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청소를 한다. 자리에서 일어나 이불을 개고 창을 모두 연 후 나의 친구 청소기의손을 잡는다.
그렇게 하나 둘 빨려 들어가는 먼지를 보고 있으면 삶의 찌꺼기들이 사라지는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게 청소는 그냥 청소가 아니다. 삶을 치유하고 정리하는 하나의 의식과 같다.
청소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청소가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느끼면서부터다. 예전에는 글을 써야 하는데 생각 정리가 되지 않거나 감정이 요동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마음을 억지로 어떻게 해보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러다 찾게 된 방법이 바로 청소. 청소는 단순하지만 가장 아름답고 정직한 노동이자 수양이다. 무언가를 깨끗이 만든다는 건 세상 그 어떤 일보다도 아름다운 행위라고 생각한다.
청소기를 돌리고, 먼지를 털어내고, 빨래를 널고, 욕실의 물 때를 벗겨내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그리고 내 몸과 마음이 머무는 곳을 정화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면서, 덩달아 자존감도 올라간다. 그래서 무언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먼저 청소를 한다. 정말로 효과가 있다.
최근 뉴스에서 고독사에 대한 소식을 자주 듣는데, 사망한 분들의 방에서는 다량의 쓰레기와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한 전문가는 이 현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 쓰레기보다도 자기 자신의 삶이 더욱 초라하고 보잘것없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걸 치울 힘도 용기도 모두 잃어버린 상태가 돼 버린 거죠."
그렇다. 정리와 청소도 나의 쓸모와 가치를 느껴 스스로 힘을 낼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이 거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끼기 때문이니까.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가치가 있다. 그래서 몰입해서 방을 청소하는 것만으로도나는 쓸모 있는 존재가 된다고 믿는다.
나를 돌보는 일의 첫걸음은 내가 매일 마주하는 공간을 사랑하고, 그곳을 청소하고 깨끗이 만드는 일이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가슴이 복잡하다면, 이번 주말 마음을 다잡고 청소 한 번 해 보면 어떨까? 생각이 싹 하고 정리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