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자적 힐링
우리나라에는 고성이라는 지명을 가진 곳이 두 곳이다. 강원도 고성, 경남 고성. 이름은 똑같지만 위치한 곳은 정반대다. 끝과 끝에 있는 고성이라는 두 곳. 지난번에는 경남 고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오늘은 강원도 고성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강원도 고성은 작지는 않지만 시골마을이다. 속초와 붙어 있어 고성과 속초를 왔다 갔다 하기에도 좋지만 차가 있어야 한다. 차가 없으면 교통이 편한 곳은 아니어서 다니기 좀 불편한 동네다. 나는 여행간 날이 비가 오는 날이라서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이래저래 잘 다녔던 날이었다. 사실 강원도나 경남 둘 다 너무나도 먼 곳이라 선뜻 가보자! 하는 이야기는 안 나오는 곳이다. 하지만 나는 둘 다 좋은 여행지였다고 생각한다. 경남 고성은 관광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선호할만한 곳이고 강원도 고성은 힐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선호할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천천히 강원도 고성 언택트 여행을 해보자!
여기 카페는 강원도 속초에 있는 곳이다. 점심을 원래 고성에 있는 곳에서 먹기로 했었는데 느낌이 싸해 가는 길에 전화를 하니 10년 만에 처음 쉬는 날이라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급히 다른 식당을 알아보게 되었고 그게 속초에 있는 거라서 가서 밥 먹고 이 카페를 들리게 되었다. 카페 분위기나 인테리어가 독특하고 예쁘게 잘 되어 있지만 마른하늘에 비가 주룩주룩 오는 중이었고 사람도 너무 많은데 야외 자리를 앉을 수가 없어 그냥 나오게 되었다. 정말 그냥 찍고만 왔다. 아쉽긴 했지만 그냥 와보고 싶었던, 궁금했던 곳에 방문했다 생각하고 돌아 나왔다.
고성 여행을 가서 들리게 되는 필수코스 중에 한 곳이다. 이날 가기 전부터 비 온다는 소식이 있어 우비를 엄청 검색해서 사갔다. 우비를 입더라도 우비 같지 않은 우비를 입어주겠다!라는 마음으로 친구랑 같이 샀던 우비다. 그냥 롱 바람막이 같은 것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다행히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우비만 입고도 충분히 잘 다닐 수 있었다. 라벤더 팜은 규모가 큰 곳은 아니었지만 그냥 적당히 라벤더 구경하기 좋은 곳이었다. 한쪽은 라벤더고 다른 한쪽은 다른 게 있고 그것 외에 꽃과 작은 나무숲이 있어 한 적한 산책 장소로도 좋았던 곳이다. 하지만 규모가 큰 것이 아니기도 하고 입장료가 따로 있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속초에 있는 만석찜가라는 곳이다. 해물찜이 유명한 곳인데 가격은 관광지 가격이다. 동네에서 먹는 해물찜보다는 조금 비쌌던 것 같지만 맛은 괜찮았다. 사실 난 해물찜 맛이 특별히 어디가 너무 맛있었다고 느낀 적이 별로 없어 그냥 맛없는 수준, 못 먹을 수준만 아니면 그냥 다 적당히 먹는 편이다. 이 곳 음식도 적당히 칼칼하고 매콤한 것이 양념 맛이 나쁘지 않았고 문어 한 마리가 다 들어갔는데 문어가 찔기지 않고 완전 쫀득쫀득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원래 고성에서 하루는 풀빌라에서 놀고 다음날은 스노클링을 하려고 했었다. 그래서 스노클링 장비까지 다 사갔는데 비는 그쳤지만 강풍이 불어서 스노클링은 할 수 없었다. 강원도에 스노클링 가능한 바다와 해변이 있었는데 가 봤자 못할 것 같아 이 곳으로 왔다. 여기 바로 앞에 SNS에서 엄청 유명한 카페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다른 곳에 가기로 되어 있어서 그냥 카페가 여깄구나만 보고 왔다. 능파대는 깨끗한 동해 바다와 바위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날씨가 좋았으면 발이라도 담가 봤겠지만 그럴 수 없어 좀 아쉽긴 했다.
