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4

따로 또 같이

by eunjin

여행을 하다 보면 여행 메이트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다. 나는 아직 여행 가서 와 이 사람이랑은 다신 여행 안 와! 이랬던 적이 없었는데 주위에서 들어보면 여행 함께 갔다가 손절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물론 나와 같이 갔던 친구들은 어땠는진 모르겠지만 그 뒤로 연락 안 끊고 잘 만나주는 거 보면 나름 괜찮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아무튼 여행은 즐겁고 설레고 기대되고 그런 거지만 또 한 편으론 너무 힘든 활동이기도 하다. 원래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노는 게 제일 힘든 법이라고.


그래서 나는 가끔 혼자서 여행을 가기도 한다. 지금은 혼자라는 게 많이 익숙해지기도 했지만 또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아직도 혼자서 여행을 갔다 왔다 그러면 외롭지 않으냐, 위험하지 않은냐 라는 질문이 많이 따라온다. 나는 여행을 간다고 해서 특별히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행을 혼자 갔기 때문에 외로운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혼자 집에 있어서 위험할 수도 외로울 수도 있다. 여행 가서 위험한 행동을 안하면 되는 것이고 혼자 있는 그 순간을 충분히 누린다면 혼자라서 외롭고 위험한 여행은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날 가능성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줄 필요 없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여행이라는 건 누구와 함께 가는지, 혼자 가는지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떤 마음으로 여행을 왔고 어떻게 받아들일 준비를 했는지가 더 중요한 거 같다.






2020-12-31-21-01-06-153.jpg 무지개 해안도로

해안도로 앞에 알록달록 가드레일이 생겨 인스타 사진을 타고 유명해진 곳이다. 인근에 카페도 있고 해서 잠깐 쉬었다 가기도 좋고 날씨 좋은 날은 뚜벅뚜벅 산책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 나는 갔을 때 너무 추워서 사진만 후다닦 찍고 왔다. 낭만도 날씨에 따라 호불호가 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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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두봉

나는 도두봉이 굉장히 가볍게 산책 겸 갔다 오는 곳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좀 힘들었던 곳이다. 물론 막 오름들처럼 많이 걸어야 되고 올레길처럼 굽이굽이 걸어야 되는 곳은 아니었지만 약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지 않았던 곳이라 느낌적으로 좀 더 힘들었지 않았나 싶다. 해안 풍경부터 한라산까지. 날씨가 좋아서 제주도의 일급 풍경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2021-01-04-20-41-48-470.jpg 그라나다 카페

요즘 이 항공 샷이 인스타에서 엄청 핫 한 것 같다. 예전에는 제주도에 비행기가 거의 5분의 한 대씩 떨어져서 찍기가 수월 했을 것 같은데 요즘은 코로나 사태를 맞아 항공편이 줄면서 20분에 한 대 정도 떨어지는 것 같았다. 특별한 주소가 있는 곳이 아니라서 그라나다 카페를 찍고 오면 된다. 그 카페 바로 위쪽 길이 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길이다. 한 사람씩 모두 찍기에는 1시간을 기다렸다 찍어야 하기에 여기에 오고 싶어 했던 친구만 찍어 줬다. 근데 비행기가 정말 가깝게 바로 위에서 찍혀 각도 잘 맞추고 구도 좀 잡고 찍으면 역대급 사진이 나올 것 같은 곳이다. 물론 그 정도의 열정과 끈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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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엄리 돌 염전

애월 해안도로에 있는 곳인데 애월 해안도로를 그렇게 많이 왔는데 여기는 처음 보는 곳이었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스쳐지나갔을 수도 있긴 한데 원래 유명했던 곳이라면 모를 리 없을 텐데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곳 같다. 염전 같은 곳이긴 하나 밑에 바닥은 돌로 되어 있고 테두리가 특이하게 되어 있어 유명해진 것 같다. 하지만 정말 사진에서 보이는 게 전부이니 이 사진 스팟을 원하지 않을 경우 그냥 스쳐 지나가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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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테마파크

