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힐링타임
군산은 내가 살던 본가에서 기차로 1시간 조금 더 걸리는 곳이다. 사실 때지고 보면 서울보다 가까웠던 곳인데 이상하게 멀게만 느껴졌던 곳. 한 번은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 못 가다가 결국 퇴사하고 혼자 여행을 다녀왔던 곳이다. 처음에 혼자 가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막상 혼자 가려니까 갈까, 말까 고민이 많이 되기도 했다. 오히려 해외는 혼자서 많이 다녀봤지만 국내에서는 그렇게 혼자 다녀본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 퇴사하고 뭘 해야 하나, 이렇게 흘러만 가는 시간이 좀 아깝다 라는 생각에 그냥 무작정 기차표부터 예매했던 곳. 근데 확실히 사람이 뭐라도 예매를 하니까 가게 되더라. 그렇게 군산 갔다 와서 부산도 혼자 가고, 혼자 가는 여행의 시작점을 만들어준 여행이었다.
사실 이전에는 군산이 그렇게 여행 관광지로 많이 알려졌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개인적으로는 군산에서 크게 유명한 무언가를 접한 기억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여행을 가려고 찾아보니까 또 나름, 이것저것 나오는 게 많았다. 처음이라 좀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만의 여행이 나에게 한아름의 힐링을 선사해줬다.
군산은 몇 군데 관광지를 제외하면 거의 시내에 관광지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이런 점이 좀 경주랑 비슷하다. 경주도 처음 오는 사람들은 일단 유명 관광지를 돌아보게 되니까 보통 시내권에만 머물러 교통편이 불편한 걸 느끼지 못하는데 군산도 비슷하다. 처음 역이나, 터미널에서 관광지로 올 때 교통을 이용하는 것 외에 거의 이 안에 모든 게 다 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처음 여행 올 때는 딱히 교통의 불편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골목골목 우리가 찾는 관광지와 맛집이 있어 오히려 구석구석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군산세관 같은 경우도 안에 들어가면 그냥 박물관 같은 곳이고 밖에 외관이 사진 찍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내가 갔을 때는 평일 한낮이라 그런지 단체로 관광 온 사람 외에는 별로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지나가는 주민분에게 사진 한 장을 부탁하며 곳곳에서 사진을 찍었던 날인데 또 그런 용기를 내게 하는 날이었다. 날씨도 좋고 한 적한 거리에서 나 혼자 즐기는 힐링 여행.
군포에 가면 입장권을 가지고 들어가는 곳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다 들어가 볼 계획이라면 한꺼번에 입장권을 결제해 할인받을 수 있는 게 있는데 그런 걸 구매하는 게 좋다. 나는 이왕 온 김에 보고 가자란 생각으로 통합입장권을 구매했는데 오히려 생략하지 않고 다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물론 관심사가 아닌 곳도 있었지만 또 들어가서 한 바퀴 돌아보면 새로운 관심사를 찾게 될지도 모르지 않는가?
여기는 들어가는 입구에 수동 기차가 있다. 수동으로 갔다가 수동으로 돌아오는 건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가족들끼리 온다면 아이들이 엄청 좋아할 만한 그런 거다. 물론 어른들도 충분히 좋아할 수 있다. 그렇게 기차 모형 한 번 체험하고 들어가면 각종 탱크도 있고 배도 있다. 실제로 안에 들어가 볼 수 있고 다양하게 구경할 수 있어 한번쯤은 둘러 볼만한 곳이다.
군포에서는 섬으로 연결해 주는 새만금 방조제가 생긴 지가 꽤 됐다. 봄에는 여기 유채꽃이 엄청 유명하고 들어가면 짚라인 등 여러 가지 체험하고 볼 수 있는 곳이 더 있다고 하는데 내가 갔던 날은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만 보고 돌아왔다. 중간에 주차장이 있어 둘러볼 수 있게 되어 있는 곳이 있다. 거기까지 가서 화장실 들렀다 온 것 같다. 날씨가 좀 흐린 날이었지만 그래도 쭉 펼쳐진 바다의 모습이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 주는 기분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박물관이 아닌 진짜 좀 잘 만들어 놓은 박물관이란 생각이 들었던 곳이다. 제일 위층에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그 당시 거리를 직접 재현해 놓은 곳이 있고, 여기에 보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밑에 흑백 사진 같은 경우는 스티커 사진기 같은 걸로 무료로 찍을 수 있고, 찍으면 메일로 발송할 수 있다. 나름 이색 체험인 것 같아서 즐거웠고 사진을 딱 찍고 보니 정말 옛날 사진, 옛날 사람인 것 같아서 한참을 킥킥거렸다. 그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 군산에 간다면 여기는 꼭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
특별하게 볼 게 있었던 곳은 아니었는데 1층에 공방 같은 게 있었다. 이때 뭐에 홀린 듯이 들어가 이것저것 보다가 저 등을 직접 만들어 봤다. 물론 등은 세팅되어 있고 겉면에 말린 꽃잎을 부쳐 저렇게 완성하는 거다. 사실 처음에 할 때는 잘 되지 않아 이걸 굳이 왜 한다고 해서.. 란 생각을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가듯이 했지만 그래도 곧 집중해서 열심히 완성시켰다. 등 말고도 여러 가지 체험이 있었으니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직접 가보고 구경하고 체험해 봐도 좋을 것 같다.
군산의 건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한눈에 할 수 있고, 근대로 거쳐오는 우리나라의 역사도 함께 알 수 있는 곳이다. 생각보다 넓고 깔끔하게 잘 만들어 놓고 건축도 잘 재현해 놔, 관심 분야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군산 하면 꼭 가야 하는 빵집 이성당이다. 여기는 시그니쳐 빵이 야채빵? 과 단팥빵인데 코로나 이전에는 정말 줄을 엄청 길에 서서 사야 했던 곳이다. 요즘에도 그렇게 사람이 많은지 잘 모르겠다. 워낙에 체인이 많이 생기기도 했기 때문에. 이성당은 빵집이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는데 한쪽은 아마 조금 한산할 거다. 왜냐면 거기에는 이 시그니쳐 빵을 팔지 않기 때문이다!!! 본점 본관에서만 파는 것이니 이 빵을 사러 가는 거라면 잘 확인해 보고 가야 한다.
군산에서 유명한 카페다. 1층은 일반적인 카페로 되어 있는데 2층은 좀 구조가 독특하다. 좌식으로 되어 있고 바닥이 옛날 일본을 떠올리게 만드는 약간 그런 구조다. 근대화적으로 인테리어를 해 놓은 것 같은데 색다른 카페를 좋아한다면 재밌을만한 곳이다.
1. 군산세관 2.군산근대역사박물관 3.미즈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