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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May 08. 2022

타인과의 만남이 공허하게만 느껴질 때

감수성 짙은 당신을 위한, 마음을 채우는 관계의 비밀

"요즘 내가 왜 이렇게 사람을 많이 만나려고 하지?"


최근 나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이다.


"만나는 순간에는 기분이 풀리는 듯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공허함이 느껴져"



누군가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 많이 만나는 게 뭐 어때서? 그럼 그때마다 계속 만나면 되잖아" 하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맞는 말이다. 하지만 삶에서 독립성, 자기 관리, 생산성을 중요시하는 내게, 지나치게 사람을 많이 만나고 있다는 사실은 썩 기분 좋게 다가오지 않는다. 마치 운전 중 갑자기 켜진 노란불에 급브레이크를 밟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무언가 내 자아에 결함이 생긴 듯한 기분이 든다.


"내가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유가 궁금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내 방식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

고민하고 찾았다. 그 결과 두 가지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타인과의 만남에서 나는 언제 불편하고, 힘들고, 쉬고 싶다고 느끼는지 말이다. 누군가는 나와 비슷한 생각과 감정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찾은 이유들이 그들에게 조금의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첫째, 모든 만남에서 깊은 의미를 찾으려 할 때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모든 만남을 진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이렇게 하려는 경향이 더 강하다. 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때로는 만남에서의 피로감이 정말 크다.


물론 그렇다고 만남의 진중함을 내려놓고 가벼운 만남만을 즐기라는 건 아니다. 다만 모든 사람이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만남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세태에 어느 정도 적응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리고 누군가 만남을 가볍게 여긴다고 해서 그를 쉽게 비판할 수도 없다. 적어도 그가 왜 만남을 가볍게 여기는지 이유에 대해 알기 전까진. 우리 모두는 각자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으니까.



나이를 먹을수록 만남의 폭은 넓어지고 깊이는 얕아진다. 그래서 한정된 체력과 시간, 돈, 그리고 진심을 어디에 사용할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모든 만남에서 의미를 찾고, 많은 에너지를 쓸 수는 없다.


만남의 의미는 일련의 시간이 흐르고 한 발짝 떨어져 그 만남을 바라볼 수 있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 그러니 지금 당장 만남에 너무 깊은 의미를 부여하거나 찾으려고 하지 말자. 정말 의미 있는 만남은 언젠가 다시 마음의 심연 위로 떠오르기 마련이니까.     



둘째, 감수성이 짙어 심적으로 깊이 파고드는 성향인 경우


'마음이 여리다'라고 표현하면 좀 더 이해가 쉬울 듯하다. 그리고 남들과 다른 생각과 감성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필자도 그런 편이다. 일상의 대화에서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가끔은 그런 대화는 격이 낮고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은 고집스러운 몽상가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장점도 있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잘 내고, 창의적이며, 그리고 섬세한 배려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즐기고 관심을 가지는 대화에 큰 흥미가 없기 때문에, 만남들이 피로하고 의미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만남의 특성에 따른 비중을 스스로 부여하고 심적인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도로 만남을 가지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내가 예술과 감성적인 대화를 하는 만남을 좋아하고 거기서 심적인 위로와 편안함을 느낀다면, 이런 만남을 전체 만남의 6~70% 정도의 비중으로 두는 것이다. 그리고 그 외의 만남은 3~40% 정도로 다. 만남의 빈도와 우선순위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다.


"사람 만나는 일에 너무 계산적인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모른 채 우후죽순으로 많은 관계에 휩쓸려 다니면 언젠가 공허라는 파도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잦은 공허는 마음을 손쉬운 자극에 길들여 편안하던 일상의 균형을 무너트릴 수도 있다.


고로 마음 건강에 도움이 되는 만남을 주체적으로 가질 수 있어야, 더욱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영성을 채울 수 있는 책, 종교, 상담, 체험으로 심적 치유를 경험하기


앞선 두 가지 특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공허감을 채워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영성에 도움이 되는 책이나 상담, 종교 체험 등을 통해 심적 치유의 경험을 하는 것이다.


감수성이 짙은 이들은 일상과 눈에 보이는 것 외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관심이 많다. 단순히 비이성적이고 말도 안 되는 세상을 꿈꾸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꿈꿀 수 있는 이상과 세계, 그리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대해 열어 놓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이런 경험을 통해 삶의 새로운 동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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