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혹은 익숙하지 않은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익숙했던 곳이 어느 날은 너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늘 보던 풍경, 아는 상점들이지만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처럼 하나도 익숙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 나에게는 제주도가 그런 곳인 것 같다. 자주 가보고 봐 와서 알고 있지만 갈 때마다 익숙하지 않은 느낌. 새로운, 내가 몰랐던 곳에 여행을 온 느낌. 비행기, 혹은 배를 타고 도착하는 순간 이상한 나라의 온 것처럼. 익숙하고도 낯선 그곳.
카페이면서 테마를 제대로 잡고 꾸며 놓은 곳이다. 안에 캠핑장도 있고 바닷가와도 맞닿아 있어 카페 이외에도 와 볼 만한 곳이었다. 물론 카페 자체만 놓고 봐도 각 테마별로 꾸며 놓은 룸이라던지 성이나 나무 그네 등등 포인트가 한 두 개가 아니다. 단순 인테리어 하나에 치중하지 않고 정말 제대로 테마 카페라는 주제를 접목시켜서 너무나도 이색적인 카페였다. 단순 인테리어 카페에 흥미를 잃었다면 제주도의 성산 드르쿰다를 가보는 걸 추천한다.
사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이 있었는데 아침 일찍 문을 안 연다고 하여 급하게 다른 곳을 찾아봤다. 가까운 곳에 보말칼국수집이 있어서 뜨끈하게 먹으러 갔었다. 남들이 다 칼국수를 먹을 동안 나는 죽을 시켜 먹었는데 보말죽은 처음이었는데 되게 고소하고 맛있었고 속 안 좋은 날 먹기 딱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아침 일찍 오픈하기 때문에 일찍 일정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찾기 좋은 식당이다.
해물라면으로 유명한 3대 해녀의 집이라고 해서 갔었는데 사실 다른 음식들은 다 별로 였다. 라면은 해물이 이렇게 들어갔는데 사실 맛없다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하고 라면도 제대로 못 끓이는 음식점은 접어야 하지 않겠나? 왜 유명한지는 모르겠으나 제주도에 이 정도 퀄리티의 음식점은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곳에 갔다가 라면 먹으러 갈 순 있겠으나 찾아가는 건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귤 껍질을 말리는 곳으로 이색적인 풍경이 예쁜 곳인데 사람들이 많아와서 그런지 이제 출입하는 걸 막아 놨다. 이게 가장 가깝게 가 찍을 수 있는 거였는데 갔을 때가 해지고 비 오는 날이어서 이게 최선이었다. 영혼까지 끌어 모아 보정으로 어떻게 해 보았으나 아쉽긴 하다. 들어갈 순 없어도 날씨 좋은 날 간다면 바다와 풍경이 정말 예뻤을 것 같은 곳이다.
제주도 하면 동백꽃 아닐까? 요즘은 워낙에 유명한 동백꽃 군락이 많이 생겼지만 예전에는 이렇게 유명한 곳들이 많이 없었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요즘 동백 포레스트?라는 곳이 핫하다고 하는데 나는 다른 곳을 가보았다.(?) 위미리 동백꽃 군락지라는 곳인데 부지가 정말 넓진 않지만 충분히 한 바뀌 돌면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만큼의 크기이고 동백꽃 나무들도 너무 예뻤던 곳이다. 무엇보다 주차장도 잘 되어 있어 차 가지고 가기도 좋았던 곳이다.
동백이란 꽃은 참 시리면서도 화려한 꽃이다. 모든 식물들이 새로운 꽃봉오리를 틔울 준비를 할 때 누구보다 화려하게 피어나는 꽃이다. 붉은 꽃의 동백. 장미처럼 도도한 느낌은 없지만 동백꽃만의 아늑함이 있다. 꽃 이름마저도 동백인 동백꽃. 다른 꽃들과는 다른 계절을 선택한 너의 선택. 그렇기에 더욱 사람들의 뇌리에 남고 특별한 존재인 것 같다.
이 날 아침부터 비가 엄청 왔는데 끝까지 우산을 사지 않고 갔던 곳.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으나 진짜 비가 옷이 젖을 만큼 제법 많이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한반도 모양을 찾겠다고 진짜 열심히 걸었던. 그냥 주소만 치고 가서 저게 어디쯤에 있는지 몰라서 하염없이 걸었는데 내가 갔던 곳 기준 화장실 있는 부분에 정확히 있었다. 무슨 오두막 있는 곳에 주차하고 걸어갔었는데 한 600m 정도 걸었던 것 같다. 비는 왔지만 비가 와서 좀 더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고 생각해 본다.
원래는 다른 곳의 고기국수를 먹으러 갔었는데 문을 열지 않아서 급하게 이 곳으로 갔다. 사실 나는 고기국수의 큰 다른 점을 못 느껴서 그랬는데 같이 먹은 친구들은 그냥 그랬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가격 대비 나쁘지 않고 식당이 일찍 문을 열어 일찍 일정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곳이다.
