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로 Nov 05. 2020

순수의 언덕

글로 나아가는 이




순수한 본성은 없다. 어떻게 단언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 우리 인간은 원래 악하다. "백발의 노인은 마치 마지막 판결을 내리듯 발언을 마치고 사라졌다." 몇몇 기자들이 그를 따라갔다. 나는 자리를 지켰다. 그래, 인간은 원래 악해.


바이러스가 세상을 덮치고 불과 2주만에 온 세계는 공황에 빠졌다. 사망자가 속출하자 각 정부는 긴급대책을 위해 비상시국선언을 내렸다. 나는 사상 초유의 시대를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지독히도 평안한 건 왜일까.


계속 쓰다보면 자연스런 마음이 나온다. 억지로 짜내다 보니 쓴물까지 나온 것이다. 자연스럽지 못했어. 언제쯤 가장 자연스러운 글을 쓰게 될까? 글을 매일 쓰지 않은지도 벌써 3달이 지났다. 나는 발전하고 있는 게 맞을까? 의문이 들었다. 쓰는 걸 두려워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쉽지 않다. 다시, 다시 글이 잘 써지는 날이 왔으면... 하지만 글이 잘 써지는 날 같은 건 없다. 오직 글을 쓴 날과 쓰지 않은 날이 있을 뿐이다.


나는 두려웠다. 내 신념이 너무도 나약할까봐. 그동안 누구도 나를 시험한 적이 없었기에. 사실은 누구보다도 겁이 많고 연약한 사람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냐면, 동정에도 스스로의 기준을 세우고 그 이상은 엄지 않을 정도다. 결국은 나를 지키기 위해 남을 동정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게 얼마나 초라한 자존감인지 알고 있다. 얼마나 두꺼운 가면인지도... 각자가 가면을 벗어야만 우리는 서로를 구원해줄 수 있다. 물론 나 자신에게 가장 먼저 적용돼야할 용기다.   


-글로 나아가는 이

매거진의 이전글 더욱 선명한, 그리고 익숙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