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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May 26. 2020

[개그코너 독후감] 'Love is 뭔들'을 보고

글로 나아가는 이 

TvN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의 한 코너 'love is 뭔들' 


한참을 웃었다. “유튜브는 지루한 일상을 회피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간만에 아무 근심 없이 웃을 수 있었다. ‘코미디 빅리그’의 ‘love is 뭔들’이란 코너였다. 장도연과 양세찬의 호흡이 무척 잘 맞았다. 누군가에겐 그저 웃긴 연기였을지 몰라도, 나는 왠지 모르게 둘의 모습이 유난히 예뻐 보였다. 


극중 세찬은 모지라고 서툰 바보로 나온다. 그는 소개팅 내내 찌질한 장난만 치지만, 도연이 참다못해 토라져버린 그 순간엔 늘 죄송하다며, 잘해보고 싶어 그랬다며 진심어린 말을 내뱉는다. 그리고 그는 도연이 자신을 무시할 때마다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마십시오“라고 일침을 놓기도 한다. 물론, 둘은 그 진중한 순간마저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코너의 마지막은 항상 둘이 함께 세찬이 몰고 온 (이상한?) 차를 타고 가며 마무리된다.


그냥 별 생각 없이 웃고 지나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개그 코너엔 ‘사랑’에 대한 크고 작은 고찰이 담겨있다. 극중 도연은 세찬의 지나친 장난에 실망할 때마다, “나는 정말 세찬씨 만나려고 예쁘게 꾸미고 설레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고백한다. 여기엔 사랑하는 사람 앞에 예뻐 보이고 싶은 예쁜 마음이 담겨있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들던 들지 않던, 상대가 나를 위해 마음과 시간을 다해 준비한 노력을 우리는 얼마나 생각할까. 


또한 세찬은 도연이 토라져 버릴 때마다 "도연씨를 좋아해서, 잘해보고 싶어서 재밌게 해주려고 했는데, 잘 안된 것 같다“고 고백한다. 때론 뜻대로 되지 않지만, 그래도 나를 즐겁게 해주려 온갖 노력을 기울인 상대의 마음을 우리는 얼마나 생각할까. 이렇게 보면 이 코너의 이름이 ‘love is 뭔들’이란 이유도 이해가 된다. 사랑을 하게 되면, 별 것 아닌 일에 토라지기도 하지만, 또 별 것 아닌 일에 웃는다. 그 실체는 모르나 오직 사랑만이 우리의 솔직한 마음을 알게 해준다.



사랑이 뭔들, love is 뭔들, 무엇이 중요하랴, 우리는 언제나 또 사랑하고 말텐데.



사랑은 어쩌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상처 받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때론 마음껏 토라지고, 때론 마음껏 울고, 때론 마음껏 웃고, 결국엔 솔직한 마음을 고백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이렇게 재밌고 통찰력 있는 웃음을 주는 개그맨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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