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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Feb 17. 2021

충남 #예산 여행2

천안 밑에 거기!

예산은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긴 하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는 곳이다. 가서 뭐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충분히 1박 2일 정도는 즐길 것도 먹을 것도 있는 동네다. 산업단지나 도청이 들어오기 전에는 공기도 좀 더 좋고 그랬지만 환경과 인간과는 친해질 수 없는 평행선이라는 걸 우리 동네를 보며 깨달았다. 사람이 편해지면 질수록 환경은 안 좋아지고 자연은 빌려 쓰고 가는 거기 때문에 적당히 써야 한다고 하는데 그게 맘처럼,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되는 것 같다.


갑자기 환경 이야기가 나왔는데 오늘은 예산에 익숙하고도 익숙하지 않은 곳들을 소개해 볼까 한다. 유명하지만, 들어는 봤지만 했던 그곳들! 간접체험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수덕사

사실 우리나라에는 어딜 가든 절이 있다. 작은 절이냐, 큰 절이냐, 역사적 의미가 있냐, 유명하냐 등등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수덕사는 역사적 의미와, 건축 양식적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4대 총림의 하나인 덕숭총림이 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렇다 보니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관광지의 의미로 많이 방문하는 곳 중에 한 곳이다. 너른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와 등산로로 이어지고 있어 절의 느낌과 더불어 자연에 있는 기분이다. 한적하면서도 마음의 위로나, 기대고 싶은 게 있을 때 찾으면 좋은 곳이다.







예당조각공원

사실 예산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관광지가 예당저수지다. 이곳은 예당저수지 뒤편에 있는 조각공원이다. 엄청 넓고 볼게 많은 곳은 아니지만 적당히 한적하게 한 바퀴 돌아보며 여유를 갖기 좋은 곳이다. 봄에는 이 주변에 벚꽃이 피기 때문에 작은 꽃구경은 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예당저수지

사실 예당저수지는 유명한 곳이긴 한데 사람들이 엄청 많이 찾는 곳은 아니었다. 물론 상대적으로 다른 곳보다야 당연히 많이 찾긴 하지만 사람이 북적이는 곳은 결코 아니었다. 근데 이번에 출렁다리가 생기고, 저수지 둘레길이 생겼는데 그 여파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시간에 가도 사람이 복작이는 걸 볼 수 있었다. 심지어 평일 낮에... 평일 낮에 다들 일 하러 안 가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지어 여기에 처음 출렁다리가 생겼을 때는 혼돈의 카오스였다. 나는 집이 가까워서 늘 언제고 잘 가던 곳이기도 하고 타 지역 사람들이 오면 꼭 같이 가는 곳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갔었는데 웬걸... 10분이면 갈 거리를 2시간이 걸려서 갔었다. 여기가 외길이라서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도 없고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그렇게 밀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본가에 있을 때 운동한다고 많이 갔었는데 추억의 잘소가 된 곳이다. 주변에 카페도 많고 산책하기 좋아서 점심 먹고 카페 갔다가 한 바퀴 돌아보면 좋을 것이다.

밤에 가면 이렇게 레이저쇼도 볼 수 있다. 평일도 하고, 주말도 하는 것 같은데 보통 해가 지면 하기 때문에 8시 정도에 시작했던 거 같다. 주말은 하루에 3번? 평일은 2번 하는데 생각보다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처음 가면 약간 움찔하게 된다. 제일 잘 보이는 곳은 다리 위에서 보는 게 정 중앙이라 제일 잘 보인다. 처음에는 멋 모르고 대각선 위쪽에서 봤는데 보이긴 잘 보이지만 전체적인 레이저쇼는 볼 수 없었다. 시행착오 끝에 다리 위 정면에서 보는 게 가장 잘 보이는 거라는 걸 알고 집에 갈 때는 종종 보러 가는 편이다.








