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3] 대화를 배우는 중입니다.

말을 잘 못하는 대화 소모임장의 고뇌

by 글로


●대화를 배우는 중입니다


요즘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내가 말을 참 못 한다는 것. 근래에 주변에서 들었던 피드백들을 정리해 봤다.


말을 왜 이렇게 두서없이 해? (이건 시적인 표현이라고 늘 변명하곤 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결론이 뭐냐는 말;; 인생에 꼭 답이 있냐고 합리화했다)

말을 끝까지 해. (아직 안 끝났어...ㅠ)

주어를 생략하지 말고 말해. (문학적 표현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의미 없이 말한 건데...)


종합해보면, 대다수가 논리와 전달력이 부족하다는 말이었다. 난 기자인데... (씁쓸한 표정) 역시 직업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조만간에 때려치워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 모르겠다.


피드백들을 적으며 나도 모르게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다. 내가 이렇게 형편없는 말솜씨를 가졌다니... 생각보다 심각했다.


말주변이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그래도 명색이 '대화 소모임' 모임장인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사실 난 내가 말을 잘한다고도, 못한다고도 생각한 적 없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상대가 이해해주길 바랬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건 나의 오랜 과오이자 착각이었다.


물론 대화를 잘하는 것이 꼭 논리와 전달력에 달려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둘이 나에게 부족한 것만은 확실하다. 좋은 대화를 하기 위해서라도, 잘못 전달된 말들로 인해 오해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키워 나가야 한다.


말음표게임에는 나와 다르게 말을 조리 있고 재미있게 하는 분들이 참 많다. 얘기를 듣고 있으면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그러다 보면 그들의 전달력과 논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또 그들의 말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음표게임은 좋은 모임이다.


또 하나. 말이 어눌하고 부족함에도 나와 관계를 지속해주는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 말은 아주 담백하되 논리정연하게 전달됐으면 좋겠다.








●말은 말로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얼마 전 '코다(coda)'라는 영화를 봤다. 듣지 못하는 농인(청각 장애가 있는 사람) 어부 가족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삶을 다룬 작품이었다. 극 내내 아이와 가족들의 애환이 느껴져 자꾸 눈물이 났다. 사랑하는 가족과 말로 대화를 나눌 수 없고 그래서 마음을 맘껏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이토록 슬픈 일인지 몰랐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수화를 통한 그들의 대화는 표현 방법이 남들과 달랐을 뿐, 오히려 드넓고 푸른 바다처럼 서로의 감정을 깊게 품고 있었다. 딸의 노래를 들을 수 없었던 아버지는 그녀의 성대에 손을 가져다 대면서까지 딸의 음성을 깊숙이 느꼈다.


영화 '코다(coda)' 中에서


우리는 말을 통해 상대에게 마음을 표현한다. 하지만 그 말은 단순히 입에서 나오는 '어떤 소리'만을 뜻하지 않는다. 말을 내뱉는 순간, 심장의 박동과 호흡, 눈빛, 얼굴의 근육, 그리고 미세한 몸짓 하나까지 우리의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상대에게로 향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들리지 않는 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말은 그만큼 더 소중하다. 입이 있다고 해서 말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다 살아있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 말음표게임이 진짜 말을 하는 모임이 되기를 바란다.


너나 잘하라고?


맞는 말이다. 일단 나부터 말다운 말을 많이 해야한다. 인정한다


영화 '코다(coda)' 中에서




■ 당신을 [말음표게임] 모임에 초대합니다

https://somoim.friendscube.com/g/38a052f6-4b86-11ec-a2da-0a21cc4c472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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