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제는 설렘도 조금은 접어두어야 하는, 겨울은 서서히 가고 나는 인생의 청춘을 새롭게 보내고 있다. 쉽게 믿어지진 않는다. 나는 지금 왜 여기에 서 있는지. 아무도 내게 설명해줄 수 없기에.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는 나 스스로 찾아야 한다. 하늘에게 봄이 왜 오냐고 묻는다면, 뚜렷이 답해줄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것이다. 다만 봄은 선뜻 향기를 풍기면, 다시 누군가 많이 보고 싶을 것 같아 고민이다. 부르튼 손처럼 늘 열꽃이 펴 있었던 마음이기에. 여인의 눈빛이 내게는 참 쉽지 않다. 봄이 심상치 않게 올 것 같은 기분, 설렘 때문만은 아니다.
가슴 한 줄기에 봉오리처럼 맺혀있는 장신을 꺾지 못한다. 책임질 용기도 없으면서, 이 무책임이 누군갈 아프게 하진 않을까. 염려가 된다. 당신은 왜 구태여 이 좁은 맘 속을 비집고 들어와 사는가. 봄이 오는 길목에서 봄보다 큰 당신을 기다린다. 내겐 참 좋은 당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