전망대

출렁다리가 한눈에 보이는 곳인 카페다. 인테리어가 예쁘고 그런 곳은 아니지만 이 뷰 하나로 다 괜찮아지는 느낌이다. 나는 여기 가면 팥빙수를 먹는 편이다. 사실 다른 음료는 안 먹어봐서 잘 모르겠다. 팥빙수는 약간 고 전적인인데 달달하고 새콤한 것이 맛있다.






뜨끈이 집

예산에 오래된 국밥집이다. 얼마나 오래됐냐면 한 30년 정도는 넘은 것 같다. 지금은 돈 벌고 건물 지어서 깔끔한 외관이지만 옛날에 갔을 때는 굉장히 허름한 시골 국밥집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늘 사람이 많은 곳이었다. 덕산온천 지역에 있는 곳이라 어렸을 때는 엄마랑 목욕탕 갔다가 꼭 들리던 국밥집이었다. 지금은 자주 가지는 않는데 지금도 가끔 가족들끼리 종종 가곤 한다. 반찬이 화려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뭔가 어렸을 적 먹었던 기억, 그때 인심이 생각나는 곳이다. 선지 해장국 좋아하는 분들은 가서 먹어보길 추천한다.







가야산

등산을 좋아하긴 하는데 워낙에 겨울에 움직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설산에 가본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서울 살 때 진짜 눈이 너무 많이 와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날이 있었다. 그날 무슨 바람이 분 건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산에 가고 싶어 아차산에 갔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너무 어두워 끝까지 가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끝까지 가서 보고 왔다! 완전히 눈이 촤악~~ 덮인 건 아니었지만 충분히 설산의 분위기를 느끼고 올 수 있었다. 물병 하나 들고 추적추적 올라가다가 아저씨 한 분을 만났는데 혼자 여기 왔냐며 초콜릿을 엄청 주셨었다. 받은 초콜릿을 하나씩 까먹으면서 마저 등산을 했었는데 이날의 산의 풍경은 잊을 수 없다.


설산에 올라가는 건 두배로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의 값진 풍경을 얻고 오는 것 같다. 실제로 이날 거의 굴러서 내려왔던 구간도 있다. 길이 미끄러워서. 다음에 다른 기회가 된다면 겨울 설산을 한 번 더 오르고 싶다. 내 체력이 허락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서...... 하하하하하


나는 등산을 갈 때는 누구랑 같이 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내 한 몸 이끌고 올라가기도 벅차고 힘든데 누군가의 보폭까지 맞추고 신경 쓰면서 간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등산 갈 때는 철저히 혼자서 가는데 뭔가 등산하고 내려오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 같아 뿌듯하다. 힘들고 또 힘들지만 해냈다는 생각. 조금만 더 하면서 멈추지 않고 끝까지 해냈을 때의 그 성취감. 오롯이 혼자 해냈다고 생각하면 더 만족감이 큰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좋은 날에 산 한 번 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 풍경을 직접 볼 수 있는 사람은 직접 저기까지 가본 사람만이 볼 수 있는 거 아닌가!








용봉산

용봉산은 산맥이 예산과 홍성에 걸쳐 있는 산이다. 세심천이라는 곳의 입구로 올라가면 수암산을 거쳐 용봉산으로 가게 돼 있고 정식 입구로 가면 바로 용봉산부터 시작이다. 처음 여기를 혼자 갔던 건 대학교 때다. 대학교 4학년 때 시간은 남아돌고 집에만 있기 뭐해 운동이라도 하자는 마음에 가게 되었다. 근데 그때는 500m 올라가는 게 정말 어렵지 않았다. 어? 벌써 다 왔다고? 생각보다 별로 안 힘드네. 했었다. 그러고 나서 정확히 3년 뒤 첫 직장을 그만두고 집으로 와서 살도 많이 찌고 운동이나 해야겠다!라는 생각에 이 산을 다시 갔었는데 웬걸.. 시작하는 입구, 산 타기 전 그 입구까지 가는 것만으로도 죽어버릴 것 같았다.. 진짜 몸이 많이 상했다는 걸 느끼고 절망했었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고작 이거 걸었다고 이렇게 숨이 차다니. 


