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이런 곳이?
내가 밑으로 내려오기 전까지는 포항에 유명한 건 호미곶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TV에서도 가장 많이 나온 곳이고 특별히 그것 외에 나온 걸 보지 못했기도 했고 내가 포항으로 이렇게 자주 가게 될 줄도 몰랐었다. 하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거라고 난 이렇게 먼 곳으로 거주지를 옮기게 됐고, 포항도 상대적으로 한 시간 안팎으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곳이 됐다.
처음에 경주로 이사 오고 거의 격주로 친구들이 왔었는데, 매번 다른 친구들이 오다 보닌 깐 더 이상 경주에 가고 싶은 곳이 없어졌다. 정말 경주를 소개하는 SNS, 책, 기사 등등에 나온 곳은 다 다녀온 것 같았다. 그래서 경주에 와봤던 친구들과는 근교 도시로 가기 시작했다. 그중에 가장 많이 갔던 곳이 부산, 포항이다. 울산도 갔었는데 울산은 관광지마다 거리가 멀어 뭘 보긴 좀 어려운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곳이다. 근데 포항은 생각보다 정말 갈 곳이 많고 관광지마다 거리가 그렇게 먼 것도 아니어서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로 여행을 오기 정말 좋은 것 같았다.
오늘은 포항에서 새롭게 핫해진 곳들 위주로 소개해 보겠다.
여기는 사실 바다 뷰를 보는 것 외에는 별로 할 게 없는 곳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근데 가서 바다를 보고 있으면 왜 사람들이 굳이 여길 찾는지 알 것도 같은 기분이다. 탁 트인 바다 전망과 한 뼘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뷰는 좀 다른 느낌이기도 했다. 또 멀리서 전망대가 있는 바다를 바라보는 것 또한 나름 이색적인 풍경인 곳이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면 무조건 가봐야 할 카페다. 카페와 웨딩촬영장이 같이 있는 곳인데 웨딩촬영 없는 날은 자유롭게 사진 찍기가 가능한 곳이다. 나는 그냥 적당한 곳인 줄 알았는데 이런 촬영장인 줄 알았으면 엄청 샤랄라 한 옷을 입을걸... 이라며 엄청 안타까워했었다. 웨딩촬영장이다 보닌 깐 되게 푸릇푸릇하고 깨끗하고 그런 곳이다. 셀프 웨딩 촬영이나 커플 촬영을 하기에도 좋은 것 같았다. 다만 웨딩 촬영이 있을 경우에는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을 좀 여유 있게 잡고 가면 좋을 것 같다.
포항에서 정말 새롭게 핫한 곳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다만 정확한 좌표가 찍히지 않고 지명이 없어 네비로 찾아가기 좀 애매하다. 실제 우리도 칠포 오토캠핑장을 찍고 갔는데 못 찾아서 캠핑장 사장님 매점에서 간식하고 위치를 다시 확인했었다. 다행히 차로 1분 거리도 안될 만큼 가까워 바로 다시 올 수 있었다. 차를 밑에다 대고 한 15분 걸어서 올라와야 한다. 여긴 주차 공간도 넉넉지 않기 때문에 눈치 싸움이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올라오면 바다와 산 뷰를 동시에 볼 수 있고 정말 탁 트인 뷰이기 때문에 너무 좋다. 뷰에 목숨 거는 나와 지인들은 환장(?)할 곳이다. 나는 갔을 때 돗자리와 담요, 블루투스, 간식을 사 가지고 올라갔는데 바람이 몹시 불어와 오래 있긴 힘들었다. 사진을 보면 담요를 내가 온몸으로 누르고 있는 중이다. 날아가지 않게. 혹시 모르니 치마는 안 입고 오는 게 좋을 것 같다. 입고 온다면 아주 긴 롱 펄럭이지 않는 그런 치마를 입으면 좋을 것 같다. 여기 주소가 궁금하면 쪽지나 댓글을 남겨주길 바란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조금 검색하면 다 있을 것 같지만 혹시 못 찾는다면.
근처에 유명한 횟집이라고 한다. 바다를 보며 먹을 수 있는 곳인데 바람이 너무 불어 회 보다 먼저 물 벼락을 맞을 수 있을 것 같아 조용히 안에서 먹었다. 회는 정갈하고 깔끔하게 나왔다. 스키나 밑반찬이 휘황찬란한 건 아니었지만 적당히 가성비 있고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기가 동백꽃필무렵 촬영지로 드라마가 뜨면서 이 장소도 같이 뜬 것 같다. 근데 이날 커플 스냅사진을 찍으러 간 거였는데 아무도 드라마를 안 봤다는 게 함정. 비록 드라마는 아무도 보지 않았지만 유명한 장소는 다들 알았기에 잘 찍고 왔다. 까멜리아 카페는 내부도 예쁜 것으로 알고 있어 가 보고 싶었으나 내가 갔을 때 내부 공사 중으로 들어갈 수 없어 앞에서만 사진을 찍고 나왔다. 거리는 드라마 모습 그대로 있고, 그때 그 시절을 느낄 수 있는 골목 거리여서 한 바퀴 둘러보기 좋았던 곳이다. 근데 주말에 가니 사람이 정말 생각보다 많았고 여기가 그 대게로 유명한 항구여서 부모님 세대, 가족단위, 관광객이 삼위일체 되어 굉장히 복잡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호미곶 가기 전에 바닷길로 해서 해안 둘레길이 있다. 생각보다 정말 길게 쭉 연결 되어 있어서 다 걸어 보지는 않았는데 중간중간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있어 원하는 곳에서 시작하면 될 것 같았다. 나는 시작점에서 시작했는데 여기서 한 이유는 딱히 없고 일단 네비가 알려줬고, 주차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시작했다. 날씨 좋은 날은 밥 먹고 가볍게 산책하기 좋을 것 같았다. 나는 공복이라서 오래 산책할 마음이 없어 적당히 둘러보고 급히 밥 먹으러 갔었다... 하하
사실 포항에서 제일 유명한 곳이지만 가기가 애매한 위치에 있다. 얘만 혼자 동 떨어져 있어 사실 다른 관광지랑 같이 가려면 엄청, 뭐랄까 돌아가야 된다고 해야 되나? 칠포 오토캠핑장까지는 거기에 몰려 있고 호미곶은 지도상 꼬리 모양으로 엄청 뱅글뱅글 돌아서 끝까지 들어가야 되는 위치에 있다. 그렇다 보니 다른 곳 갈 때 여기는 자연스럽게 스킵하게 된다. 물론 여기만 와서 찍고 회 먹고 간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정말 가기 애매한 위치에 있는 곳이다. 나도 당일치기로 갔을 때는 안 왔던 곳이고 여기만 따로 동선을 짜서 왔었다.
고전의 여행을 좋아한다면 호미곶을 중심으로, 새로운 핫플레이스를 원한다면 위쪽을 중심으로 여행 계획을 짜 보면 좋을 것 같다.
7.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