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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Sep 08. 2022

어떤 해방감에 대하여

당신은 언제 어떤 해방감을 느끼며 살아갑니까?


점심시간, 잠시 사무실을 떠나 산책로를 걷다 보면 뜻밖의 해방감을 느낀다. 감성 중독인 내게 이 시간은 정말 중요하다.


흩날리는 강물과 푸른 나무들을 보며 걸으면 마음이 산들산들 흔들린다. 이성의 끈을 잠시 놓아버리고 시간이라는 개념을 잊고 싶어 진다.


다시 내게도 그런 시절이 올까. 이제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정처 없이 걸을 수 있는. 마치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랑에 푹 빠지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밤새 인생의 별빛 같은 순간들에 대해 떠드는. 그런 미지의 시간들이.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자주 가질 수 있어야 건강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생각해 볼 점 하나는, 해방감은 구속에서 벗어났을 때 느낀다는 것이다. 이는 곧 구속이 있어야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는 말도 된다.  




해방감만 느끼며 살 순 없다. 그렇다고 구속만 있는 삶도 답답하다. 둘 다 필요하다. 우리가 누리는 삶의 모습은 어떤 형태든 상호보완적이며,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예전엔 이 사실을 몰랐다. 그래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진 삶을 살았다. 그러다 보니 틀어진 골반처럼 인생 한쪽이 곪기 시작했다.


현실이 무너져 이상을 바라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거나, 현실에 파묻혀 이상과 감성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이젠 그게 어리석은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구속이 있기에 해방감을 느낄 수 있으며, 해방을 기대하기에 구속을 견뎌낼 수 있다. 늘 이 작은 진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언제 어떤 해방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가?


당신의 해방감은 얼마나 살아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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