그때 반성하고 쫙 뺐어야 했는데 그러진 못했고 그때부터 자각을 좀 하고 띄엄띄엄 이 지만 운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몸은 정말 관리해야 하는 것 같다. 꼭 다이어트로 살을 빼거나 하지 않더라도 그냥 건강한 몸을 유지하려면 적당한 운동은 필수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에는 등산 어떤가?? 







유양창고

한 번은 본가 근처로 친구들이 놀러 온 적이 있었다. 어디 갈 거냐고 물어 보닌 깐 여기를 간다고 이야기했었다. 그래서 예산에 그런 곳이 있음????? 이랬는데 이젠 나의 단골이 되어 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인테리어 이런 거 보다 빵이 너무 맛있어서 주기적으로 가는 중이다. 음료 맛도 나쁘지 않고 인테리어도 주변에서 보기 드문 곳이다 보니 남녀노소 정말 많이 찾는 곳 중에 한 곳인 거 같다. 미래에 카페 창업을 꿈꾸는 1인으로써 눈여겨보고 있는 곳 중에 한 곳이다.







충남도서관

헤이리 예술마을에 도서관이 있다면 이곳에도 도서관이 있다. 도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으로 세련되고 모던한 인테리어와 주변 환경이 눈에 띄는 곳이다. 여름에는 2~3살 애기들이 놀 수 있는 아주 작은 풀장도 있고 도서관이 공원과 연결되어 있어 공부하다, 책 읽다 지루하면 잠깐 나가 산책하기도 좋은 곳이다. 도서관 내에 식당도 있고 카페도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들어와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갈 수 있는 곳이다. 책을 좋아하거나 이색적인 도서관, 북카페에 오는 걸 좋아한다면 추천하는 곳이다.








홍예공원

도서관 바로 옆에 있는 공원이다. 공원 규모가 생각보다 정말 커서 운동하기도 좋고 그냥 산책하기도 좋다. 낮에는 아이들이랑 피크닉 오는 것도 종종 보곤 하는데 아무래도 요즘엔 그런 것도 사실 쉽지 않은 분위기다. 또 이 옆에 커다란 꽃밭이 있는데 계절별로 꽃을 바꿔 심어놔 구경하는 맛이 쏠쏠한 곳이다.







예당장어

예당저수지가 관광객이 몰리면서 대란이 일어난 게 식당이다. 사실 이 주변에 놀러 와 보면 알겠지만 딱히 식당이 많이 없다. 그렇다 보니 예산 읍내 쪽이나 식당 주변으로 몰리고 있는데 이왕 여행 온 거 든든한 몸보신 한 번 하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가?? 예당 장어는 정식으로도 메뉴가 있는데 1인 18000원 정도면 한상 푸짐하게 장어정식을 먹을 수 있다. 우리 가족은 가면 늘 이걸 먹는데 맛있게 먹고 오는 집 중에 한 곳이다. 사실 나는 가시 있는 생선 종류를 잘 못 먹는다. 하지만 상추쌈 뇸뇸해서 먹으면 잘 느껴지지 않아 드물게 잘 먹는 곳 중에 한 곳이다. 양념도 너무 강하지 않아 장어 본연의 맛과 적절히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대흥 어죽

예산의 지역 음식인 어죽이라는 음식이다. 추어탕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또 어떻게 보면 전혀 다른 음식이다. 어죽은 칼칼한 게 특징이며 안에 면과 밥을 같이 넣어 끌인 음식이다. 어죽이란 건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이 비주얼의 어죽은 어디에서도 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타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은 어죽을 처음 접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추어탕을 잘 먹는다면 아마 어죽도 무리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1. 대흥식당 2.전망대 3.예당저수지 4.예당장어 5.의좋은형제공원 6.용봉산자연휴양림 7.충남도서관

8.유양창고 9.수덕사 10.가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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