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를 읽고
-'스토너' 출판사 RHK 서평 中에서
이 작품은 전혀 소설 같지 않은 소설이다. 지극히 평범한 한 대학교수의 삶을 다루고 있는데 그마저도 극적인 서사보다는 순조로운 일상의 연속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대학교수가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어디서든 한번쯤 만날 수 있고 접할 수 있는 삶이라는 점에서 특이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소설은 우리를 강하게 끌어당긴다. 너무 평범해서 때론 그 속에 담긴 일상에 매료되고, 어쩌면 우리 또한, 또 하나의 스토너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그저 주어진 평범한 삶, 그 속에서 받는 공감이 이렇게나 따뜻했었는지 다시금 느끼게 해 준다.
특별하지 않고 특출 나지 않아서 자신의 쓸모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남들과 같은 방향, 같은 속도로 살아가지 못한다는 이유로 슬픔과 무기력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화려하든 수수하든 부를 가졌든 아니든, 어떤 삶이든 결국 죽음 앞에서 맞닥뜨리는 현실은 갖다는 것이 격하게 공감했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내가 원했던 삶은 무엇인가?" 삶의 곳곳에서 매번 고민했던 질문이, 결국 마지막에도 등장한다.
우리는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세상은 마치 모든 정답이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현혹한다. "실수하면 안 돼."그렇게 살면 안 돼.", "그건 실패한 인생이야." 언제 어떻게 막이 내릴지도 모르는 삶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정답을 내리고 싶은 게 아닐까. 그래야 마음이 편할 테니까. 하지만 그 정답도 이내 삶과 맞아떨어지지 않기 시작한다. 그럼 이쯤에서 질문을 던지고 싶다.
가난과 공부, 두 명의 친구와 한 친구의 죽음, 전쟁, 종신 대학교수로서의 삶, 동료 교수와의 갈등, 결혼과 딸의 임신, 불륜과 사랑, 질병과 죽음.
이 중에서 성공한 삶은 무엇이고 실패한 삶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전혀 일어나지 않는 일이 하나라도 있는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아름다우면서도 위험하다. 평범하면서도 극적인 스토너의 삶에서 가장 심장을 뛰게 했던 사건이 있다면, 바로 젊은 대학 강사와 사랑에 빠진 일일 것이다. 그는 아내와 딸이 있지만 자주 보지 못한다. 아니, 자주 보지 않는다.
그녀(대학 강사)와의 마지막 여행에서 그는 낭만의 일탈이 끝나야 할 것을 알면서도 추억만은 가슴에 남겨두기로 한다. 두 사람은 실수인 줄을 알면서도 머리가 아닌 가슴을 따를 수밖에 없었던 서로를 위로한다.
실수인 줄을 알면서도 실수하고, 또 실수하는 존재가 인간이다. 삶에서 저지른 실수를 모두 합리화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심판과 비난이 떼를 지어 화살처럼 오가는 세상에서 우리는 자신의 실수를, 그리고 타인의 실수를 얼마나 수용하고 있을까?
그래서는 안 됐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삶이라면, 우리는 지금도 실수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https://youtube.com/shorts/alN0BbUI8Vo
https://www.youtube.com/watch?v=tuo9cdSo1p8&t=17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