우리가 풀빌라에서 놀기 위해 선택했던 라헨느h 풀빌라 펜션이다. 사실 내가 간 날이 굉장히 어중간한 평일이라서 사람들이 많을 줄 몰랐는데 가보니 이미 만실이었다. 그중 우리는 4층에 배정을 받았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 짐 옮기는 건 좀 어려웠다. 하지만 사장님들이 엄청 친절하셨고 조식도 각각 방에서 먹을 수 있게 챙겨 주셔서 좋았었다. 하지만 온수풀이 안돼서 날씨가 추운 날은 풀을 이용하기 좀 어려울 것 같았다. 그리고 야외에 있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에도... 하지만 우리는 그 비가 오는 와중에도 이 것 때문에 왔는데 안 하고 갈 수 없다면 꿋꿋이, 끝까지 여기서 튜브 타고 놀았다. 대신 풀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닌데 생각보다 깊다. 아이들이 와서 놀기에는 수심이 너무 깊었고 성인 2명이 놀기 딱 좋은 곳이었다. 방으로 개별로 풀장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섞여서 놀지 않아도 되고 물도 그때그때 갈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은 좋았었다. 숙소도 복층으로 되어 있어 1층에서 먹고 수영하고 놀고 2층에서 자면 되는 구조라 섞이지 않아 만족했었다.
여기는 숙소 근처에 있는 카페다. 바로 앞에 바닷가고 베이커리도 같이 팔고 있어 브런치를 먹으러 오기도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던 곳이다. 또 루프탑도 있어 날씨가 좀 좋은 날은 루프탑에서 동해 바다를 보며 유유자적 힐링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간 날은 바람이 너무 불어서 뭐 밖에서 해볼 수가 없었다.
여기가 원래 가려고 했는데 10년 만에 쉰다고 해서 못 갔던 곳이다. 하루만 쉬기에 다행이었다. 바로 다음날 점심으로 가서 먹었는데 우리는 문어곱창전골을 먹었었다. 여기는 정말 국물이 찐이다. 거의 해장 국물 수준의 깊이로 국물만 따로 포장해 오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근데 아무래도 점심시간이라 다른 사람들은 그냥 식사 종류를 많이 먹는 걸 볼 수 있었다. 우린 여기 언제 다시 올지 알 수 없기에 유명한 걸 먹었다. 그리고 해산물이랑 밥이랑 같이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아쉽지도 않았다. 문어는 전골이라 계속 끓이고 익혀야 돼서 나중에 가면 살짝 쫀득을 넘어서 약간 찔겨진다 싶을 때 다 먹으니 문제없다. 여기는 정말 국물이 너무 맛있다. 재방문 의사 100%인 곳이다.
숙소에서 원래 저녁에 고기 구워 먹을라고 했는데 고기 굽는 곳도 야외라서 그냥 치킨 시켜 먹었다. 치맥 하고 간식으로 옥수수콘 만들어 먹었는데 치즈를 안 사 왔다^^! 그래도 옥수수콘은 어떻게 해 먹어도 맛있기에 그냥 먹었다. 그냥도 맛있었다. 찐 맥주 안주를 연속으로 먹고 푹 잤던 것 같다. 비록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왔지만 이것도 추억이라며, 어차피 물놀이하면 다 젖는데 뭐가 문제냐며 꿋꿋이 했다.
가끔은 일정 빡빡한 여행이 아니라 이렇게 여유를 갔고 쉬는 여행도 좋은 것 같다.(물론 가는 길이 쉴 수 없다는 게 함정) 아무것도 안 하며, 맛있는 거 먹고 놀며 아무 생각 없이. 현실에서 빠져나와 가끔은 이렇게 현실감 없이 여유를 즐겨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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