이때 제주도 갔을 때 중간 날이 비가 엄청 쏟아졌다. 정말 이렇게 갑자기 비가 와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비가 와 그날 일정 다 취소하고 급하게 실내 가볼만한 곳을 찾아서 간 곳이다. 원래 일정은 서귀포 중문 쪽이었는데 갑자기 제주시를 가게 되었다. 왕복 2시간 거리였지만 선택권이 특별히 많지 않아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냥 온 것치곤 나름 알찬 재미가 많았다. 무슨 5D 게임부터 얼음 썰매, 테마 포토존, 5D 영상까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아주 알찬 곳이 충분히 될 만한 곳이다. 특히 얼음썰매가 생각보다 스릴 있고 재밌다. 또 지나치게 길지 않아 금방금방 올라가서 탈 수 있어 딱 좋았다. 얼음으로 되어 있어 조금 추운 것 빼고는 동심으로 돌아가 신나게 썰매 타고 놀 수 있는 곳이었다.


이렇게 여행을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계획이 변경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이런 걸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과 여행을 하면 크게 힘들거나 짜증 나지 않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여행을 하면 손절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세상에 계획대로 모든 일이 다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 못하니깐 사람이 하는 일 아닐까?? 여행을 가서는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갖고 그 순간순간의 행복과 재미를 찾았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나와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도 행복하고 그 여행을 하는 당사자인 나 또한 더 행복한 기억으로 그 여행이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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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하멜

제주도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간식 치즈케이크다. 케이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치즈와 빵이니 그냥 치즈케이크이라 하겠다. 평소에는 인기가 너무 좋아 진짜 오픈전부터 줄 서서 먹는 곳이고 한 사람당 한 박스 밖에 구입할 수 없는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갔을 때는 다행히 사람이 많이 없어서 줄도 안 서고 1인 1박스씩 살 수 있었다. 우리는 제주도 도착한 첫날에 사 먹으러 가서 여행하면서 다 먹었는데 진짜 치즈가 느끼하지도 않고 빵의 퍽퍽함도 1도 없이 역대급 간식이라며 먹었었다. 원래 돌아오는 날 들려서 사 오자고 했었는데 그렇게 맛있게 먹고 기억에서 잊혀 져서 사 올 수 없었다. 치즈케이크의 특성상 택배도 안된다고 해서 아쉽지만 다음 제주도 갈 때 다시 가서 사 먹는 걸 기약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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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우테해변

바다도 저마다의 특색이 있어야 한다는 걸 이 바다와 강릉 바다를 보고 생각하게 됐다. 사실 바다의 풍경은 어느 바다든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이 바다만의 특색이 있다면 사람들은 다른 바다보다 이런 바다를 찾게 되는 것 같다.


비단 바다만의 이야기를 아닐 것이다. 요즘엔 인터넷으로 방 안에서 검색만 하면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알 수 있고 쇼핑몰도 가격별, 성능별, 쿠폰별로 다 다르게 비교해서 검색하고 고를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런 시대에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재능 있는 사람들은 너무 많고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가끔 나는 너무 초라해 보일 때가 있다. 내가 이걸 좋아하고 하고 싶은데 이미 그 분야에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사실 내가 당장 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영향받을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란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남들과는 다른 나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 이색적인 무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발굴해야 하는 것 같다. 실력 있는 사람들은 너무 많고 그 실력 있는 사람들보다 나를 돋보이게 만들 무언가를.


그리고 아주 작은 거라도, 희미하게 보이는 무언가라도 찾았다면 그거에 자부심을 느끼고 나만의 방법으로 키워 나가면 좋지 않을까? 사실 나는 분야에 1등을 할 필욘 없다고 생각한다. 나를 찾아 주는 누군가, 그 소수의 누군가만 있어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어렸을 때는 무조건 뭐든 잘하고 최고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최고가 되야지만 인정받을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꼭 그게 다가 아니란 걸 많이 깨닫게 되었다. 최고는 아니지만 분명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처음엔 그렇게 만족하며 시작하는 게 당연한 것도 같다. 그렇게 조금씩 꾸준히 나를 가꿔 나가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또 한 편으론 많지 않아도 괜찮다고 느낀다(이게 무슨 말이냐). 세상 모든 일에 정답은 없다. 내각 생각하는 내 기준에 부합했다면 그게 정답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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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두파리항몽유적지

