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거대한 세포분열이 일어난다
소비자의 거대한 세포분열이 일어난다.
'우리 사회의 양면성이 더욱 짙어지는 건 아닐까...'
1. 요즘 옛날, 뉴트로
레트로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지난날의 향수에 호소하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과거를 모르는 1020 세대들에게 옛것에서 찾은 신선함으로 승부한다. 뉴트로 감성을 찾는 밀레니얼 세대는 모자람이 주는 충족감, 불완전함이 갖는 미학에 매력을 느끼며 보잘것없는 것에서 정신적 충족감을 얻는다.
<트렌드코리아 2019, p262>
뉴트로는 과거라는 이름의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설렘이다. 그래서 과거의 무조건적인 재현이 아니라 현재의 미학적 감성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 뉴트로는 단지 과거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빌려 현재를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트렌드코리아 2019, p262>
2. 감정 대리인, 내 마음을 부탁해
자기감정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나 화났다'라는 감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하고, 연애나 여행을 액자형 관찰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신 경험하며, '대신 욕해주는 페이지'에 들어가 차오른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으로 감정을 외주 준다. 본능적이고 삶에 필수적인 감정 표현을 대리인에게 맞기는 것이다.
<트렌드코리아 2019, p291>
감정대리인에게 의존하는 소비자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점이 있다. 감정대리인에게 점차 의존하게 되는 것은 부정적이거나 슬프거나 불안정하거나, 뭔가 불편한 감정을 의도적으로 피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마음 약한 근육에 원인이 있다. 하지만 사람이란 늘 편안하고 안심되는 상태에 있을 수만은 없고, 또 그런 상태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트렌드코리아 2019, p314>
기쁘고 행복한 감정도 중요하지만 삶이 더 풍부하고 가치 있으려면 모든 감정을 인정하고 포용해야 한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해피밀이 지금 당장은 맛있지만 영양가는 떨어지듯, 감정의 해피밀도 우리의 마음 건강을 지켜줄지 자신할 수 없다. 감정관리에 대한 많은 책들이 말하는 바는 하나다. '자신의 감정과 마주 하라.' 무엇이든 공유하고 빌려 쓰는 시대라지만, 감정만큼은 즐거움이든 슬픔이든 자신만의 색으로 칠해야 하기 때문이다.
<트렌드코리아 2019, p314>
3. 그곳만이 내 세상, 나나랜드
남의 눈길은 중요하지 않다. 이제 나만의 시간이 절대적이다. 한국 소비자는 타인 지향성이 강하다고 알려졌지만 이제 자기만의 기준으로 스스로를 사랑하고 지키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의 강박에 시달렸던 여성들이 당당히 코르셋을 벗기 시작했다. 기성세대가 의미 있다고 여겼던 삶에 반기를 들며 자기만의 무민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 나나랜드는 전년도(2018)의 '자존감' 키워드가 '자기 존재감'으로, 욜로가 '홀로(혼자 하는 욜로)'로 진화하고, 소확행 트렌드가 개별화한 것이다. 궁극의 자기애로 무장한 새로운 소비자들이 몰고 올 시장의 변화에 대비하라.
<p393>
'대학내일 20대 연구소'는 이들을 '무민 세대'라는 신조어로 표현하고 있다. 말 그대로 '아무 의미 없다'라는 뜻을 지닌 무민 세대는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한다. 사회적 압박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들이 선택한 삶의 방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무민 세대에게는 그 어떤 외부의 규범도 타인의 시선도 중요하지 않다. 그저 아무것도 없는 삶이 나를 지키는 방식일 뿐이다.
<p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