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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이는 봄비와 못다 핀 벚꽃, 봄이 인사를 건네왔다

by 글로 나아가는 이

추적이는 봄비 속 못다 핀 벚꽃이 고개를 숙인 채 파르르 떨고 있다. 한 시절을 뒤로하고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하기란 그만큼 쉽지 않다.


아직은 바람이 차다. 봄 햇살이 따스한 기운을 가져와주길 바랐지만, 때가 되지 않았나 보다. 완연한 봄의 기운이 오면, 그때는 힘껏 웃을 수 있는 내면의 힘이 내게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봄의 기운. 봄비, 봄바람.. 사람들은 이런 자연의 인사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우리가 자꾸 고립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봄바람이 답했다. 그건 적막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서라고. 어디를 가든 소음을 만들고 어디에 있든 마음속에 소음만 가득하니까.


있는 그대로를 즐기지 못하니 책을 읽으며 오직 불편한 그 세계에 자꾸 빠져들어 보라고. 내면의 소음과의 전쟁에서 싸워 이기는 인간만이 진짜 인간(人間)이 될 수 있다고.


이렇게 많이 만들어 놓은 인간의 산물은 결국 다 어디로 가냐고 물으니, 결국은 지옥이란다. 저 깊은 땅 속 어딘가가 아니라, 결국 지우지 못할 욕심이란 찌끼만 가득 남기고 간다고. 하지만 탓할 생각은 없으니 꼭 알고만 있으라고.


사진=챗GPT 생성


가진 것에 집착하지 않고, 더 가지려 욕심내지 않고, 정말 필요한 것들만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나의 삶에도 봄이 오고 있다는 신호가 아닐까.


한동안 시(詩)를 쓰지 않고 있는 나에게, 추적이는 봄비와 못다 핀 꽃이 선물을 준 것만 같다.


-글로 나아가는 이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이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하였으니 너희에게 전한 복음이 곧 이 말씀이니라." (성경, 베드로전서 1:2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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