여기도 꽃나무와 코스모스가 예쁘게 핀 들판이 있어서 가을에 오면 참 좋을 곳이다. 유적지를 따라 산책할 수 있는 길도 잘 되어 있고 공원처럼 형성되어 있는 곳이라 사진을 찍으러 오기도, 그냥 조용히 힐링을 하러 오기도 혹은 이 유적지 자체에 대해 알아보러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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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유리네

제주도에 갔을 때 흑돼지 다음으로 많이 먹은 메뉴가 갈치조림인 것 같다. 사실 예전에는 갈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갈치조림이 너무 맛있는 거다. 특히 제주도 갈치. 제주도 갈치는 그 크기부터 정말 일반 시중에 파는 갈치와는 비교도 안 되는 것 같다. 회는 살짝 비린 것 같아 별로 좋아하지 않고 튀긴 것보다는 이렇게 조림으로 해서 칼칼하게 먹는 걸 좋아한다.


요즘 제주도 갈치조림 집은 통으로 하는 게 인스타에서 유행한 뒤로 그런 식당들이 많이 생겨나기도 하고 바뀌기도 하고 유명한데 이 곳은 집에서 하는 것처럼 정석대로 갈치조림이다. 국물이 많지 않고 정말 조림으로 나오는데 칼칼하고 짜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다. 제주 공항 근처라서 주로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아침으로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일찍 문 열기도 해서 아침 일찍 비행기 타고 도착해도 밥 먹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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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카페

이때의 이 일상이 이렇게 그리워질 줄 몰랐다. 애월 쪽에 있는 카페인데 정말 너무나도 힐링을 했던 곳이다. 친구랑 제주도 여행을 가서 카페 좀 가서 쉬자고 하고 애월 쪽으로 갔었다. 하지만 애월에 있는 모든 카페가 정말 들어가면 사람들 북적북적하고 애들 뛰어다니고 안 들어가도 스트레스받는 곳일 것 같았다. 겉에서부터 벌써.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풍겨져 나오는 분위기. 그렇게 하염없이 가다가 더 이상 갈 데가 없어 차를 돌려야 하는데 차도 너무 많이 와 그냥 골목으로 가자고 하고 골목길로 빠졌었다. 아주 작은 골목길을 지나 바다 해안이랑 닿아있는 길이 나왔는데 바로 그곳에서 만나게 된 카페였다. 사장님껜 죄송하지만 사람도 하나도 없었고 앞 창 유리를 모두 열어놔 바로 앞에 바다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테이블.


친구랑 고민하지 않고 그 카페로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이때 진짜 아침 6시 비행기 타고 간 거여서 밤새고 제주도에 도착했던 상황이었다. 너무 피곤하고 그랬는데 잠시나마 휴식을 선물해준 너무나도 고마운 카페였다. 정말 아무런 정보 없이 갔던 곳이라 찾기까지 온 로드맵을 다 뒤졌었다. 펜션이랑 같이 하는 곳으로 1층에 카페를 하시는 것 같았는데 다음에 날씨 좋을 날에 다시 한번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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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초 더럭분교장

제주도에 이 더럭 분교장이 유명하지만 사실 다른 예쁜 초등학교들이 많다. 지금은 몇 군데 더 알려진 것 같지만 아직은 여기가 제일 유명한 것 같다. 평일에는 들어갈 수 없고 주말에 개방을 해 놓는데 운동장이 잔디고 건물이 너무 알록달록해 가족들이나 친구들끼리 많이 오는 곳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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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 해안도로

애월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하기에도 참 좋다. 드라이브하다가 좋은 곳이 나오면 차를 대고 이렇게 중간중간 내려서 풍경을 감상했던 것 같다.. 이제는 애월을 너무 많이 가서 특별히 드라이브를 하거나 찾아가진 않지만 가끔 여기를 달렸던 그때의 그 기분이 생각날 때가 있다.


하루빨리 이 바이러스가 종식되어 다시 예전의 그 일상들이, 아무렇지 않게 친구와 만나고 부모님과 여행 가고 했던 그 일상들이 나의 것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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