섭지코지는 갈 때마다 조금씩 다른 느낌인 것 같다. 제주도에 올 때마다 일행들이 섭지코지를 안와 봤다고 해서 여러 번 왔었는데 계절마다 느낌 다르고, 시간마다 분위기가 다른 곳이다. 무료입장인 곳이라서 안 와본 사람들은 한 번쯤 와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요즘에는 원형의 그네 같은 게 생겨서 핫플이 돼가고 있다. 기존의 관광객들에 만족하지 않고 더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는 섭지코지. 칭찬한다.(?)
이 식당은 맛집이나 뭐 그런 걸 알고 갔던 곳은 아니다. 성산일출봉을 다녀왔는데 너무 힘들고 배고파서 당장 뭘 먹어야겠다는 의지만 있었을 뿐이다. 그때 딱 눈에 들어왔던 곳이 바로 이 식당이다. 식당이 주르륵 있는데 이 집만 유독 사람이 바글바글 했다. 오, 저기가 맛집인가 보다 하고 들어가서 우린 해물뚝배기를 시켜 먹었다. 특유의 해물 단맛과 칼칼함이 맛있었던 곳인데 여기 시그니쳐 메뉴는 갈치조림이라고 한다. 해물뚝배기도 뭐 나쁘지 않았기에 그냥 먹고 나왔는데 사진만 보면 진짜 맛없게 보인다. 근데 이 집이 비주얼이 좋은 곳은 아니기에 인스타나 사진에 더 의미부여를 하는 사람들은 비주얼을 겹 비한 곳을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성산일출봉 하면 슬픈 기억이 떠오른다. 사실 이렇게 올라가는 곳인 줄 모르고 패기롭게 도전했던 곳인데 갔다 와서 일주일 여행하는 내내 다리 통증으로 인해서 제대로 다니질 못했다. 계단이나 턱에 올라가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심지어 이때는 살이 쪘을 때도 아니고 체력이 약했을 때도 아니었는데 셋 중 두 명이 다리 통증으로 고생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때는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웃으면서 다녔다. 지금 같으면 일정 다 취소하거나 차에 남아서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고 있었을 텐데 20살 초반 때 나는 패기롭고 열정이 지금보다 가득했다. 사실 이때 여행이 수학여행 겸 갔던 여행이다.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온갖 질병으로 수학여행, 졸업 여행 하나도 못 갔는데 그게 한이 되어 대학생 되자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우리끼리 못 갔던 여행이라도 가자며 계획했던 여행이다. 원래는 인원이 더 많았는데 일정이 다 맞추기가 어려워 날짜 정해놓고 갈 수 있는 사람만 참여했는데 아이러니하게 이들하고만 아직까지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
다른 친구들과 사이가 안 좋은 건 아니다. 다른 친구 결혼식 때 만나면 웃으면서 잘 지내냐 묻고 잘 이야기하다가 온다. 하지만 사적으로 먼저 연락하지 않는 뭔지 알겠나? 고등학교 때는 한 무리라는 개념으로 그냥 뭉쳐 다녔는데 대학생이 되고 어른이 되니 이젠 정말 연락하는 친구들이랑만 연락을 하게 되더라. 사실 나는 쫌 내향적인 성격이라 시끌벅적하거나, 모두 다 같이!!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소수더라도 정말 편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소소하게 재밌게 노는 걸 좋아하는데 고등학교 때는 그게 잘 안됐지만 나이가 들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 반갑고 즐겁지만 딱 거기까지 라면 지금 나와 만나고 있는 친구들과는 알 수 없는 끈끈함으로 이어져 자주 연락을 못하더라도 무슨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안부를 전하고 달려가게 되는 것 같다. 사람 관계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스트레스받고 힘든 일이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딱 내 사람 챙기면 그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두루두루 다 잘 지내고 모난 구석 없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세상 살아보면 그게 참 쉽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 속에서 스트레스받고 상처 받지 말고 포기할 건 포기하고 내가 정말 잘해야 될 사람들만 챙겨서 가는 게 현명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나도 학교 다닐 때 흔히 말하는 인싸 친구들을 부러워했었다. 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할까 하는 속상함도 있고 은근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하지만 사람마다 다 고충이 있는 법이고 그 친구들이 그렇게 사람을 사귄다면 나도 나만의 방법으로 사람을 사귀고 곁에 둘 수 있다는 걸 나이가 드닌 깐 깨닫게 되었다. 학교 다닐 때는 그 작은 집단에 속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필사적이었다면 나이가 들면서는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 같다. 뭐가 정답이라고 단정 할 순 없지만 분명한 건 내가 힘들고 불행한 건 정답이 아니라는 거다.
여기는 알려진 맛집은 아니고 게스트하우스를 갔을 때 게스트하우스에서 소개해 준 곳이다. 마을 이장님이 운영하는 곳으로 밤에 가면 항상 이장님과 지인분들이 파티를 벌이는 곳이다. 그래서 파티 음식을 항상 얻어먹곤 했는데 그만큼 친절하고 후한 인심이 일품인 곳이다. 가격도 일반 제주도 물가에 비하면 절반 수준의 가격이다. 물론 흑돼지는 아닌 건 같긴 한데, 뭐가 중요할까. 맛만 있음 되는 것 아닌가? 그냥 가성비 좋은 곳에서 고기 먹고 싶을 때 가면 좋다. 사장님의 파티 음식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