 제주도 갈 때 다시 가서 사 먹는 걸 기약해야만 했다.
바다도 저마다의 특색이 있어야 한다는 걸 이 바다와 강릉 바다를 보고 생각하게 됐다. 사실 바다의 풍경은 어느 바다든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이 바다만의 특색이 있다면 사람들은 다른 바다보다 이런 바다를 찾게 되는 것 같다.
비단 바다만의 이야기를 아닐 것이다. 요즘엔 인터넷으로 방 안에서 검색만 하면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알 수 있고 쇼핑몰도 가격별, 성능별, 쿠폰별로 다 다르게 비교해서 검색하고 고를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런 시대에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재능 있는 사람들은 너무 많고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가끔 나는 너무 초라해 보일 때가 있다. 내가 이걸 좋아하고 하고 싶은데 이미 그 분야에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사실 내가 당장 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영향받을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란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남들과는 다른 나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 이색적인 무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발굴해야 하는 것 같다. 실력 있는 사람들은 너무 많고 그 실력 있는 사람들보다 나를 돋보이게 만들 무언가를.
그리고 아주 작은 거라도, 희미하게 보이는 무언가라도 찾았다면 그거에 자부심을 느끼고 나만의 방법으로 키워 나가면 좋지 않을까? 사실 나는 분야에 1등을 할 필욘 없다고 생각한다. 나를 찾아 주는 누군가, 그 소수의 누군가만 있어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어렸을 때는 무조건 뭐든 잘하고 최고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최고가 되야지만 인정받을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꼭 그게 다가 아니란 걸 많이 깨닫게 되었다. 최고는 아니지만 분명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처음엔 그렇게 만족하며 시작하는 게 당연한 것도 같다. 그렇게 조금씩 꾸준히 나를 가꿔 나가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또 한 편으론 많지 않아도 괜찮다고 느낀다(이게 무슨 말이냐). 세상 모든 일에 정답은 없다. 내각 생각하는 내 기준에 부합했다면 그게 정답 아니겠는가?
여기도 꽃나무와 코스모스가 예쁘게 핀 들판이 있어서 가을에 오면 참 좋을 곳이다. 유적지를 따라 산책할 수 있는 길도 잘 되어 있고 공원처럼 형성되어 있는 곳이라 사진을 찍으러 오기도, 그냥 조용히 힐링을 하러 오기도 혹은 이 유적지 자체에 대해 알아보러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제주도에 갔을 때 흑돼지 다음으로 많이 먹은 메뉴가 갈치조림인 것 같다. 사실 예전에는 갈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갈치조림이 너무 맛있는 거다. 특히 제주도 갈치. 제주도 갈치는 그 크기부터 정말 일반 시중에 파는 갈치와는 비교도 안 되는 것 같다. 회는 살짝 비린 것 같아 별로 좋아하지 않고 튀긴 것보다는 이렇게 조림으로 해서 칼칼하게 먹는 걸 좋아한다.
요즘 제주도 갈치조림 집은 통으로 하는 게 인스타에서 유행한 뒤로 그런 식당들이 많이 생겨나기도 하고 바뀌기도 하고 유명한데 이 곳은 집에서 하는 것처럼 정석대로 갈치조림이다. 국물이 많지 않고 정말 조림으로 나오는데 칼칼하고 짜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다. 제주 공항 근처라서 주로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아침으로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일찍 문 열기도 해서 아침 일찍 비행기 타고 도착해도 밥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이때의 이 일상이 이렇게 그리워질 줄 몰랐다. 애월 쪽에 있는 카페인데 정말 너무나도 힐링을 했던 곳이다. 친구랑 제주도 여행을 가서 카페 좀 가서 쉬자고 하고 애월 쪽으로 갔었다. 하지만 애월에 있는 모든 카페가 정말 들어가면 사람들 북적북적하고 애들 뛰어다니고 안 들어가도 스트레스받는 곳일 것 같았다. 겉에서부터 벌써.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풍겨져 나오는 분위기. 그렇게 하염없이 가다가 더 이상 갈 데가 없어 차를 돌려야 하는데 차도 너무 많이 와 그냥 골목으로 가자고 하고 골목길로 빠졌었다. 아주 작은 골목길을 지나 바다 해안이랑 닿아있는 길이 나왔는데 바로 그곳에서 만나게 된 카페였다. 사장님껜 죄송하지만 사람도 하나도 없었고 앞 창 유리를 모두 열어놔 바로 앞에 바다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테이블.
친구랑 고민하지 않고 그 카페로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이때 진짜 아침 6시 비행기 타고 간 거여서 밤새고 제주도에 도착했던 상황이었다. 너무 피곤하고 그랬는데 잠시나마 휴식을 선물해준 너무나도 고마운 카페였다. 정말 아무런 정보 없이 갔던 곳이라 찾기까지 온 로드맵을 다 뒤졌었다. 펜션이랑 같이 하는 곳으로 1층에 카페를 하시는 것 같았는데 다음에 날씨 좋을 날에 다시 한번 찾을 예정이다.
제주도에 이 더럭 분교장이 유명하지만 사실 다른 예쁜 초등학교들이 많다. 지금은 몇 군데 더 알려진 것 같지만 아직은 여기가 제일 유명한 것 같다. 평일에는 들어갈 수 없고 주말에 개방을 해 놓는데 운동장이 잔디고 건물이 너무 알록달록해 가족들이나 친구들끼리 많이 오는 곳인 것 같았다.
애월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하기에도 참 좋다. 드라이브하다가 좋은 곳이 나오면 차를 대고 이렇게 중간중간 내려서 풍경을 감상했던 것 같다.. 이제는 애월을 너무 많이 가서 특별히 드라이브를 하거나 찾아가진 않지만 가끔 여기를 달렸던 그때의 그 기분이 생각날 때가 있다.
하루빨리 이 바이러스가 종식되어 다시 예전의 그 일상들이, 아무렇지 않게 친구와 만나고 부모님과 여행 가고 했던 그 일상들이 나의 것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